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과 사천연구회 천장탐사

천장탐사 다녀 온 사천연구회 양유진(국문대·문인 4)양

'대자연의 숨결 따라 티베트에 가다'

 

자연 -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처음 만난 티베트는 내게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이라는 구절을 떠올리게 했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이동하는 동안 내 눈 앞에 펼쳐진 것은 푸른 고원과 초록색 강물, 이러한 풍경은 내가 티베트에 막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그리워하게 만들었다. 참 이상한 느낌이었다. 아마 며칠 후면 떠날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 곳의 공기까지도 소중하게 여겨졌던 것 같다. 한국에 돌아온 지금 가장 그리운 것은 티베트의 푸른 하늘, 그 푸름을 인간의 눈과 가슴으로 담아내기에는 한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 빛에 반해버린 나는 아직도 추억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신앙 - 티베트인의 불교

 

   
 

일정은 고산병에 적응하기 위해 사원과 궁전을 산책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불상들을 보며 부처님과 달라이 라마에 대한 티베트인들의 무한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티베트인들은 출근 전, 절이나 사원에서 종교행위를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합장한 손을 이마, 입술, 가슴에 댄 뒤 온 몸을 바닥에 대어 절을 하는 오체투지나 시계 방향으로 사원이나 성물을 돌며 기도하기도 한다. 이러한 풍경은 불교신자가 아닌 나에게도 경건함을 갖게 했다.

 

사회 - 뼛속까지 드러난 상처

 

라싸 시내에서 본 야크 조각상은 티베트가 중국정부 하에 있음을 암시하는 듯 했다. 도시가 점점 관광지로 변모하는 것을 반영하듯, 새로 지은 건물이 큰 도로를 중심으로 줄지어 있었지만, 번화가의 이면에는 관광객에게 손을 내미는 거리의 아이들이 있었다. 이들이 받은 돈은 어머니를 거쳐 아버지의 손에 들어간다. 이 돈은 술이 되고, 아이들은 다음날 다시 길거리로 내몰려진다. 내가 가지고 있는 측은함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음을 느꼈다.

 

응전 - 고산병과의 한 판

 

티베트에는 아직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산과 들이 많이 남아있다. 이러한 티베트의 자연을 느끼기 위해서는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하늘보다 바다와 가깝게 살았던 사람이 하늘과 가까워지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고산병’이라는 통과의례를 거쳐야 하는 것. 이를 위해 도착 첫 날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종일을 쉬었다. 하루에 4리터의 물과 많은 양의 과일을 섭취하고 식사량도 늘렸다. 행여나 젊다고 건강을 자만하면 바로 고산병이라는 응징이 가해진다. 티베트, 그 곳은 여행마저도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자에게만 허락되는 땅이었다.

 

   
 

회귀 - 다시 자연으로

 

고산병 적응에 성공한 우리는 해발 5천1백 미터에 있는 얌드록 호수에 갔다. 호수로 가는 길은 3분의 1이 비포장도로였다. 특히 도중 화장실이 없었던 까닭에 일행 모두는 초등학생 이후로는 경험해 보지 못한 노천 화장실을 이용하는 작은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이 지역 사람들을 보며 필요한 것을 구하기가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오랜 시간을 고원에서 적응해온 사람들에게 문명이란 반드시 필요한 무언 가가 아니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표현할 때 곁에 있어도 그립다는 말로 표현한다. 하지만 이번 티베트 답사를 통해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감정이 비단 사람에게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글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티베트에 다녀와 볼 것을 추천한다. 내가 다녀온 곳들은 인간의 발길이 닿는 횟수가 늘어갈 수록 변해갈 것이다. 나 또한 조금이라도 더 변하기 전, 그 땅을 다시 한번 밟고, 그 하늘을 보고 싶다. 인간의 손길이 닿아 많은 것들이 변하더라도, 티베트의 그 파란 하늘만은 그대로이기를 소망해 본다. 끝으로, 이렇게 뜻 깊은 답사를 기획하신 조흥윤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사진: 나환수(국문대·문인과 석사 1기)군 anthrokhan@hanmail.net
동영상제공: 사천연구회 hynews@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H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