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의 잊지 못 할 해외동계봉사활동 이야기

한국과 베트남은 ‘베트남 전쟁’으로 인한 감정적 앙금이 남아있다. 이러한 양국의 관계 완화를 위해 우리 대학 사회봉사단은 역사적 아픔이 있는 베트남 ‘퀴논’지역으로 매년 학생들을 파견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 지역에 접근조차 어려웠지만, 그들도 우리의 진심을 받아들인 지 어느덧 4년. 우리 대학이 유일하게 퀴논과 연을 잇고 있다. 이번 동계방학에도 우리 대학 사회봉사단 희망한대는 ‘한누리봄’이라는 이름으로 그들과 또 한 차례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한양의 ‘한’과 세상을 봄처럼 늘 희망을 가꾸라는 뜻인 순 우리말 ‘누리봄’이 더해져 탄생한 한누리봄은 1월 4일부터 16일까지 12박 13일에 걸쳐 베트남에 희망을 전도하고 왔다. 이들의 따뜻한 행적을 함께 되돌아보자.

Editor 황다연, 정연희 학생기자, Photographer 황다연 학생기자


잊어서는 안 되는 특별한 공간, 베트남 퀴논

 

   

 

베트남 중남부 해안가에 위치한 빈딘성 퀴논시는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 전투 중에서 가장 치열했다는 맹호부대의 '안케 패스 전투' 전적지가 남아 있다. 적막한 638고지에 세워진 전승비에는 "월남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이 곳 안케 패스 작전에서 장렬히 산화한 맹호 영령들이시여 고이 잠드소서"라고 적혀 있다. 당시 이 지역의 사람들은 전쟁 속에서 한국군에 의해 많은 상처를 받았다. 퀴논시에서 1시간쯤 떨어진 거리인 고자이 마을 어귀에는 1966년 2월 26일 전투 때 한국군에 의해 희생된 주민 380여 명을 위한 위령탑이 서있다. 위령탑에는 수많은 희생자의 명단이 새겨져 있는데 그 중앙에는 “1966년 2월 26일 남조선군이 미국의 명령 아래 380명의 무고한 인민을 살해했다”는 글귀가 선명하다. 탑 뒤 모자이크 벽화에는 맹호부대 마크를 단 한국군이 주민들을 무참하게 살해하고 집과 마을을 불태우는 끔찍한 모습이 형상화돼 있다. 베트남전 때 맹호부대 장교로 퀴논에 주둔했고 현재 이 지역에서 선교활동 중인 이우석 선교사는 “벽화는 당시 상황을 과장해서 표현한 것이라 사건의 진실은 더 규명돼야 하겠지만 퀴논 주민의 희생을 어루만져줄 우리의 노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50여 년 전 학살이 일어났던 고자이 마을은 현재 어느 농촌마을과 다름없다. 하지만 마을 중앙에 세워진 큰 위령탑은 아직도 그 날의 아픔이 선명함을 말해주고 있었다.

 

신 짜오(안녕하세요)! 우리는 ‘한누리봄’입니다!

 

   

 

지난 11월 예체능대학(생활스포츠학부ㆍ생활무용예술학과), 공학대학(생명나노공학과ㆍ기계공학과), 경상대학(경영학부ㆍ경제학부), 국제문화대학(문화인류학과ㆍ영미언어문화학과) 학우들이 ‘봉사’라는 한 뜻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바로 ‘한누리봄’이다. 이들은 베트남에 떠나기 전 두달여 동안 직접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퀴논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한국어 교육은 물론이거니와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제기차기, 투호 등 다양한 전통게임을 준비했다. 이외에도 문화공연으로 K-POP과 한국의 전통 춤과 무용, 태권도를 준비했다.

 

모든 준비가 철저히 이뤄진 데에는 한누리봄의 팀장 역할을 맡은 김준홍(경기지도전공 3년) 학우의 덕이 크다. 상대적으로 어린 편에 속했던 김 학우는 누나, 형 그리고 동생들을 총괄하는 팀장역할을 맡게 돼 부담이 컸다고 한다. 하지만 베트남 봉사활동을 한 차례 먼저 다녀왔기에 어떤 것을 준비해야할지 잘 알고 있었고 한누리봄 팀원들도 팀장인 김 학우를 잘 따랐다. 김 학우는 “나이가 어려 잘 모르는 부분도 많았지만 형, 누나들이 믿고 따라준 덕에 저희가 무사히 봉사를 마치고 온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한누리봄’이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들은 말. 바로 ‘신 까먼’이다. ‘신 까먼’은 우리나라 말로 ‘감사합다’를 뜻한다. 처음 베트남에 갔을 때만 해도 반한감정이 남아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환한 웃음으로 우리를 맞았고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에 ‘신 까먼’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과거의 아픔을 극복하고 있는 과정에서도 우리를 환히 맞아준 베트남 사람들. 그들에게 다시 한 번 인사를 건넨다. “신 까먼!”

 

▼ ‘한누리봄’의 10일간 베트남 해외봉사 사진모음

 

   
▲ 1일차. 1월4일 퀴논기술전문대 교수님들과 봉사 일정 조율 후 즐기는 저녁 만찬

 

   
▲ 2일차. 1월 5일 한국 음식 대접하기

 

   
▲ 3일차. 1월6일 몸과 마음으로 하는 봉사활동

 

   
▲ 4일차. 1월7일 빈딩대학교에서 한국어 교육

 

   
▲ 5일차. 1월 8일 맹호부대의 '안케 패스 전투' 전적지 안케고지 방문 & 한국군에 의해 상처를 받은 베트남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참배현장 방문 & 떠이빈초등학교 장학금 수여식

 

   
▲ 6일차. 1월 9일 푸깐현 지역주민 구제활동

 

   
▲ 7일차. 1월10일 퀴논교회에서 어린아이들과 함께한 시간

 

   
▲ 8일차. 1월11일 칼한고등학교에 자전거 5대 전달식 및 문화 공연 보여주기

 

   
▲ 9일차. 1월12일 In 퀴논기술전문대학 한국 전통 문화놀이 체험 & In 빈딩대학 문화공연

 

   
▲ 10일차. 1월13일 In 퀴논기술전문대 태권도 교육 with 빈딩대학 학우 10명 & 마지막 단체사진

 

 

* 본 내용은 HY ERICA 2016년 3·4월 79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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