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코어사업의 운영 계획
| 통섭과 융합의 시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융합 인재’ 양성은 대학이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사명이 됐다. 한양대는 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약칭 ‘코어사업’)을 통해 미래사회를 선도하는 인문학 교육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인문과학대학 학장 정민 교수(국어국문학과)와 함께 한양대 코어사업의 운영 계획에 대해 알아봤다. |
인문학 발전의 전환점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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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민 교수(국어국문학과)는 "코어사업 지원금의 대부분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으 로 지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 ||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코어사업은 대학의 인문학 교육 발전 계획을 장기적으로 지원하는 최초의 재정 지원 사업이다. 사업에 참여하는 각 대학은 자발적으로 융복합 교육 프로그램을 수립해 학생의 진로선택 기회 확대와 함께 대학의 학문 후속 세대 양성을 도모한다. 수도권에서는 한양대를 포함해 총 7개 대학이 선정됐으며, 한양대는 3년동안 총 69억 원을 지원받는다. 정 교수는 “그동안 인문대 각 학과의 정원을 계속 줄여나가는 상황에서 인문학 발전의 동력을 찾기가 어려웠다”며 “강제적인 학과 통폐합보다는 전공 간의 유기적 연계를 도모하고, 학생들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해줌으로써 자발적으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 본 사업의 취지”라고 말했다.
인문대의 ‘LEGO-H(Locally Enhanced & Globally Optimized Humanities) 기반 미래창의 인문인재 양성사업’에서는 교육부에서 제시한 인문학 발전 유형 중 ‘글로벌 지역학 모델’, ‘기초학문심화 모델’, ‘인문 기반 융합전공 모델’의 세 가지 교육과정을 새로 개설할 예정이다. 자기 주도적 학습 과정 설계가 가능한 융합교육 체계를 확립하고, 학과 간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 사업의 가장 큰 목표다. 학생들은 레고 블록을 조립하듯 지정된 교과목 군들의 전공과목을 이수하면 융합전공 학위나 학석사 연계과정 이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인문대 학생을 위한 융합전공뿐만 아니라 다른 단과대학 학생들을 위한 융합전공도 개설돼 한양대 전체의 인문 교양 교육 역량 역시 강화될 전망이다.
기초학문과 융합학문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다
‘글로벌 지역학 모델’로 개설되는 G2지역학 전공은 다중 외국어 능력과 지역 현장문제에 대한 종합적 판단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영문과, 중문과, 독문과 학생이 주전공의 어학, 사회문화, 경제통상 교과목을 각각 12학점씩 이수하고, 이에 더해 다른 전공의 어학 교과목 12학점을 이수하면 주전공 학위와 함께 G2지역학 학위를 받는 것. 철학과 학생도 주전공 36학점에 더해 다른 전공의 어학 교과목 12학점을 이수하면 G2지역학 학위를 받을 수 있다. G2지역학 전공을 이수하는 3, 4학년 학생들에게는 장학금이 지급된다. 정 교수는 “중문과나 독문과 학생도 기본적으로 영어실력은 갖추고 있고, 영문과에서도 많은 학생이 중국어를 공부해서 현지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며 “G2지역학 전공은 거의 모든 학생이 학업에 큰 부담을 받지 않고도 직접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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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지역학 전공은 다중언어능력을 갖춘 지역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한다. (출처: 인문과학대학) | ||
학제간 횡단형의 인문학 연구자 양성을 목표로 하는 ‘미래인문학 심화전공’은 기초학문심화 모델의 일환으로 개설된다. 우수한 학부생에게 더욱 깊이 있는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진로 지도를 통해 대학원 과정으로 유치하는 것이 심화전공 프로그램의 목적이다. 국문과와 사학과 학생은 3학년부터 심화전공 과정을 통해 대학원 학석사 연계과정을 이수할 수 있다. 주전공 54학점에 더해 심화트랙 코어과목 12학점, 학위논문지도 6학점을 이수하고 대학원에 진학하면 석사과정을 빠르게 마칠 수 있다. 심화전공을 이수하는 학생도 석사과정 진학을 조건으로 장학금을 받는다. 이미 우수한 연구 인프라를 갖춘 국문과와 사학과 대학원은 이번 사업을 통해 더욱 안정적으로 석박사 인력을 배출할 수 있게 된다.
‘미래인문학 융합전공’은 인문대 학생의 독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한양대 모든 학생에게 더욱 폭넓은 융합전공 학습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융합전공은 크게 인문대 학생이 다른 분야의 학문을 배우는 ‘아웃바운드(Outbound) 융합전공’과 다른 단과대 학생이 인문학 교과목을 접하는 ‘인바운드(Inbound) 융합전공’으로 나뉜다. “인문대 학생이 다른 단과대학의 수업을 듣기가 여러모로 쉽지가 않았습니다. 동시에 다른 단과대학 학생들이 수행인문학 융합전공을 신청하는 비율이 70%를 넘었죠. 융합전공에 대한 높아진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미래인문학 융합전공을 새로 개설하고자 합니다.” 현재 아웃바운드 융합전공으로는 재무마케팅과 소프트웨어 등이, 인바운드 융합전공은 디지털 스토리텔링과 엔지니어의 인문학 등이 계획 중에 있으며 구체적인 전공 수와 교육과정은 추후에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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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인문학 심화전공을 통해 국문과와 사학과는 학부와 대학원의 동반 성장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출처: 인문과학대학) | ||
인문대학의 미래를 생각하다
현재 인문대는 한국연구재단과 사업 협약서 체결을 위한 협의 과정을 진행 중이다. 협약서가 체결되면 본격적으로 새 교육과정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 이번에 새로 도입되는 교육과정은 코어사업의 지원이 끝난 후에도 최소 5년간 유지된다. 정 교수는 “결과적으로는 학과 간의 경계가 많이 허물어지고 이를 통해 학생들의 사고 역량이 훨씬 강화될 것”이라며 코어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재 독문과와 철학과 신입생 정원이 18명입니다. 강의 폐강 기준이 10명임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학과 운영의 한계에 봉착한 셈이죠. 새로운 교육과정을 통해 인문대 학생들이 다른 학과 수업을 듣고, 다른 단과대 학생들이 인문대 수업을 듣게 되면 인문대의 모든 학과가 함께 살아날 겁니다.” 코어사업을 통해 시작하게 될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인문학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도약의 계기가 되리라는 평이다.
글/ 정진훈 기자 cici0961@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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