계층 간 이동에 있어 일본 사회는 과연 개방적인가 폐쇄적인가

   
▲ 『불평등 사회, 일본』(지은이: 사토 도시키, 옮긴이: 이경희 | 한양대학교 출판부)

저자는 일본 상류층의 진위를 판별할 흥미로운 기준 하나를 소개하면서 이제 막 책을 펼쳐 든 독자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그것은 ‘진짜’ 상류층을 가려내는 데 연봉은 얼마이고 자가용은 무엇을 타며 주거지의 평당 시가는 얼마인가 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시시콜콜 따지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궁극의 기준’이 된다. 그 궁극의 기준이란 ‘어느 병원에서 태어났는가’하는 것이다.

 

독자는 다소 뜬금없는 이 기준에 귀가 솔깃해지면서 저자가 소개하는 계층론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일본은 왜 ‘진짜’ 상류층을 가려내는 기준 같은 걸 만드는 것일까? 애당초 진짜와 가짜는 왜 운운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러한 질문의 카드들을 내밀며 독자의 호기심을 계층론에 관한 문제의식으로 유연하게 전환한다.

 

이로써 독자는 ‘노력하면 어떻게든 되는 사회’와 ‘노력해도 별수 없는 사회’라는 두 판정 사이를 갈팡질팡해온 일본 사회의 오랜 의혹, 즉 계층 간 이동에 있어 일본 사회는 과연 개방적인가 혹은 폐쇄적인가 하는 이 공공의 의혹을 공유하게 된다.

 
 

『불평등 사회, 일본』
지은이: 사토 도시키, 옮긴이: 이경희 | 한양대학교 출판부 / 1만 2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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