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트에서만 10차례 넘는 듀스 끝 승리, 강한 승부욕이 승리 견인
윤권영 감독대행 "선수들과의 꾸준한 대화가 승리 비결
본교 배구부가 대학 최강의 자리에 다시 올라섰다. 2004 전국배구연맹전 3차대회에서 본교는 인하대를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꺾고 우승컵을 안았다. 지난 6일 김해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결승전에서 강동진(체대·체육3), 신영수(체대·체육4) 선수가 40점에 이르는 대량득점을 하는 등 본교는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며 승리를 낚아챘다. 이로써 배구부는 2차 대회에 이어 배구연맹전 2연패에 성공함으로써 최근 1년간 부진한 성적으로 인해 쏟아지던 주위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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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은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매 세트마다 듀스까지 가는 접전이 계속됐다. 첫 세트에서 본교는 인하대에 10대 7까지 밀리며 불리한 상황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중반 이후 신영수 선수의 시간차 및 오픈 공격을 앞세워 전세를 뒤집으며 듀스까지 끌고 나갔다. 인하대의 거센 추격이 계속 됐으나 김형찬(체대·체육4) 선수와 강동진 선수가 각각 연속 블로킹과 스파이크로 쐐기를 박으며 한 세트를 따냈다. 두 번째 세트 또한 출발은 불리했으나 상대의 범실을 파고들어 듀스까지 끌고 간 이후에 신영수 선수의 득점으로 마무리 짓는데 성공했다.
결승전의 백미는 마지막 3세트였다. 1, 2세트를 차례로 따낸 본교는 기세를 올려 12대 7까지 차이를 벌리는 등 초반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그러나 그 이후, 공격이 수차례 상대 블로킹에 막히면서 23대 23 듀스를 허용했다. 이때부터 듀스랠리가 시작됐다. 무려 10차례에 걸쳐 엎치락뒤치락 듀스 싸움을 이어나간 끝에 본교는 김형찬 선수의 블로킹과 신영수 선수의 스파이크로 이어지는 연속 득점으로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이번 대회 우승은 특히 지난해 초부터 계속됐던 우승 가뭄 끝에 얻은 2연패라서 더욱 값진 우승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우승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신영수 선수는 “그동안 계속 좋은 성적을 거둬왔던 한양대였기 때문에, 우리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 해왔다”며 이번 우승의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김병수 (체육부실) 과장 또한 “감독 없이 3개월간 코치의 감독 대행 체제로 운영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둔 값진 성과”라고 이번 우승을 높이 평가했다.
신 선수의 설명대로 이번 우승은 대내외에서 배구 명문으로서의 전통을 되살리는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1968년 첫 창단한 본교 배구부는 83년 이후 국내대회 42개 대회 우승, 국제대회 5회 우승 등 오랫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다. 그의 말대로 “준우승, 3위 정도는 기록에도 못 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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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년 재 창단 이후 2년 만에 대학배구를 평정하는 저력을 보여준 본교 배구부는 84년 제19회 전국남녀배구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제68회 전국체전 등 당시 개최된 대학부 대회를 ‘싹쓸이’ 했다. 90년대 이후에도 대학 최강의 전통은 계속 이어졌고, 98년에는 대학배구 전관왕 신화는 물론 앞으로도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파죽의 64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배구부의 명성은 대학부에만 국한되어온 전통은 아니었다. 대학팀과 실업팀이 함께 경기를 벌이던 대통령배 리그에서는 대학팀 최초로 대회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91년도에 열린 제 8회 대회에서였다. 일선에서는 여전히 이 ‘사건’을 놀랄만한 일로 평가하고 있다. 실업팀과 대학팀의 차이는 극복하고 우승을 한 예는 그 전에도 없었고, 대통령배 대회가 끝날 때까지 더 이상 한 차례도 없었기 때문이다. 준우승이라도 차지해 본 팀 또한 3회 대회의 본교와 1회 대회의 경기대가 유일하다. 대학, 실업 구분 없이 운영된 95년부터 01년 사이의 슈퍼리그 기간 동안 3위 안에 입상한 팀 또한 본교 밖에 없다는 사실은 본교 배구부의 실력이 어제 오늘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오랫동안 정상을 지켜온 만큼 실업팀에서 뛰고 있는 동문들의 숫자 또한 대학 최고 수준이다. 삼성화재의 김세진 동문, LG화재의 이경수 동문 등 현역으로 등록되어 있는 주전 선수 숫자만 18명. 현재 대한배구협회에 등록된 주전 선수가 6개 팀 98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약 20퍼센트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김병수 (체육부실) 과장은 “감독 없이 3개월간 코치의 감독 대행 체제로 운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꾸준히 이어져온 전통 덕분”라고 이번 우승을 평가하며 “20일 회의를 통해 윤권영 감독대행을 정식으로 감독에 임명하고 새로운 코치를 구했으니 앞으로도 꾸준한 전통을 이어나가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 배구부 윤권영 감독
극도의 부진 끝에 최근 부활했다. 부진에서 벗어나려고 특별히 시도한 것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한다. 선수들에게 가까이 가기 위해서다. 선수들의 의견도 받아주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들어보기도 한다. 예전엔 감독과 선수들 간에 대화가 많지 않았다. 그 점이 차이라고 본다.
대화만으로도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니 놀랍다.
각 대학들 간에 실력은 엇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자와 선수들이 하나 되어 분위기를 타는 것이 중요하다. TV의 개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틈틈이 익힌 개그를 들려주기도 하고 운동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다가가 한마디씩 던져주거나 위로를 해주는 것이 내 노하우 중 하나다. 또 항상 방문을 열어놓고 지내면서 선수들이 자유롭게 들를 수 있게 해놓기도 한다.
신영수 등 주요 공격수들이 곧 졸업을 하게 되는데, 전력에 차질은 없나?
25일 신입생들을 만나볼 예정이다. 이번에는 키가 큰 선수들을 중심으로 영입했다. 2미터 대 선수만 세 명이다. 이들을 잘 키워 주요 공격수로 활용할 수 있다면 전략의 발전도 기대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장신들이 많으면 공격과 블로킹에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공격 위주의 전략을 짤 수 있을 것이다.
모 언론에서는 우리 학교 배구부를 ‘듀스의 제왕’이라고 하더라. 징크스라도 있나?
우리 팀은 듀스까지 가는 접전에 굉장히 강하다. 반면 풀세트까지 가면 다소 약한 면을 보이는 징크스가 있다. 때문에 선수들의 정신력을 강화하기 위한 훈련들을 수행하고 있다. 3시간 가까이 훈련을 시켜서 체력을 소모시키고, 30분 정도 굉장히 강하게 트레이닝을 하는 방법이 그것들 중 하나다. 훈련을 계속하고 있어 징크스도 조만간 없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 ||||||||||||
사진 제공 : 체육부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