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의 중앙 동아리를 소개합니다
멋진 취미와 좋은 사람들, 두 마리 토끼를 잡다
다시 찾아온 3월, 새로운 시작이다. 방학 내내 조용하던 캠퍼스는 학생들의 재잘거림과 웃음으로 생기를 되찾았다. 대학에 첫 발을 디딘 신입생들에게는 모든 것이 새로움의 연속이다. 긴 수험 생활 동안 잠시 잊고 지냈던 나만의 흥미와 열정을 찾아 학생들은 하나 둘씩 동아리에 관심을 갖는다. 같은 관심사와 취미를 공유할 수 있는 친구들을 사귀고 함께 추억을 쌓고 싶은 이들에게는 무엇보다 동아리가 제격이다. 대학이 주는 또 하나의 기회, 한양의 동아리를 소개한다.
중앙 동아리에 가입하고 싶다면
중앙 동아리는 단대 동아리와 달리 소속된 단과대학에 상관없이 지원 가능한 동아리를 의미한다. 단대 동아리가 같은 학과나 단과 대학의 동기 혹은 선후배와 긴밀한 친목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 중앙 동아리는 교내 모든 학과의 사람들과 교류가 가능해 폭넓은 인맥을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모집 규모와 크기 역시 상대적으로 크고, 분야 역시 다채롭다. 현재 우리대학에는 서울 캠퍼스 73개와 ERICA 캠퍼스 55개, 총 128개의 중앙동아리가 있으며, '학문', '종교', '봉사', '체육', 공연예술' 등 그 분야는 천차만별이다.
![]() |
우리 대학은 한 번에 다양한 중앙 동아리를 소개하고, 원활하게 인원을 모집하기 위해 새 학기가 시작하는 3월과 9월에 동아리 박람회 및 신입생 가두 모집을 실시하고 있다. 각 동아리의 특성에 맞춰 개성 있게 꾸민 부스에서 동아리 임원들과 소속 학생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동아리 홍보에 나선다. 신입생들은 이 시기가 되면 다양한 동아리를 살펴보거나 궁금한 사항을 질문할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동아리 부스에서 직접 가입 신청을 할 수 있다. 올해 서울 캠퍼스에서는 학생회관 앞 한마당에서 3월 11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3일간 동아리 박람회와 가두 모집이 진행된다. 한편, ERICA 캠퍼스에서는 복지관 앞 민주광장에서 3월 10일 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이틀간 신입생 가두 모집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원 시기를 놓친 학생들은 개별적으로 동아리 방이나, 동아리 연합회 사무실을 찾아간다면 언제든 가입할 수 있다.
![]() |
서울 캠퍼스의 인기 동아리
총 128개의 중앙 동아리들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고 즐기며 자신만의 색채를 뽐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활발한 활동으로 지난 한 해 학생들의 많은 인기를 끌었던 서울 캠퍼스 댄스 동아리 쇼다운의 조성진(사범대·국교 14) 회장과 연극 동아리 들꽃 의 김명은(자연대·물리 14) 회장을 만나봤다.
![]() |
Q. 동아리 소개를 부탁한다.
![]() |
성진(쇼다운) : 쇼다운은 한양대와 한양여대 연합 흑인음악 동아리입니다. 1999년 비보이 위주의 힙합 댄스 팀으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비보이 뿐만 아니라 엠씨(Microphone Controller), 보컬, 디제이, 프로듀싱, 걸스힙합 등 여러 팀이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을 중심으로 왕십리 인근의 학생들이 모여 흑인 음악과 그에 관련된 문화를 함께 알아가며 즐기는 것이 저희 동아리의 목적입니다. 한양가요제에서 대상, 금상, 인기상 등 총 6번 수상했고, 대학 힙합동아리 연합 경연에서 3회 연속 우승을 했습니다.
명은(들꽃) : 1974년에 처음 만들어져1975년 첫 공연을 올린 연극동아리입니다. 벌써 올해가 딱 4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저희 동아리는 매 공연을 준비할 때마다 공연 팀을 꾸리게 됩니다. 크게 연출, 기획, 배우, 스태프로 나눠지죠. 전체 공연 팀은 작품의 주제의식을 정하고 작품을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 장면 별로 어떤 것을 보여줄지를 정합니다. 이후 연출 팀은 각 캐릭터를 연구하여 캐스팅을 고민합니다. 그리고 작품 분석이 끝나면 캐스팅을 하고, 배우들은 리딩 작업에 들어갑니다. 배우들은 완성된 하나의 장면을 만들기 위해 대사에 생명을 불어 넣습니다. 한 명이 아닌 모두의 노력으로 하나의 공연과 동아리가 완성된다고 볼 수 있죠. 공연을 위한 연습은 한양플라자에 위치한 연습실이나 소극장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Q. 한 해 동안 어떤 활동들을 하나.
![]() |
성진(쇼다운) : 팀별 활동을 바탕으로 연습하여, 다양한 공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년에 두 차례 정기 공연이 있고, 이 외에도 동아리 부원들이 중심이 되는 클럽파티를 하거나 외부 찬조공연의 게스트로 초청받아 많은 공연에 참여합니다. 가두모집 기간인 3월과 9월에도 신입생 환영 공연을 한마당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학 힙합동아리 연합에 소속되어 있어 우리 대학 외에 다양한 학교의 학생들과 음악적 교류가 무척 활발하게 이뤄집니다. 또한, 일회성이라는 공연의 특성상 자신의 음악적 결과물을 남길 수 있도록 녹음 파일을 제작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명은(들꽃) : 가두 모집 이후 신입생 오디션이 끝나면 새내기학교가 시작됩니다. 새내기학교에서 스트레칭, 체력훈련, 발음, 발성, 자세, 감정 등 연극에 대한 매우 기본적인 것들을 배우게 됩니다. 이 기간 동안 신입생에게 멘토를 연결하여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배우면서 함께 하도록 합니다. 그렇게 새내기학교가 끝나고 나면 새내기독백발표회를 시작합니다. 새내기독백발표회가 끝나게 되면 본격적인 연극을 경험해보는 새내기 워크숍을 진행합니다. 공연은 크게 매년 두 번 진행되는 정기공연과, 매년 한 번 이상 진행되는 워크숍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방학 동안 2개월이라는 준비기간을 거쳐 매 학기가 시작할 때 정기 공연을 올립니다. 이번에는 특별히 신입생 모집 기간에 맞춰 3월초 '환도와 리스'라는 연극을 상연할 예정이니 신입생 여러분들도 망설이지 말고 와서 함께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Q. 신입생들에게 동아리에 관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성진(쇼다운) : 저는 학생 수가 적은 학과에 속해 있어서, 다른 이들과 만날 기회가 적었습니다. 하지만 공연 동아리는 꾸준한 연습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자주 모이고, 함께 하는 시간이 길었죠. 덕분에 참 좋은 사람들을 많이 사귈 수 있었습니다. 대학 생활에서 동아리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과 만나 교류하는 소통의 장이 되기도 하고, 좋아하는 것에 대한 경험을 쌓는 계기가 되기도 하니까요. 꼭 저희 동아리가 아니라고 해도, 신입생 여러분들이 원하는 동아리에서 즐겁게 활동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명은(들꽃) : 대학교는 고등학교 생활과는 다르게 학생 여러분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합니다. 대학생에게 주어진 자유가 때로는 단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죠. 입학 후 일년이 지난 지금 제 주변 지인들은 대학생활을 만족스럽게 보내지 못해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었지만 무엇을 할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 중에는 분명 동아리를 통해 그 ‘무엇’을 채울 수 있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어떤 동아리를 선택하느냐는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대학생으로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동아리 활동을 꼭 추천하고 싶네요.
ERICA 캠퍼스의 이색 동아리
ERICA 캠퍼스에는 이색 동아리 '마티니(MARTINI)'가 있다. 공연이나 예술, 학문이나 체육을 주로 다루던 기존 동아리와 달리 마티니는 '칵테일'에 대해 배우고, 학생들이 직접 칵테일을 주조하는 동아리이다. 마티니의 원준호(공학대·생명나노 14) 회장을 만나봤다.
![]() |
Q. 동아리 소개를 부탁한다.
준호(마티니) : 2008년, 칵테일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끼리 만나 이야기하던 모임이 동아리가 되었고, 올해로 7년이 되었습니다. 그 역사는 비교적 짧습니다. 하지만 교내에서 공식적으로 주류를 다루고, 시음할 수 있는 유일한 동아리라는 점에서 저희 동아리는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동아리 친구들의 열정도 대단하구요. 동아리에 가입하게 되면, 바텐더 경력이 있거나 주조 자격증을 가진 선배들과 주기적으로 만남을 갖고 교육을 받습니다. 날씨가 선선한 봄날에는 호수공원에서 학생들에게 칵테일을 만들어 주고 시음하도록 하는 소소한 행사를 진행합니다. 주기적으로 타 동아리의 공연을 구경하면서 칵테일을 마실 수 있도록 연합 행사를 주최하기도 하죠.
Q. 신입생들에게 동아리에 관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준호(마티니) : 칵테일에 문외한인 학생이라고 해도, 관심만 있다면 누구든지 저희 동아리와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들어왔지만 일 년이 지난 지금 주조기능사 자격증까지 땄으니까요. 신입생 여러분들이 대학 생활을 뒤돌아 보았을 때, 내가 즐겁고 잘 할 수 있는 나만의 무기를 단 한 가지라도 얻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남들과 다른 특별한 취미를 갖는 일이야 말로 동아리 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큰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꼭 저희 동아리가 아니더라도, 원하는 동아리에 꼭 가입해서 자신 있게 내세울 만한 나만의 취미와 특기를 찾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얻으셨으면 하고 바랍니다.
동아리, 어떤 의미가 있나요?
![]() |
서울 캠퍼스 31대 동아리 연합회 회장 김지훈(공과대·융합전자 13) 씨는 "지금까지는 동아리 행사나 활동은 학교의 입장에 맞춰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동아리는 학생 여러분들의 것이다. 올해는 동아리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권익을 보장하고 대변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깨닫는 경우도 많이 있다. 지금껏 수동적인 자세로 수업을 들어왔던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모임을 꾸려가고 참여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변화하는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동아리 들꽃의 회장 김명은 씨는 "다소 소극적인 성격이라 연극에 대해 배우는 시간 동안 줄곧 불평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니 그 시간들 덕분에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으로 살아가는지 더 잘 알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마치 마음속의 녹슨 감정의 거울을 닦아내고 나를 다시 바라보게 된 느낌이다. 이를 통해 무대 밖에서 살아감에 있어서도 무엇인가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오늘날의 대학생들은 너무 바쁘다. 날로 좁아지는 취업의 문 앞에서 학생들은 학점, 어학성적, 자격증을 준비하고 경력을 쌓느라 매 순간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이 아니라면 다시는 얻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때로는 부딪히며 공통의 관심사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경험은 동아리에서 얻을 수 있는 값진 배움이다. 살면서 단 한 번뿐인 대학 생활에 동아리 활동은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김예랑 기자 ys2847@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박설비 기자 sbi444@hany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