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잉크 주식회사’ 작품…정형 구조 확장할 신인 탄생 평가 받아

   
▲ 이중원 동문(이미지출처: 조선일보)

‘2016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서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졸업생인 이중원 동문의 <파란 잉크 주식회사> 작품이 당선됐다. 

 

이 동문은 수상소감으로 ‘가슴 벅찬 기쁨도 있지만, 글을 쓰는 손 위에 좀 더 무겁게 실리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하며, ‘이 길의 끝까지, 열심히 달려가겠다’는 포부를 알렸다. 또한 부모님과 한양대 이승훈·유성호 교수 등 은사 및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은 지인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파란 잉크 주식회사> - 이중원

 

새초롬한 잎사귀에 햇살이 내리쬐어도

버스가 남기고 간 잿빛의 연기만이

망막에 재고가 남은 유일한 색채일까

발 아래 선이 있고 내 뒤로 줄이 있다

느려지는 발자국을 억지로 잡아끌어

통근의 컨베이어에 실려가는 유리병

모래알 흐르듯이 부서지는 빛줄기가

정류장 팻말 옆의 풀 허리에 한껏 고여

메마른 마개 틈새에 떨어지는 오전 10시

빵, 하는 경적음에 뜬 눈이 부시도록

생생하게 흔들리는 푸릇한 잡초들만,

염가에 세일 중인 창공, 한없이 싱그럽다

 

시조 심사위원인 정수자 시조시인은 이 동문의 작품에 대해 ‘언어에 촉수를 달고 탐사하듯 세밀한 감각의 깊이로 잡아 엮는 묘사와 진술이 긴밀한 조화가 압권’이라며 ‘현실의 다면을 꿰는 독법으로 발생시키는 낯선 미감의 어조 속에 유지하는 정형성 또한 견고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덧붙여 정 시인은 이 동문을 ‘색다른 어법과 고른 수준과 능숙한 형식 운용 등으로 미루어볼 때 정형 구조를 확장할 신인 탄생’이라고 표현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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