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마을 만든다’ 외국인노동자월드컵

지난 달 30일, '제 3회 국경 없는 마을배 안산 월드컵' 개최

국적을 떠나 만난 우리 이웃들의 스포츠 축제의 장

 

 지난 5월 30일, 이른 아침부터 안산캠퍼스 대운동장은 외국인 손님들로 북적였다. 안산 외국인노동자센터가 주최하고 본교와 안산시, 연예인 축구팀이 후원한 ‘제3회 국경 없는 마을배 안산 월드컵’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번 월드컵에는 이란, 베트남, 조선족,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의 무산따라·카라즈테·뿌트라 클라나, 방글라데시, 중국팀과 연예인팀, 본교 교직원팀과 축구 동아리 FC한양팀 등 총 12팀이 참가한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10시간 동안 공으로 하나 되는 대동의 장을 마련했다.

 

   
 

 올해로 3회 째를 맞는 외국인노동자월드컵은 외국인 노동자도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활동하고, 모든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고자 마련된 행사이다. 노동자센터 관계자는 “축구를 통해 하나가 되길 바라고, 외국인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도모하고자 했다”는 말로 행사취지를 설명했다.

 

 중국동포팀의 홍택(27·안산원곡동) 씨는 “축구를 너무 좋아한다. 우연힌 플랭카드에 써 있는 것을 보고 신청했다”면서 “한국과 중국이 연합해 한 팀을 이루고 있는데 멋진 추억이 될 것 같다. 연습은 많이 했는데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노동자센터와 올해로 5년째 인연을 맺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무산따라 팀의 수 가르니(감독)씨는 “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꾸준히 연습했다. 꼭 1등하고 싶다”며 우승을 향한 강한 집념을 내비쳤다.

 

 올해 행사에는 특별팀으로 연예인 축구팀이 초청돼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연예인 축구팀은 참가한 각 팀별로 한 개씩, 총 11개의 축구공을 기증해 참석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밖에도 특별 참가팀으로 본교 교직원 팀과 축구동아리 FC 한양도 참가했다. 교직원 팀으로 참석한 기형연(학생생활관·운영계) 씨는 “사회봉사단의 참가제의를 받고 취지가 좋아 참가하게 됐다”고 참가동기를 밝히며 “일반인들이 외국인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서로 같은 근로자들이어서 그런지 동질감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며 행사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FC 한양 1기 멤버인 조재상 군은 “외국인들의 축구실력이 보통이 아니다.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놀라워하며 “주최 측에서 외국인을 떠나 스포츠 참가자로 느끼게 해 주는 것 같다”며 참관 소감을 밝혔다.

 

 본격적인 축구 경기에 앞서 개회식에서는 지난 4월 27일, 일자리와 보금자리가 없는 것을 비관해 안산 역에서 투신자살한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모금한 2백 만원을 유가족들에게 전달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통역과 장내 정리 등은 본교 사회봉사단이 맡았다. 서울 예전에서는 사진 봉사활동을, 안산 중앙병원에서는 경기 중 부상을 입은 선수들을 위한 무료 진료봉사를 펼쳐 외국인노동자월드컵을 봉사 월드컵으로 만들기도 했다.

 

 수원에서 온 이윤화(18) 양은 “외국인노동자들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연예인 팀 덕분에 언론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 같아 좋다. 방송국에서 비록 연예인을 찍으러 왔겠지만, 제목은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라고 뜰 것 아닌가”라고 말하며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 끌 수 있는 좋은 행사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 결과 축구에서는 본교 교직원팀이 우승을 했고, 배구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카라즈테가, 크래킷에서 파키스탄이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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