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째 과학강연극 주최, STEAM 교육 모델로 세계가 주목해
|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백남음악관이 아이들로 가득 찼다. 지난 12월 22일, 한양대 청년과학기술진흥센터(TIST, Teenager Into Science and Technology)가 초, 중,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 강연극을 열었기 때문. 겨울치고는 포근한 날씨 속에 강연극이 진행됐다. 청년과학기술진흥센터 최정훈 센터장(교무처 창의융합교육원)과 쿠웨이트 응용교육훈련청(PAAET)에서 온 압둘아지즈 알나자르(Abdulaziz Alnajjar) 교수는 이 날을 위해 일일 산타로 분했다. 과학 지식을 재미있게 전달하는 한편, 아이들을 위한 선물까지 준비했다. 체험 활동과 공연이 어우러진 참신한 강연에 객석에 앉은 아이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청년과학기술진흥센터의 탄생과 함께 14년째로 접어든 과학 강연극을 방문했다. |
지식과 재미의 융합, 과학강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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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과학기술진흥센터가 주최한 '과학강연극'이 지난 12월 22일 백남음악관에서 열렸다. 사진은 최정훈 센터장이 강연극 을 진행하는 모습. | ||
과학 강연극은 청년과학기술센터의 탄생과 함께 해온 유서 깊은 행사다. 개소 이래 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최 센터장은 어린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과학 원리를 전달할 방법을 찾던 중 ‘강연극’을 떠올렸다. “강연은 원리 전달이 잘 되지만 재미가 없고, 연극은 재미가 있지만 원리 전달이 어렵죠.” 이 둘을 융합해 만든 강연극은 성공적이었다. 올해로 14년째를 맞이하며 매년 700~800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지방에서 버스를 대절해 관람할 정도. 최 센터장은 “청년과학기술진흥센터에서 과학 강연극은 한 해를 마무리 짓는 큰 행사”라며 외국에서 교수를 초빙하고 더 크고 흥미로운 공연 거리를 위해 노력하는 등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들을 데리고 온 김미경 학부모는 “대학교 1학년인 큰 아이가 초등학생일 때 왔는데, 동생들을 데리고 다시 왔다”고 말했다.
올해의 주제는 ‘한국과 쿠웨이트의 전통 속에서 찾아보는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s, Mathematics)’이다. 이를 위해 쿠웨이트 응용교육훈련청의 알나자르 교수가 먼 걸음을 했다. 강연은 한국과 아랍의 전통 기술이 첨단 기술로 발전한 과정을 보여줬다. 한국의 금속활자, 팽이, 한복 등이 현대의 기술에 어떻게 접목됐는지, 또 쿠웨이트의 나침반, 비행기, 망원경이 현대에 와서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다뤘다. 강연에서 설명된 원리는 연극과 퀴즈, 시연 등을 통해 더 가깝게 전달됐다. 3D 프린터로 인형을 인쇄해 보이기도 하고, 드론이 날아다니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팽이의 원리가 접목된 세그웨이를 체험해보는 행사도 마련돼 있었다. 과학 기술 공학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공연을 곁들인 멀티 콘텐츠 쇼였던 셈.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 공연은 환호 속에 끝났다. 관객들은 대체로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일신초등학교 6학년 이승재 군은 “실험 하나하나가 너무 신기하고 재밌었다”며 “덕분에 과학에 흥미가 생겼다”고 말했다. 자녀들을 데리고 방문한 김주원 학부모는 “중간중간 퀴즈가 나와 아이들의 흐트러진 집중력을 강화하는 것도 좋았고, 댄스 공연 등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많아서 재밌었다”고 전했다. 한양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 2학년 최민지 양은 “현재에도 이슈가 될만한 주제를 다뤘고,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화학, 물리 등의 지식도 많이 나와서 좋았다”며 “더 어렸을 때 배웠다면 참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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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강연극은 올해로 14년째를 맞이한 유수의 행사이다. 이번 주제는 '한국과 쿠웨이트의 전통속에서 찾아보는 STEAM 이야기'다. 왼쪽부터 구슬 아이스크림 만들기 체험과 팽이치기를 통해 강연극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모습 | ||
청소년 과학교육의 선두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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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정훈 센터장은 "프랑스의 국립 과학관이나 쿠웨이트 주요 기관들이 자주 방문합니다."라고 말했다. 사진 오른쪽 쿠웨이 트의 압둘아지즈 알나자르 교수(응용교육훈련청)가 방문한 이 유도 STEAM 교육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서다. | ||
청년과학기술진흥센터는 이공계 기피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던 지난 2002년 설립됐다.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국내 6개 유수 대학에 세웠으나, 현재는 한양대학교 내 센터만 남아 있는 상태다. 국내 과학 교육을 선도하는 센터는 설립 이래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힘써왔다. 최 센터장은 “청소년 및 일반 대중의 과학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과학 기술에 대한 소양을 증진한다는 순수한 의도로 설립된 단체”라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효과적인 방법으로 과학 기술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것이 주요 업무”라고 말했다.
보다 실질적인 과학교육을 위해, 센터는 강연극 외에도 ‘체험’ 위주의 학습 행사를 열고 있다.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은 ‘이동과학차’다. “초, 중, 고등학교를 직접 찾아가 과학 관련 실습과 체험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LG전자, 현대모비스, LG화학 등 국내 유수 기업에서 후원 및 기증을 받아 시행되고 있습니다.” 센터는 전자, 화학 등으로 분야를 나눠 총 네 대의 과학차를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과학 캠프, 경진 대회 등 1년에 300회 이상의 학습 행사를 열고 있다. 청소년 과학교육의 중심인 융합인재교육 STEAM 모델도 센터에서 디자인했다. 기존의 주입식 교육에서 체험과 탐구, 실험 중심으로 전환한 새로운 방식의 교육 모델이다. 최 센터장은 “현재 각 학교와 기관 등에서 시행되는 모든 STEAM 과학 교육들은 저희가 제작한 프로그램에 기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센터의 STEAM 교육 모델에 관심이 많다. “프랑스의 국립 과학관이나 쿠웨이트의 주요 기관들이 자주 방문합니다. 일본의 여러 대학에서도 방문했었죠.” 이번 과학강연극에서 쿠웨이트의 압둘아지즈 교수가 직접 방문한 것도 STEAM 교육을 경험하기 위해서다.
과학의 대중화라는 순수한 열정으로
센터는 이처럼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꾸준히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 중이다. 청소년들의 과학 소양 계발에는 특별히 공을 들인다. 과학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에서 국가적 발전이 시작된다는 믿음 때문. 그러나 청소년들을 만나며 대학 홍보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어 당황스럽단다. 센터의 현실은 외부 지원 없이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다. 불경기 때문에 각 기업들의 지원도 감축되는 추세다. 최 센터장은 “순수한 마음으로 진행하고 있는 활동 목표를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이공계의 발전과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목적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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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마무리됐다. 최정훈 센터장은 "강연극을 통해 많은 청소년들이 과학기술에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며 "더불어 이공계 방면으로의 진로 선택도 많아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사진 클릭시 청년과학기술진흥센터 홈페이지로 연결됩니다.) | ||
이재오 기자bigpie19@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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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설비 기자sbi444@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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