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범대학 영어교육과 안성호 교수
교사 기르는 교육자 안성호(사범대·영어교육) 교수
"교사 자질 향상위한 특화된 교육 과정 개발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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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ching is an art and science.’
가르치는 일이 ‘예술’이고 ‘과학’이라니 의아해하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교사의 말 한 마디로 생각과 행동이 조금씩 변해가는 학생들을 보고 있자면 ‘art’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다. 또 교사의 전문지식을 여러 가지 교수법을 사용해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과정은 ‘science’의 모습과 닮아있다. 특히 ‘art’는 교사가 학생들을 진심으로 사랑할 때 가능하며, 그 특성은 교사의 ‘인성’에 포함된다고 했다. 얼마 전 있었던 사범대 가산점 폐지 논란의 쟁점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던 것 하나가 바로 이 ‘인성’이었다.
과연 사범대학 학생이라고 해서 타 단과대학 학생들보다 뛰어난 교사로서의 ‘인성’을 갖추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안성호(사범대·영어교육) 교수는 ‘그렇다’고 단적으로 말한다. 인터뷰할 것 하나도 없다고 취재를 한사코 고사하던 안 교수와 처음 나눈 대화는 바로 사범대 학생의 자질과 인성에 대한 내용이었다. 사범대학 소속 교수라 당연히 그렇게 답할 것이라 으레 짐작은 했지만, 그가 제시한 근거는 흔히 들어온 그것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초심뿐 아니라 과정도 다르다
“타 단과대학에 입학해서도 마음이 바뀌어 교직이수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과 사범대학 학생들은 초심부터가 다르죠. 사범대학 학생들은 처음부터 교사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입학한 학생들입니다. 그들은 사범대학을 선택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고, 때문에 그들에게 이미 교사로서의 인성이나 가치관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또 사범대학 학생들은 교직이수 외에 다른 강의도 들으면서 교사의 자질을 익혀 나갑니다. 타 단과대학 학생들이 받는 교직이수는 교사가 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것이지, 적합한 기준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영어교육과의 경우 ‘교육 현장 연구’, ‘현장 교육의 이해’와 같은 교직 적성계발, 전공계발을 위한 강좌가 매 학기 개설된다. 지난해부터는 현직 교사가 이러한 강좌를 맡아, 미래 교사가 될 학생들과 함께 교육 현실과 직접 관련된 문제에 대해 토론을 해오고 있다. 이는 교육부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영어과 교직이수 과정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 이와 함께 대학 기간 내내 교육 현장에서 교사로서의 자질을 기를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는 것이 안 교수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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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05학년부터 영어교육과 1학년은 진로 지도나 교직 적성 계발을 위한 필수 과목을 이수하게 됩니다. 이 강의는 학과 교수들이 공동으로 진행할 예정이죠. 또한 지금은 4학년 1학기에 한 달 동안만 교생실습을 하지만, 앞으로 부속 중·고등학교와의 협의를 통해 4년 동안 수시로 교생실습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 할 계획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사회봉사의 일환으로 부속 중·고등학교의 부진아 지도를 담당했지만, 이를 사범대학의 교과 과정에 도입하는 것도 고려 중입니다.”
상시적인 현장 경험뿐 아니라 2005학년도부터 영어교육과 전공 이수 학점이 36학점에서 54학점으로 늘어나는 것도 주목할 만한 하다. 이는 법학대학 수준으로 영어교육 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영어교육과의 복안이다. 또한 학생들에게 전공 수학과 관련, 일종의 로드 맵을 제시해, 종합적인 영어능력을 갖추게 할 계획이다. 가르치는 것을 배우는 입장이라 그만큼 부담감도 더 큰 것이 사범대 학생들의 고충이다. 그러나 영어를 가르치는 것에 앞서 영어 자체에 대한 깊은 고찰이 없이는 진정한 교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안 교수의 평소 지론이기도 하다.
‘테크닉’에 앞서 ‘영어’에 대한 이해 필요
“교육 자체에 대한 이해, 학생의 인지적인 발달이나 정서적인 발달에 대한 이해, 인간 자체에 대한 관심 등은 모든 교사에게 필요한 자질입니다. 여기에 더해 영어교사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어떻게 하면 영어를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가를 아는 것이죠. 우선 교사가 영어 자체를 스스로 잘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일입니다. 학생들에게 충분한 인풋(input)을 주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죠. 여기에 더해서 영어 자체에 대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그가 말한 영어 자체에 대한 이해는 ‘영어학’을 의미한다. 영어학은 영어가 하나의 조직체라고 할 때, 그 조직이 어떻게 이뤄져 있는가를 살피는 학문. 문장의 구조를 분석하거나 영어 자모 발음의 원리를 밝히는 것 등이 영어학의 범위에 포함된다. 안 교수는 대학에서 영어학을 듣고 무척 재미있다는 생각에 전공하게 됐다고 했지만 일종의 문법이라고 볼 수 있는 영어학 강의를 그처럼 즐기는 학생은 그다지 많지 않은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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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학 시간에 조는 학생들이 종종 눈에 들어옵니다. 내가 교수법을 개발할 필요도 있는 것 같지만,(웃음) 학생들도 영어학에 관심을 가져 줬으면 합니다. 영어 자체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만 영어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또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죠. 영어를 잘 한다고 해서 또는 영어 교수법만을 안다고 해서 영어를 잘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방법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용을 아는 것이 선행돼야 합니다.”
교사 기르는 교육자
안 교수가 가지고 있는 교육에 대한 기본 생각은 나라의 기초를 다진다는 것. 그런 점에서 교육의 주체 중 하나인 교사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안 교수는 이러한 교사를 양성하는 사범대학 교수로서 남다른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중등 교육자를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작은 가르침 하나가 사회 곳곳으로 퍼지는 것이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스럽다는 것이 안 교수의 솔직한 고백이다.
“예전에 길에서 우연히 교사가 되어 학생들과 함께 야외로 현장학습을 가는 졸업생을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무척 대견스러웠습니다. 국력의 바탕이 되는 인재를 키워 낼 미래의 교사들을 가르치며 책임감을, 교사가 된 졸업생들을 보며 보람을 느낍니다.”
학력 및 약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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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서용석 취재팀장 antacamp@ihany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