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대학교·470여 명과 함께해, 하버드·컬럼비아대와 MOU 등 성장
| 나눔이 있는 삶을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내가 가진 것을 나누기 위해선 어떤 실천을 필요로 할까? 한양대학교 봉사단체 십시일밥은 어떤 심오한 고민보다도 실행을 통해 그 미덕을 이뤄냈다. 대학생들이 오롯이 자신들만의 힘으로 봉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 얼마 전 미국 하버드대학교, 컬럼비아대학교와 MOU를 체결하며 세계로 뻗어나간 십시일밥. 이 봉사단체의 주역들을 만나봤다. 글. 이재오(학생기자) 사진. 안홍범 |
1시간씩 모아 10시간을 선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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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양대 봉사단체 십시일밥. 처음엔 10명이서 동아리 형태로 한양대학교 내에서 시작한 일이 어느새 12개 대학교로 퍼져 나갔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470여 명으로 늘었다. | ||
십시일밥은 학우들의 공강 시간을 유의미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만들어졌다. 공강 1시간을 모아 친구의 아르바이트 10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모토로 시작된 것. 저소득층 친구들이 학비와 생활비를 버는 데 시간을 투자하다 보니 그만큼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이는 장학금 등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악순환을 만든다. 이를 개인의 힘으로 막을 수 없을까란 고민이 그 시작이었다.
봉사 동아리의 형태를 띠고 있던 십시일밥은 현재 이사회와 사무국을 가지고 있는 비영리단체로 성장했다. 처음엔 10명이서 동아리 형태로 한양대학교 내에서 시작한 일이 어느새 12개 대학교로 퍼져 나갔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470여 명으로 늘었다.
하버드, 컬럼비아대와 MOU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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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월 하버드대학교 한인유학생회와 컬럼비아대학교 EAPEF와의 MOU 체결은 한편으론 새로운 봉사활동의 수출을 뜻하기도 한다. | ||
십시일밥의 비영리단체화는 이 활동이 그야말로 새로운 봉사활동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지난 2월 하버드대학교 한인유학생회와 컬럼비아대학교 EAPEF(East Asia Politics and Economics Forum)와의 MOU 체결은 한편으론 새로운 봉사활동의 수출을 뜻하기도 한다. 서현석(중어중문학과 12) 학생은 “학교 대 학교의 대화가 이루어지긴 어려웠기 때문에 해당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과 함께 작게나마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접촉을 시작했다”고 전한다.
특히 하버드대학교 내 한인 학생 봉사단체인 HCKISA(Harvard College Korean International Student Association)와의 만남은 특별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미국 학생들이 봉사시간에 연연하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이 봉사활동을 했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봉사활동에 집중하니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의 질도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컬럼비아대학교 역시 교내에 이미 다양한 사회적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각종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토의하는 학회 시스템은 물론 대학 내의 비영리단체와 봉사 시스템 등 선진적인 체계들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일례로, 십시일밥은 컬럼비아대학교의 밀뱅크 제도(식권을 기부하면 그것이 밀뱅크에 쌓이게 되고, 신청자가 1년에 6회까지 식권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제도) 등을 한국의 실정에 맞춰 도입할 것을 고민 중이다.
내 삶을 나눠 1을 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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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십시일밥 활동은 ‘매우 인간적이고 땀 냄새가 배어 있는 활동’인 동시에 ‘남을 돕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 ||
학생들은 하나같이 수혜자들이 고마움을 전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호영(경영학부 10) 학생은 “십시일밥 활동은 매우 인간적이고 땀 냄새가 배어 있는 활동”이라고 말했고, 서현석 학생은 “남을 돕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누군가를 돕는 것은 단순히 착한 사람이 하는 착한 일이 아닙니다. 멋지게 사는 사람들이 자신의 멋진 삶을 나누는 거죠. 십시일밥도 그렇습니다. 십시일밥을 통해서 보상과는 관계없이 봉사활동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환경만 만들어줘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는 걸 직접 몸으로 느꼈죠.”
이날 만난 학생들은 모두 나눔이 있는 멋진 삶을 살고 있었다. 하염없이 맑은 눈빛으로 그들이 말하던 십시일밥 활동은 더 이상 단순한 봉사활동이 아니었다. 원래 10을 주던 세상에 자신들의 삶을 나누어 1을 더하는 멋진 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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