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7회 전국동계체육대회 동메달 수상 아이스하키부 소개

동계올림픽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아이스하키. 아이스하키는 속도가 빠르고 상대방에게 몸을 부딪치는 보디체크(Body Check)가 허용돼 박진감이 넘치는 경기 중 하나다. 캐나다와 미국, 러시아 등의 국가에서는 큰 인기 덕분에 ‘동계올림픽의 꽃’이라 불리기도 한다. 한양대에도 아이스하키부가 있다. 여전히 부족한 관심 속에서도 아이스하키의 부흥을 꿈꾸며 날마다 훈련에 임하는 그들이다.

 

 

33년 역사의 한양대 아이스하키부

 

   

▲ 1983년 창단한 한양대학교 아이스하키부는 지금까
지 그 명맥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제97회 전국동계체
육대회 대학 아이스하키 부문에서 동메달을 수상하기
도 했다. (출처: 아이스하키부)

아이스하키는 빙상에서 스케이트를 착용한 선수들이 스틱으로 퍽(Puck)을 쳐서 상대의 골문 안에 넣는 운동이다. 움직임이 매우 빠르고 일정 수준의 몸싸움이 허용돼, 격렬한 경기가 펼쳐지곤 한다. 아이스하키는 19세기 캐나다를 중심으로 발전했으며 곧 서구권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인기에 힘입어 1924년에 개최된 제1회 동계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보급됐고, 지금도 많은 나라에서 인기 있는 동계스포츠 종목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아이스하키는 여전히 비인기 종목에 속한다. 때문에 아이스하키 선수 양성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고, 선수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아이스하키부가 있는 대학은 5개에 불과하다. 한양대 ERICA캠퍼스가 그 중 하나다. 지난 1983년 창단한 한양대 아이스하키부는 불과 1년 후인 1984년 유한철 배 전국 대학부 아이스하키대회에서 우승했다. 이어 1986년에는 전국동계체육대회, 유한철 배 전국 대학부 아이스하키대회, 전국종별 아이스하키대회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하며 대학 아이스하키 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아이스하키부는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 지난해 전국대학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최근에는 지난 2월 열린 제97회 전국동계체육대회(이하 전국동계체전) 대학 아이스하키 부문에서 동메달을 수상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거둔 성과들

 

이들은 지난해 열린 2015 경기도지사배 아이스하키대회에서 우승해, 경기도 대표팀 자격으로 이번 전국동계체전에 참가했다. 준결승에서 서울 대표로 참석한 고려대와 경기를 치렀고, 아쉽게 패해 3위를 차지했다.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위해 한달 전부터 훈련에 돌입했다. 강릉에서 10일간 합숙하며 하루에 두 차례씩 훈련했다. 기본적인 운동으로 체력을 늘리고, 아이스하키의 기술적인 측면도 보완해갔다. 인원이 적어서 훈련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적용하기 힘들고, 자체 연습 경기를 할 수 없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 대해 “아쉬움이 남지만, 성장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그 소감을 전했다. 이들은 이끈 조형준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해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니 대견하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아이스하키부원들은 ERICA캠퍼스 생활체육학과 재학생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아이스하키부 성장을 위해서 여건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만성적인 인원 부족은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더하는 중요한 요소다. 아이스하키부에는 총 17명의 선수들이 있는데, 경기에 출전하는 기본 인원은 22명이다. 운동부 대부분이 인원 부족 문제를 겪고 있지만, 아이스하키의 경우 부상이 잦아 어려움이 더 심하다. “아이스하키는 격렬한 운동 종목이라 부상이 잦아요. 하지만 인원이 적으면 부상자가 발생했을 때 빈자리를 채우기 어려워요.”

 

   
▲ 아이스하키부 감독 및 선수들과 지난 11일 우리대학 체육부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3학년 부주장 이승준(생활체육학과 3) 씨, 4학년 주장 최영일(생활체육학과 4) 씨, 4학년 부주장 이정엽(생활체육학과 4) 씨.

 

훈련 장소의 문제도 있다. 아이스하키는 빙상경기장 없이는 훈련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훈련을 위해선 매번 경기장을 대관하고 1시간 이상 이동해야 한다. 주로 이용하는 곳은 목동의 아이스링크. 2시간 훈련을 위해서 6시간을 소비해야 하기 때문에 시즌 중에는 훈련과 학업을 병행하기가 어렵다. 훈련만으로도 체력적, 시간적 여유가 없다. 조 감독은 “같은 학교 후배들이기에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며 “아이스하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족해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아이스하키 선수를 꿈꾸며 입학한 이들. 부족한 관심과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일을 해서 행복하다고 말한다. 4학년 부주장 이정엽(생활체육학과 4) 씨는 “아이스하키가 다른 종목에 비해 과격한 운동이라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많다”고 했다. 하지만 “고된 경기가 끝나고 팀원들과 웃으며 마주할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며 아이스하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조 감독은 “열심히 노력한 선수들이 졸업 후에도 아이스하키 분야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큰 기쁨”이라고 했다.

 

 

그들의 꿈을 응원해주세요

 

아이스하키부 감독과 선수들은 “많은 사람들이 아이스하키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아이스하키는 구기 종목 중에서도 속도가 매우 빠른 편에 속하고, 타 종목과는 다르게 몸싸움이 허용되기에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아요.” 아이스하키 경기를 관람해보면 그 매력에 빠질 것이라고 자부한다. 3학년 부주장 이승준(생활체육학과 3) 씨는 “경기할 때 우리대학 야구부원들이 와서 응원해준 적이 있는데, 매우 기뻤다”며 “누군가 응원을 해주면 힘도 나고 더욱 열심히 경기에 임하게 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응원하러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아이스하키부 선수들은 비슷하지만 저마다 다른 꿈을 갖고 있었다. 이승준 씨는 “가능한 오래 선수생활을 하고 싶고, 선수로서의 최종 목표는 2018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현재 심판 교육도 받고 있기에, 나중엔 아이스하키 심판으로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엽 씨는 “선수생활은 은퇴하더라도 아이스하키 필드에 계속 남아,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에서 어떤 일이든 하고 싶다”고 말했다. 빙상에 설 때 누구보다도 행복하다는 선수들. 이번 겨울엔 아이스하키 경기장의 관중석에서 그들의 꿈을 응원하는 것은 어떨까.

 

   
▲ 선수들은 빙상에 설 때 누구보다도 행복하다. 고된 훈련 속에서도 그들이 웃을 수 있는 이유다. (출처: 아이스하키부)

 

 

글/ 최연재 기자          cyj0914@hanyang.ac.kr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12@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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