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활성화와 과학 기술의 진흥을 이끌고 있는 미래부 1차관

미래 기술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는 시대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활발한 연구와 지원이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 홍남기 제1차관을 만났다. (글. 노윤영 / 사진. 김용철)

 

미래 기술을 위한 아낌없는 지원

 

   
▲ 올해 1월 미래창조과학부에 부임한 홍남기(경제학과·80) 제1차관.

 

미래 기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래 기술이란 말 그대로 미래 사회의 동력이 될 과학 기술들을 통칭하는 것으로 스마트폰과 인터넷, 스마트자동차, 무인항공기 드론, 인공지능 로봇과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등이 모두 이에 해당된다. 세계 각국에서는 이들에 대한 연구와 지원, 투자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미래의 성장 동력을 키우기 위한 준비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올해 1월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에 부임한 홍남기 제1차관은 기획재정부에서 30여 년간 일했고, 2013년부터 올해 초까지는 대통령비서실의 국정기획수석실과 정책조정수석실에서 기획비서관 업무를 수행했다. 그가 미래부로 올 수 있었던 것은 오랜 공직 생활을 통한 풍부한 경험과 함께 현 정부의 국정철학과 창조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미래부는 과학 기술과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정보통신기술) 산업을 결합해 창조경제의 성장 동력을 책임진다는 각오로 일하고 있어요. 미래부가 하는 일은 크게 보면 세 가지인데요. 저는 창조경제 활성화와 과학 기술의 진흥을 맡고 있고, 제2차관은 ICT 산업 육성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미래부에서 이 세 가지는 톱니바퀴처럼 서로 긴밀하게 결합되어 진행된다. 이 모든 것이 결국 경제를 활성화하고 미래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홍남기 제1차관이 미래부에 부임해 가장 먼저 중점을 두고 추진한 것은 무엇일까?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기를 살려주면서 R&D(Research and Development, 자연과학 기술에 대한 새로운 지식이나 원리를 탐색하고 해명해서 그 성과를 실용화하는 일) 수행과제를 돕는 것이죠. 더불어 정부의 정책 프레임이기도 한 창조경제의 성과를 가시화하는 임무도 있고요.”

 

미래부는 R&D 혁신을 위해 14조 원의 예산을 편성했고,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자율 연구에 매진하도록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미래부가 미래 기술 집중 육성을 위해 준비한 것이 있다. 작년 4월 발표한 ‘19대 미래성장동력’이 그것으로 여기에는 5G 이동통신과 스마트자동차, 무인항공기 드론, 지능형 로봇 및 반도체, 스마트 바이오, 사물인터넷 등이 포함돼 있다. 미래부의 지원 계획은 환영받을 만한 일이지만, 연구자들이 매번 강조하는 건 따로 있다. 연구를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라는 것. 미래부 역시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신기술 분야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대대적인 규제 혁신이 절대적입니다.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할 때까지는 규제를 최소화해야 해요. 이를 위해 미래부는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할 겁니다. 규제 없는 걸 원칙으로 하되, 필요할 때는 사후에 규제하겠다는 거지요.”

 

과학 연구의 활성화를 위해

 

   
▲ 홍남기 동문은 “주어진 일자리에만 만족하지 말고 직접 창업하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면 합니다. 창업은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게 아니에요. 문을 두드려야 답을 얻을 수 있어요. 부지런히 노크해보세요”라는 말을 전했다.

 

그렇다면 미래부는 기초 연구의 핵심이 되는 대학이나 일반인들을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홍남기 제1차관은 최근 대학이 취업의 전초기지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보다는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는 곳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래부는 이를 위해 대학 연구자 및 연구 그룹에 대한 집중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미래부와 교육부에서 지원하는 기초연구 지원 사업 규모는 1조 1,000억 원에 달하는데, 이 중 미래부에서 7,500억 원을 책임지고 있다. 그중 97~98%를 대학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래부는 기초 연구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세 가지를 바꿨다.

 

“올해부터 기초 연구비를 최대 10년까지 지원합니다. 연구비 지원 방식도 바뀌었어요. 연구 기간 중 동일 규모 지원 방식에서 매년 다르게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융통성 있는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Next Decade 1000 프로젝트’가 실시됩니다. 매년 임용이 3년이 채 안 된 신진 교수 100명을 선정해 연구실 구축비를 지원하는 프로젝트예요. 매년 100명씩 총 10년 동안 1,000명을 지원하지요. 5,000만 원에서 최대 1억 원까지 지원할 예정입니다.”

 

2016년은 과학 기술 진흥 50주년이 되는 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에게 과학은 아직 어려운 분야다. 과학 연구 활동을 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정부에서 지역별로 과학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면 얼마나 고마울까. 실제로 미래부는 지역에 밀착한 소규모 과학 문화·창작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우리동네 과학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동네 과학클럽은 과학을 테마로 한 창작활동과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과학 문화 활동을 펼치는 5~10인 규모의 단체 지원 사업이다.

 

“올 4월 전국 160개 팀을 선정했습니다. 동네별로 5~10명 규모의 동아리 클럽을 만들어 과학 연구 활동을 하면 되는데요, 한 클럽마다 약 150만 원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려면 과학 기술의 대중화는 필수라고 생각해요. 과학 기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위한 지원 사업이라고 보면 됩니다.”

 

잔잔하지만 깊게 흐르는 물처럼

 

청년 취업난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만큼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홍남기 제1차관은 중요한 건 우리 사회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정부 역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주어진 일자리에만 만족하지 말고 직접 창업하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

 

“창업은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게 아니에요. 아이디어와 열정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정신이 있으면 됩니다. 그건 현 정부가 강조하는 사항이기도 해요. 대학생들은 창업경진대회나 스타트업, 인턴십을 통해 실질적인 경험을 쌓고 도전하는 게 좋습니다. 정부는 젊은 층의 창업이 성공 사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재정적으로 아낌없이 지원할 예정입니다.”

 

정부는 현재 전국에 창조경제혁신센터 17개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청년들의 창업 열기가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신설 법인 수도 증가했고, 대학 내 창업 동아리도 대폭 증가하고 있어요. 이미 많은 젊은이들이 창업에 관심이 많다는 증거지요. 창조경제혁신센터 외에도 스타벅스 창업카페, 마루 180, D.Camp 등 민간 비영리 창업 지원 조직도 많습니다. 문을 두드려야 답을 얻을 수 있어요. 부지런히 노크해보세요.”

 

그렇다면 홍남기 제1차관의 대학 시절은 어땠을까? 그는 고시반 이야기를 꺼냈다. 행정고시 준비를 위해 대학 내 고시반을 다녔는데 방학이면 두 달 정도 사찰에 머물렀다고. 강제성이 있긴 했지만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함께한 고시 공부, 인생 공부는 자신의 인생에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고 회고했다. 더불어 홍남기 제1차관은 공부가 다는 아니라고 했다. 강의실 밖에서 배우는 것도 아주 많다는 것.

 

“다시 대학 시절로 돌아간다면 세계 여행을 다닐 겁니다. 다른 세계에서 낯선 사람들과 부딪치다 보면 글로벌한 시각을 키울 수 있어요. 다른 세계와 그곳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이 결국 내가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지요.”

 

홍남기 제1차관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깨달은 게 하나 있다. 결국 모든 일은 꾸준해야 한다는 것. 잔잔하지만 꾸준한 물이 깊게 흐르듯, 그는 묵묵하고 꾸준하게 과학 기술 발전과 대중화에 힘쓰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를 젓고 있었다. 마치 뒤에서 묵묵히 당신의 꿈을 응원하는 키다리 아저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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