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너스김홍열 대표 (관광학·89)
| 한국에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아올 수 있게 하고 싶다.’ 스위스 인터라켄을 바라보며 이런 결심을 하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중학생 때 우연히 읽은 책에서 여행에 대한 동경을 품었고, 대학 때 떠난 유럽 배낭 여행에서 그 꿈을 확고히 다진 ㈜유니너스 김홍열 대표. 좋은 것을 앞에 두고 ‘내가 더 누리고 싶다’가 아니라 다른 이에게 누리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그는 남다른 기획자고 마케터이며 진정한 리더다. 에디터 이명연 | 글 윤성아 | 사진 성균 |
유럽 여행에서 찾아낸 국내 여행 전문가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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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니너스김홍열 대표 (관광학·89) | ||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던 여행이 구체적인 꿈으로 자리 잡은 것은 1988년 고3 때였다. 당시 88서울올림픽이 개최되었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급격히 증가했다. 세계에 한국의 인지도와 위상이 올라가고 관광 산업도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 김홍열 대표는 관광학과에 들어가서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에 과를 먼저 정하고 대학을 찾았다. 한양대학교 관광학과는 ‘이왕이면 최고에 들어가자’는 마음에서 선택한 곳이다. “대학 2학년 때 유럽으로 40일간 배낭 여행을 갔어요. 제대로 못 먹고 못 자며 보낸 40일이었지만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곳은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이 참 많구나, 부럽다.’ ” 부산에서 서울로 유학 온 그는 열차로 서울과 부산을 자주 오갔다. 매번 창가 자리에 앉아 산과 들, 강이 반복적으로 펼쳐지는 아기자기한 풍경에 푹 빠졌다. “외국에 나가보면 생각보다 우리나라 같은 경치가 별로 없어요. 한국에는 먹거리도 다양하잖아요. 그런데 외국인 관광객이 별로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여행 그중에서도 인바운드 여행(외국인이 국내를 여행하는 것)에 대한 꿈을 그때 그리기 시작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우선은 대기업에서 일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도 국내 여행과 관련한 일을 해야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었죠.” 목표를 따라가다 보니 삼성그룹 내 삼성카드 여행팀에 입사하게 됐다. 새해맞이 정동진 일출 테마 여행, DM과 연계한 주요 도시 특급 호텔 파격가 상품 등은 모두 그가 신입 사원 때 히트 친 아이템이다. 이후 온라인 전문 여행사 ㈜투어익스프레스, ㈜비티앤아이, ㈜플레이스엠 등 여행업계에서 20여 년간 경력을 쌓으며 국내 여행 전문가로 활약했다. 그러면서 전국에 있는 호텔, 콘도 등을 판매하는 노하우도 함께 커갔다.
남다른 혜안과 탁월한 리더십의 소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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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는 서울 중구에만 8개 호텔과 레지던스,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K-POP HOUSE’ 숙박 전문 브랜드 대표다. 호텔·숙박업은 관광과는 또 다른 분야라 아직 배우는 중이라며 겸손해하지만, 2012년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 이후 3년여 만에 이룬 성과다. 국내 여행 한길을 바라보며 꾸준히 쌓은 경력과 온라인 여행 마케팅이라는 남다른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비즈니스 호텔과 게스트하우스의 증가, 최근 급성장 중인 에어비앤비까지 합세해 숙박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김홍열 대표가 바라보는 미래는 긍정적이다. 케이팝 하우스만의 확실한 차별화 전략과 준비가 있기 때문. 케이팝 하우스가 목표로 잡은 시장은 비즈니스 호텔과 게스트하우스의 니치마켓(Niche Market·틈새시장)이다. ‘중화권과 아시아권에서 자유 여행(FIT·Free Individual Tour)을 오는 20~30대 젊은 여성’이라는 타깃 층도 명확하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 소득 수준이 7000달러에서 1만 달러 정도 됐을 때 해외 여행이 증가했어요. 지금 중국이 그 시점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증가한 중국 여행자는 어디로 여행을 갈까?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나라는 유럽입니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이 실제로 가장 많이 가는 나라는 동남아시아예요. 그리고 중국 역시 실제로 많이 가는 여행지는 홍콩, 마카오, 한국 순입니다. 가고 싶은 나라로 한국은 5, 6위 정도 순위인데 말이죠. 가고 싶은 나라와 실제 여행을 가는 나라가 같지 않다는 얘깁니다.” 여행지를 선정할 때는 시간, 거리, 비용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얼마 전 홍콩과 마카오의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부정적 입장이 불거지면서 상대적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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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하우스를 찾는 외국인 중 중국인 관광객은 16퍼센트 정도예요. 아직까지는 패키지 여행객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인들이 동남아시아 패키지 여행을 가다 점차 자유 여행으로 시선을 돌린 것처럼 앞으로는 자유 여행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이 점점 많아질 거라고 봅니다.” 2005년에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중국경제전문가 CEO 과정을 수료하며 이미 10년 전부터 중국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그는 중화권, 아시아권 관광객에 대한 정서적 이해도 남다르다. “중화권, 아시아권 관광객은 게스트하우스의 라운지나 도미토리 형식의 룸에서 낯선 여행자들과 섞여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프라이빗하고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을 선호합니다. 그래서인지 저렴한 가격의 숙박시설을 찾아 케이팝 하우스를 오지만 배낭 여행객보다 캐리어를 끌고 오는 사람이 대부분이에요. 조금 좁더라도 깔끔하고 안전한 숙소를 찾는 거죠.” 청결과 안전은 김홍열 대표가 위치와 가격만큼이나 신경 쓰는 부분이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메이드가 청소하기 좋은 동선과 자재를 선택하는 등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습니다. 안전과 직결되는 번호키, CCTV, 소방 시설 등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어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직원들의 외국어 능력은 필수다. 최소 1개국어 이상을 기본으로 영어, 중국어, 일어 중 하나는 원어민처럼 할 수 있는지를 보고 채용한다. 아르바이트로 채용한 인력 중 책임감과 주인 의식이 강한 스태프는 정규직 매니저로 전환하는데, 현재까지 퇴사자가 없을 정도로 직원 관리 능력도 뛰어나다. ‘자신이 다 하려고 하는 리더가 가장 나쁜 리더다. 좋은 리더가 되려면 일을 가져오지 말고 좋은 방향을 제시하라.’ 그가 직원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다. ‘좋은 리더가 되려면 육성을 하고 자기 복제를 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이 담겨 있다.
그는 올해를 터닝 포인트로 보고 있다. 20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국의 호텔, 콘도, 펜션 그리고 관광지를 컨설팅하고 향후에는 케이팝 하우스와 접목해 다른 호텔,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제공할 수 없는 특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이미 전국의 70~80개 관광 관련 업체와 계약해 컨설팅과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케이팝 하우스가 서울에 거점을 두고 있지만 향후에는 전국에 100개 지점을 오픈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어디를 방문하더라도 합리적인 가격에 질 좋은 관광 서비스를 받게 하겠다는 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첫 방문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두 번, 세 번으로 이어져 그가 유럽 여행에서 그런 것처럼 외국인들이 한국을 여행하면서 여행의 가치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 김홍열 대표 프로필 1970년 서울 출생 1989년 부산 동인고 졸업 1993년 한양대 관광학과 졸업 1995년 삼성카드 여행팀 입사 2004년 (주)투어익스프레스 국내숙박팀장 2006년 (주)투어익스프레스 마케팅본부장 2010년 (주)비티앤아이(현 (주)S.M. C&C 투어익스프레스) 국내사업부 이사 2011년 (주)플레이스엠 부사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