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 활용한 기체 분리막기술 세계최초 구현, 이산화탄소 선택적 분리

최근 파리에서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열렸다. 흔히 파리기후변화회의로 알고 있는 이 회의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위협에 대해 인류 전체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 사용의 급격한 증가는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져 이젠 정말 위험한 수준까지 와 있는 상태다. 무엇보다도 확실한 CO2의 감축이 필요한 이 시점에서 분리막 기술은 매우 효율적인 CO2 포집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박호범 교수는
그래핀을 활용한 기체 분리막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해 내는 것에 성공해 배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분리할 수 있음을 증명해 냈다.

2차원 나노탄소 기반 기체 분리막 기술
공과대학 에너지공학과 박호범 교수

 

분리막 공정을 통한 에너지 저감 및 기후변화 극복

 

   
▲ 박호범 교수

분리막 공정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특히 1차 분리막 기술을 이용하면 특정한 기체나 이온을 분리하여 새로운 화합물이나 에너지원을 얻을 수 있다. 이를테면 원유에서 화합물을 얻어내는 것이 그런 경우. 기존의 분리 공정들이 에너지 소비가 심하고 장치를 설치하기 위한 면적이 많이 필요하기에 분리막 공정은 상당히 효율적으로 에너지원을 추출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이를 위해선 당연히 분리막의 소재가 중요한 법인데, 여기서 박호범 교수는 혁신적인 분리막소재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분리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저감하는 것에 집중했다.

 

사실 이 기술은 우리 일상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바닷물이나 오염된 물에서 음용수를 생산하는 것에도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박 교수는 그중에서도 이산화탄소를 최대한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에 주목했다. 이산화탄소는 현재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배출될 수밖에 없다. 보령 화력발전소만 봐도 하루 만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전 세계적으로는 1년에 32기가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1기가톤만 하더라도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간의 모든 무게를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이다. 박 교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절감하기 위해 분리막이란 신공정을 사용했고, 그래핀이란 혁신적 소재를 통해 그 공정을 현실로 가능케 했다. 그래핀은 한 층이 탄소 원자 하나로 구성된 세상에서 가장 얇은 2차원 소자다. 이상적인 분리막이란 원하는 분자와 이온을 선택적으로 분리하기 위해 균일한 모양과 크기의 기공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이론적으로는 그래핀 자체엔 어떤 물질도 투과할 수 없다. 따라서 박 교수는 그래핀을 적층하여 층 사이의 공간을 통해 기체를 투과시키고 기체 투과 시 원자 간의 속도 차이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분리하기로 했다. 그래핀 표면에 원자단위의 기공을 만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적층된 그래핀의 층간 거리를 기체투과 채널로 이용한 것. 이는 세계 최초다.

 

   
▲ A. 그래핀 분리막 제조 방법 및 스케일업 기술 / B. 그래핀 분리막의 이산화탄소 분리 메커니즘 / C. 실제 모듈이 적용된 이산화탄소 분리 시스템

 

효율적이고 완성도 있는 연구를 위하여

 

이 기술은 분명 효과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분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이용하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다 보면 또 전력이 소비된다는 모순이 생긴다. 이산화탄소를 분리하기 위해 전기료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 이를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분리막 모듈도 만들고 체계적인 막분리 공정 시스템도 개발하는 중이다. 또한 먼 미래를 위해 중점적인 핵심 기술들을 계속 개발해 나가는 중이다. 박 교수는 더 나아가서 새로운 신소재를 이용해 기체분리뿐만이 아닌 해수담수나 에너지를 저장하는 디바이스까지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엔 두 가지 방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개척해 놓은 걸 보다 완성도 있게 연구하는 방식이고 또 하나는 기존에 없었던 아예 새로운 걸 시도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꼭지점을 찍는 것이죠.”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아무도 안 했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많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때도 많았다”며, “그런 시점들을 현명하게 극복해 나가며 끈기 있게 계속 연구하면 항상 좋은 결과가 생길 거라 믿는다”고 각오를 다졌다. 현시점에서 뛰어난 창의성과 독창성을 띤 연구인 만큼 더욱 뛰어난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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