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변화'를 주제로 열린 동서도예초대전 현장

백자부터 청자, 항아리까지. 우리나라의 도자기 문화는 매우 방대하다. 외국의 도자기 문화와는 다른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도자기. 우리의 도자기를 소개하고, 외국의 도자 문화와 비교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달 14일부터 28일까지 한양대 박물관에서 열린 동서도예초대전이다. 동서도예초대전은 ‘전통과 변화’라는 주제로 외국과 한국의 도자기를 한 자리에 소개한 전시였다.

 

 

오랜 전통과 아름다움을 가진 우리의 도자

 

   
▲ 이부연 교수(응용미술교육학과)를 21일에
만나 도자와 동서도예초대전에 대해 설명들었다.

도자는 흙을 빚어 유약이라는 물질을 흙 표면에 바르고 구워낸다. 굽는 방식에 따라 토기, 도기, 자기의 세 가지로 구분된다. 낮은 온도에서 구우면 토기, 중간 온도로 구워지면 도기, 높은 온도로 구우면 자기로 칭한다. 도자는 그릇부터 항아리까지 우리 생활의 전반적인 면에서 폭 넓게 사용됐다. 물론 현대에 와서는 그 쓰임새가 많이 퇴색된 것이 사실. 동서도예초대전을 주관한 이부연 교수(응용미술교육학과)는 도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도자는 우리 생활에 깊숙이 연관돼 있었어요. 현대적 용기가 보급되기 전까지 말이죠. 우리나라의 전통 도자는 신석기시대부터 비슷한 방식으로 이어져 내려왔습니다. 이렇듯 유구한 전통과 독창적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지요.”

 

동서도예초대전은 우리 전통 도자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현실을 탈피하고 세계 속에서 우리 도자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작됐다. 지난 2012년 홍콩의 도자를 초대한 것을 시작으로 2013년 터키, 2014년 오스트레일리아, 2015년 중국까지 각 국의 도자 문화와 우리의 전통 도자를 비교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초대전에서는 이전의 초대전들이 특정 국가의 도자를 소개한 것과 달리, 유럽의 4개 국가 도자를 한 자리에 모았다. 스위스,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에스토니아의 서유럽 4개국이다. 이번 초대전은 학교의 후원을 받아 여느 때보다 성대하게 개최됐다.

 

 

세계의 도자와 우리의 도자를 비교하다


초대전은 전시회와 세미나, 워크숍으로 구성됐다. 14일부터 28일까지 열린 전시회에는 유럽의 도예가 32명, 한국의 도예가 115명의 작품이 전시됐다. 각 나라 작가들의 대표 작품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현대의 각 나라의 작가들이 어떤 스타일의 도자를 만드는지 직접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전통적인 아름다움부터 현대 작가들의 창의적인 도자를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서로 인접해 있으면서도, 각 나라마다 독창적인 도자 기술을 가지고 있는 유럽 4개 국가와 한국의 작품을 비교해볼 수 있었다. 이 교수는 “서유럽 4개국은 서로 인접해있으면서도 각 나라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며 “독창성과 창의성, 그리고 전통을 지키는 방식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지난달 14일부터 28일까지 열린 전시회를 통해 유럽 4개국의 도자와 한국의 도자를 비교해 볼 수 있었다.


전시의 폭넓은 이해를 돕기 위해 지난달 14일에는 워크숍과 세미나 열렸다. 세미나에서는 각국의 대표 작가가 자국의 도자 역사에 관해 발표했다. 일상생활에 뿌리내리고 있는 도자의 특성상 역사의 변천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각 나라의 역사와 주변국과의 관계 속에서 도자의 발전상을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워크숍에서는 이들이 도자를 만드는 모습을 직접 시연했다. 각 나라만의 고유한 테크닉과 기술을 눈 앞에서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 교수는 “에스토니아 작가가 자신이 도자를 만드는 모습을 촬영하며 빔 프로젝터로 시연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완성된 도자기뿐 아니라, 도자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예술임을 표현했다는 것. 이 교수는 이를 ‘과정과 결과의 융합’이라 칭했다. “현대의 도자는 새로운 매체와의 융합이 가능함을 보여준 장면이기도 해요. 앞으로 도자가 나아가야 할 융복합적 예술의 한 단면이죠.”

 

   
▲ 동서도예초대전은 전시회 의외에도 워크숍과 세미나를 개최했다. 특히 워크숍을 통해 나라별 작가들의 기술과 스타일을 배울 수 있었다. (출처: 이부연 교수)

 

 
우리의 도자가 세계 속에 우뚝 서기를


“신석기시대부터 시작된 우리나라의 도자 문화는 매우 아름답고 독창적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 봐도 손색이 없죠.” 그러나 우리나라의 도자는 70~80년대를 거치면서 많이 서양화됐다. 한국의 도자 교육이 부족해 많은 작가들이 서양으로 유학을 떠난 것이 그 이유라고. “우리나라의 도자는 현대에 와서 많이 서양화됐어요. 전통의 미가 많이 사라진 것이죠. 도자를 만드는 작가부터 우리의 전통미를 찾는 노력이 계속돼야 할 거예요.” 이 교수는 초대전이 세계의 도자를 배우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각 나라의 도자 문화가 전통을 지키는 모습을 우리나라가 배웠으면 좋겠어요. 물론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도자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것도 계속 이 초대전을 진행하는 큰 이유입니다. 앞으로 세계에 우리의 도자 고유의 아름다움이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글/ 이종명 기자        tmjo2000@hanyang.ac.kr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 김혜임 기자      hitgirl827@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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