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동아리 '오렌지볼', '한양탁우회'의 우승 스토리

지름 40mm, 무게 2.7g, 플라스틱 재질에 주황색 구체인 탁구공. 작지만 빠른 이 공이 우리학교 탁구 동아리들에게는 큰 의미다. 서울캠퍼스 탁구 동아리 '오렌지볼'과 ERICA캠퍼스 탁구동아리 '한양탁우회'가 힘을 합쳐 2016년 전국대학동호인연맹회장배 탁구대회(이하 대학동호인탁구대회)에서 첫 종합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 대학 생활의 꽃이라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취미와 특기, 무엇보다 가족 같은 친구들을 찾아가고 있는 이들을 만났다. 오렌지볼 회장 이한규(원자력공학과 3) 씨와 회원 최진호(기계공학부 4) 씨, 탁우회 회장 이종훈(산업경영공학과 2) 씨다.

 

 

대회 시작부터 우승까지

 

   
▲ 지난 19일 학교 앞 카페에서 만난 오렌지볼의
최진호(기계공학부 4)씨가 경기 당시의 모습을 회
상하며 웃고 있다.

지난 3월 27일 새벽 5시 30분. 새벽부터 서울캠퍼스 한양플라자 앞으로 42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27일부터 양일간 열리는 대학동호인탁구대회 참가를 위해 강원도 정선까지 가야 했기 때문. 1년에 한 번 있는 이 대회는 '오렌지볼'과 ‘한양탁우회(이하 탁우회)’에게 가장 의미가 크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국에서 40여개 팀이 참가하고 있어 대학 탁구대회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한양대는 몇 년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실력을 유지했지만 언제나 목표는 우승이었다. 다행히 첫날 성적은 준수했다. 팀원 각자가 제 기량을 선보인 덕이었다.

 

이튿날 오전에도 신입생 여자부, 남자부, 복식, 단식 등 여러 경기에서 점수를 올렸다. 우승 여부는 오후에 있을 남자 단체전에 걸려있는 상황. ‘오렌지볼’ 회장인 이한규씨는 “5세트 중 3번을 먼저 이기면 되는데, 판 3선승제에서 2대 2로 마지막 세트까지 갔다”고 했다. 결정적 역할은 최진호 씨가 해냈다. "탁구대에 손을 대면 반칙인데, 상대편이 손을 짚었어요. 심판이 보지 못한 것 같아 항의했더니, 상대편 선수가 화가 나서 평정심을 잃었어요(한규).” 최 씨는 이에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펼쳐 우승을 끌어냈다. “그 경기에서 이기고 동아리 사람들과 하이파이브하고. 정말 신났어요(진호).”

 

 

양 캠퍼스가 함께 만든 값진 우승

 

   
▲ 지난 19일 진행한 오렌지볼과의 인터뷰에서 우
승 이후 두 동아리의 관계에 대해 이한규(원자력공
학과 3) 씨가 말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42명의 학생 중 31명이 오렌지볼 소속, 11명이 탁우회 소속이다. 대회 우승을 위해 한양대 양 캠퍼스가 힘을 합친 것. 두 동아리가 함께 대회에 출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예전부터 큰 대회를 계속 같이 나갔고, 3월 대회 후에도 이달 초에 경인지역대회에 나갔어요. ‘또 우승하자’는 열의가 있어서 두 동아리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했죠(한규).” 경기가 없을 때는 따로 활동하지만 대회가 있으면 마치 한 동아리처럼 뭉친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첫 우승을 기록하며 두 동아리가 더 끈끈해졌어요. 각자의 동아리에 대한 자부심도 더 생겼고요. 올해는 교류를 더 넓히기 위해 엠티도 같이 가려고 합니다(한규)." 탁우회 회장 이종훈씨도 "오렌지볼은 든든한 우방”이라며 “탁구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만나니 더 가깝게 친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운동부가 아님에도 실력으로 정평 난 한양대 탁구 동아리. 이들은 매주 있는 꾸준한 훈련이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한다. 탄탄한 훈련 체계를 갖추고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오렌지볼은 금요일마다 서울캠퍼스 올림픽 체육관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어요. 신입생들은 선배 부원이 1:1로 레슨하며 가르쳐요(한규).” 탁우회의 연습 과정은 어떨까. "탁우회는 매주 2번 훈련이 있고, 훈련 부장을 선발해 자세 교정과 노하우를 지도하고 있습니다(종훈)." 규칙적인 연습은 두 동아리가 큰 문제 없이 오랜 기간 유지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동아리, 취미와 친구를 찾다


이들 모두 탁구를 좋아해서 동아리에 들어온 것은 아니지만 어느새 탁구의 매력에 빠졌다. "실력이 좋다고 늘 이기는 게 아니에요. 가위바위보 같은 수 싸움도 있기 때문에 나보다 잘하는 상대를 이길 수도 있다는 것이 탁구의 매력이죠(진호).”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들도 매주 연습을 버티게 하는 힘이다. “대학에서 만난 친구들은 해가 지날수록 각자 할 일에 치여 잘 만나지 못하잖아요. 저희는 ‘탁구’라는 공통의 관심사가 있으니 더 자주, 쉽게 모여 좋아요(한규).” 대회 때도 화목한 분위기가 응원 열기에 불을 붙였다고. "제 경기가 없을 때도 친구들 경기에 가서 응원했어요. 저희가 제일 크고 시끄러워요. 다른 팀들이 저희를 별로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한규).” 오랜 시간을 같이 지낸 반 친구들과 노는 것 같다는 오렌지볼과,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도란도란 지내고 있다는 탁우회. 탁구를 통해 취미와 친구를 찾는 이들과의 인터뷰는 탁구공이 튀는 소리처럼 유쾌한 웃음으로 가득했다.

 

   
▲ '오렌지볼'과 '한양 탁우회'가 전국대학동호인탁구연맹 대회 우승 이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박성배 기자     ppang1120@hanyang.ac.kr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 문하나 기자        onlyoneluna@hanyang.ac.kr

 

키워드

'한양위키' 키워드 보기 #박성배기자 #오렌지볼 #탁구 #한양탁우회
저작권자 © 뉴스H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