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우크라이나 대사 이양구 동문(정치외교학과 79)

안보(Peace), 번영(Prosperity), 국가 브랜드(Prestige) 그리고 자국민 보호(Protection). 이를 합쳐 ‘4P’라 한다. 4P는 유능한 외교관의 자질로 불린다. 국가 안보와 번영을 위해 헌신하고, 국가 브랜드 제고에 힘쓰며, 해외의 자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것. 한국의 유능한 외교 인력 중 하나로 평가 받는 주 우크라이나 대사 이양구 동문(정치외교학과 79)이 지난 3월 21일 한양대학교에 방문했다. 32년 째 외교관 생활을 이어온 이양구 대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회의 땅, 우크라이나 대사로 임명되다

 

이양구 동문은 지난 2월 29일 주 우크라이나 대사로 임명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사 임명 이후 우리나라와 우크라이나 간 관계 증진에 특히 공을 쏟고 있는 이 동문. 이번에 우리나라를 방문한 것도 양국 간 교류의 중요성을 몸소 강조하고 설득하기 위해서다.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잠시 귀국한 이 동문은 지난 3월 16일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관련 정부 인사와 언론, 연구소와 대학 등을 차차 방문할 예정. 그 일환으로 지난 3월 21일 우리대학 이영무 총장과 만나 우크라이나와 한양대학교 간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소개했다.

 

   
▲ 이양구 동문(정치외교학과 79)이 지난 3월 21일 한양대를 방문해 한국과 우크라이나 간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출처 : 한양대학교 미디어전략센터)

 

우크라이나는 어떤 곳일까. 많은 이들은 유럽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진 나라인 우크라이나를 ‘흙 속에 감춰진 보석’이라고 부른다. 이 동문의 설명도 이와 같다. “우크라이나를 이해하면 할수록 상당한 가능성이 있는 기회의 땅이자, 한국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 지역임을 재발견하게 됩니다.” 이 동문은 특히 항공우주산업과 농업, 물류 산업을 핵심 협력 분야로 꼽았다. 우크라이나는 우주선 발사체를 자체적으로 만드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이며,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리는 곡창 지대다. 게다가 흑해로 나아가는 육해로를 모두 가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넓은 영토에다 우수한 과학기술과 문화 자원, 인적 자원을 모두 갖추고 있어요. 이 기회를 잘 활용하면 우리에게는 ‘제2의 베트남’이나 ‘제2의 러시아’가 될 수 있는 지역입니다.”


 

러시아를 향한 동경에서 시작된 꿈

 

   
▲ 이양구 동문이 지난 2월 29일 주 우크라이나 대
사로 임명됐다. (출처 : 국제뉴스)

이 동문의 경력을 살펴보면, 러시아에 오랜 기간 머물렀단 사실이 눈에 띈다. 주 러시아 대사관 2등 서기관(1993-1996), 주 러시아 대사관 1등 서기관(1998-2002), 러시아 CIS과 과장(2003-2004), 그리고 주 블라디보스톡 총영사(2011) 등을 지낸 것. 이 동문은 가슴 한 구석에 러시아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동문이 어렸을 때는 구 소련에 관한 영화가 자주 방영됐다고 한다. 때문에 이 동문의 머리 속에는 러시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각인됐다. 그러나 이 동문이 자라면서 읽은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등 러시아 대 문호들의 고전은 러시아에 대한 인상을 바꿨다. 그들의 작품에서 받은 감동은 기존의 부정적인 이미지와 충돌하며 호기심을 자아냈다. ‘러시아는 어떤 나라일까.’ 이 동문을 외교관의 길로 이끈 원동력은 어릴 적부터 품었던 러시아를 향한 동경이었다.

 

이 동문은 1984년부터 외교관 생활을 시작해 지금까지 러시아와 미국, 프랑스, 카자흐스탄 등을 거쳤다. 30년이 넘는 외교관 생활 중 가장 잊지 못할 기억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 동문은 “러시아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것”이라 답했다. “1993년의 러시아는 정말 최악의 암흑기였어요. 가만히 앉아있어도 실탄과 대포 소리가 끊임없이 들리던 곳이었죠. 러시아 역사에서는 ‘전환기’ 였습니다. 이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는 생각만으로 여전히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외국어는 기본, 국가에 대한 헌신은 필수

 

마지막으로 이 동문이 생각하는 외교관의 자질을 물었다. 망설임 없이 이 동문은 ‘외국어’와 ‘국가에 대한 헌신’이라고 말했다. “외국에서 우리나라를 알리고 지키는 일을 하려면 외국어는 기본입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외교관 생활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에 더해 외교관은 최전방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국가에 헌신하는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외교관이라면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마음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합니다.”

 

주 우크라이나 대사로 새롭게 시작한 이 동문. 그에게는 남은 기간 동안 이루고 싶은 세 가지 포부가 있다. 먼저,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급 인사들과의 교류를 통해 우리나라와 우크라이나 간 협력 사업을 준비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우크라이나까지 직항으로 움직일 수 있는 육로와 해로를 개척하는 것.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젊은이들을 우크라이나로 진출시켜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것이다. 노련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의 안위를 생각하는 이 동문. 자랑스런 한국인의 초상이다.

 

   
▲ 국가를 향해 헌신하는 이양구 동문은 우리나라에서 꼭 필요한 외교 인력이다. (출처: 한양대학교 미디어전략센터)

 

 

글/ 박윤정 기자     dbswjd602@hanyang.ac.kr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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