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알고리고 차길환 대표(물리학과·99)
| 알고리고는 센서 데이터 분석 전문회사다. 그렇다고 센서에서 측정된 데이터만 분석하는 건 아니다. 이를 제대로 분석하려면 측정 방법도 중요하기 때문에 센서의 최적화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 체어’다. 글. 오인숙 사진. 안홍범 |
안정적인 삶 버리고 선택한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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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알고리고 차길환 대표(물리학과·99). | ||
차길환 대표는 지난 2006년 8월 한양대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UCLA에서 기계공학 박사과정을 밟았다. 이후 대기업에서 3년간 근무하며 신사업 기획과 기술영업 업무로 사내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런 그가 안정적인 생활을 버리고 창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오래전부터 키워온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리학과 기계공학을 공부하면서 기술을 가지고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은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최근에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사물인터넷(생활 속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환경) 기기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어 앞으로 센서를 개발하고 그 센서의 데이터를 정확하고 의미 있게 분석하는 일이 유망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차 대표는 창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 역시 퇴사하기 전에 먼저 팀을 구상했고, 덕분에 창업에 대한 결심을 굳힐 수 있었다. 현재 알고리고를 함께 이끌어가고 있는 디자이너 신하늘 실장과 개발자인 김지훈 실장은 그가 자랑하는 최고의 파트너들이다.
사업의 방향성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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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길환 대표가 창업 후 첫 번째로 선택한 프로젝트는 ‘스마트 체어’다. 앉아 있는 습관을 바르게 잡아보자는 취지로 시작된 스마트 체어는 현재 시제품 단계까지 와 있다. | ||
차길환 대표가 창업 후 첫 번째로 선택한 프로젝트는 스마트 체어다. 웰니스(wellness; 웰빙(well-being),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의 합성어) 제품인 ‘스마트 체어’는 ‘어떻게 하면 중장기적인 솔루션으로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의자와 침대입니다. 특히 한국인들은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더 길죠. 우리나라 국민은 평균 7.5시간 의자에 앉아 있다고 해요. 그러나 20~40대 사무직 근로자나 학생은 훨씬 더 오랜 시간 의자에서 생활하겠죠.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듯이 건강은 결국 생활 습관에 달려 있습니다. 바른 자세를 습관화하는 것이 척추 건강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앉아 있는 습관을 바르게 잡아보자는 취지로 시작된 스마트 체어는 현재 시제품 단계까지 와 있다.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센서의 개수를 줄이고, 자세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보다 정교화해야 한다. 또한 모바일 버전의 앱 개발도 진행 중이다.
“저희는 보다 의미 있는 스마트 디바이스를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결국에는 측정된 데이터를 정확히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꼭 필요하고 유용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회사만이 앞으로 살아남을 테니까요. 그래서 단순히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아닌 이를 분석해서 그 결과를 가지고 얼마나 의미 있는 피드백을 제공할 것인지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차길환 대표가 창업 후 가장 고민했던 부분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차 대표는 스마트 체어를 의학적으로 접근할지, 스마트 기기 관점으로 접근할지 끊임없이 고민했다. 사업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에 대해 고민을 거듭한 끝에 그는 결론을 내렸다. 스마트 체어가 비록 의료기기는 아니지만, 소비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의학적인 정보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알고리고는 최근 전문가 집단과 논의를 시작했다.
한양대 지원으로 CES 2016서 제품 선보여
‘스마트 체어’ A to Z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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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어떤 제품인가요? |
알고리고는 지난 1월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16에 스마트 체어를 선보여 호평받았다. 한양대학교 글로벌기업가센터에서 선발한 학생들이 한양대 가족 기업의 제품을 설명할 수 있도록 교육받고 CES 2016 현장에서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설명한 것이다.
“지난해 9월 학교의 제안을 받아 10월 말에 시제품을 만들고, 11월에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12월에 참가가 결정됐습니다. 중간에 한 번이라도 실패 과정이 있었다면 참석이 불투명했을 거예요. 다행히 계획했던 대로 제품이 잘 구현돼서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CES 2016 관련 기사를 접하고 유사한 제품을 개발 중인 국내 대기업이 방문하기도 했다. “센서와 앱 개발도 중요하지만, 차별화된 제품을 위해서는 측정된 데이터를 어떠한 자세 분석 알고리즘으로 해석하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대기업에서도 이 부분에 관심을 보여 현재 논의 중에 있습니다.”
CES 2016 참가에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플리마켓에 스마트 체어를 선보였다. 알고리고는 이 자리에서 제품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1차 검증했고, 필요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현재 알고리고는 스마트 체어와 함께 보행 분석 앱도 개발 중이다. 앉는 것과 걷는 것을 연계하겠다는 의미다. 앉은 자세는 스마트 체어로, 보행은 스마트폰에 내재된 센서를 이용해 분석해서 바른 자세에서 운동까지 보다 유익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삶에 유용한 정보 제공하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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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길환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창업이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는다. 특히 제조업과 연관된 기술 창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부품과 제품을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정보통신기술)와 연계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 체어는 알고리고의 첫 번째 프로젝트일 뿐이다. 알고리고는 헬스케어, 사물인터넷, 전기자동차, 환경, 에너지 분야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센서를 연구하고 측정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독자 알고리즘을 개발하며 역량을 쌓아나갈 계획이다.
“그러다 보면 센서로 측정된 방대한 데이터가 축적되고 또 그 데이터를 분석하는 노하우가 쌓일 거예요. 결국은 빅데이터 분석까지 이어져 우리 삶에 유용한 정보로 재가공될 것입니다. 그런 회사를 만드는 게 제 꿈입니다.”
아울러 센서 기술에 있어서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고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다. 알고리고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기술, 디자인, 콘텐츠 등 실력은 있지만 환경이 뒷받침하지 못해 창업하지 못하는 이들을 지원하고 싶다는 차길환 대표. 그의 원대한 꿈과 도전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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