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해커톤 U' 대회 대상 수상 임준오, 김지호(각각 의학전문대학원, 의학과 3) 씨

호흡이 잘 맞는다는 의미의 신조어 ‘케미’. 의과대학에도 ‘환상의 케미’를 자랑하는 두 사람이 있다. 임준오(의학전문대학원) 씨와 김지호(의학과 3) 씨다. 이들은 지난 6월 25일 열린 ‘I 해커톤 U’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탄탄한 팀워크를 과시했다.

 

 

해커톤 점령, 30시간이면 충분했다


무박 2일, 30시간의 아이디어 마라톤 'I 해커톤 U'가 서울시와 중소기업지원기관 SBA의 주최로 지난 6월 25일부터 양일간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에서 열렸다. '해커톤'이란 해커와 마라톤의 합성어로, 마라톤을 하듯 약 30시간 동안 쉬지 않고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시제품을 제작하는 아이디어 경진대회다. 이번 대회에는 100개 팀, 400여명이 몰렸다. 이들은 서울의 5대 도시 문제(복지, 환경, 문화관광, 건강, 교통) 중 하나를 택해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임준오 씨와 김지호 씨는 팀명 ‘닥터하우스’(Dr. HOWS. Dr. Healthy Office Worker in Seoul의 줄임말)로 출사표를 던졌다.

 

   
▲ 왼쪽부터 김지호(의학과) 씨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조언을 듣고 있는 모습과 대회 시상식 후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출처: 왼쪽부터 TBS TV, SBA 공식블로그)


각 팀들은 사전에 준비한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기획하는 메이킹 시간을 가졌다. 건강 문제를 택한 닥터하우스 팀은 비만을 관리하는 ‘직장인 벨트’를 제시했다. 이것은 비접촉 통신칩 NFC를 내장해 이용자의 건강 정보를 모바일 어플로 전송하는 IT융합제품이다. 운동할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을 겨냥해 회사에 근무하며 자연스럽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떠올렸다. 닥터하우스 팀의 아이디어는 높은 효율성과 실용성을 인정받아 20팀을 뽑는 예선심사를 통과했고, 최종 선발된 10팀 가운데 최우수 아이디어로 선정돼 대상의 자리에 올랐다. 대상의 기쁨을 뒤로하고 시험준비와 실습에 여념이 없는 두 사람을 만났다.

 

 

환상의 케미, I 해커톤 U 대상 닥터하우스 팀과의 만남

 

Q1. 두 분은 어떻게 만나서 이번 대회에 참가했나요?

 

   
▲ 임준오(의학전문대학원), 김지호 씨와 지난 7일 미래자동차공학관에서 만나 대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임 씨가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

임준오 씨(이하 준오): 외국에서 공대를 다녔어요. 의학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항상 그 길을 염두에 두고 수업을 들었고, 연구 활동도 했어요. 그렇게 의학전문대학원에 왔지만 ‘공대 출신’ 의대생이라 그런지 R&D에 대한 관심을 끊지는 못했어요. 그러다 지호가 좋은 기회를 제안했죠.

 

김지호 씨(이하 지호): 저는 원래 헬스케어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보건 관련 수업을 자주 들었는데, 대학원생도 같이 듣는 수업이 있었죠. 수업을 듣다 보면 성향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서 친해지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게 준오 형이었어요. 둘 다 의학 공부 외에 대외 활동에도 관심이 많아서 I 해커톤 U 대회 소식을 듣고 참가했어요.

 

Q2. 닥터하우스 팀에서 제시한 ‘직장인 벨트’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세요.

 

지호: 서울시에서 나타나는 여러 문제 중 ‘비만 문제’를 눈 여겨 봤어요. 서울시 통계데이터를 보면 직장인들의 27%가 비만이고 그 중 절반이 40대에요. 올바른 식습관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을 생각했죠.

 

준오: ‘비접촉 통신칩 NFC’라는 것이 있어요. 가격도 저렴하고, 스티커처럼 부착도 가능한 실용적인 기술이죠. 저희 팀은 이 NFC칩을 벨트에 내장해 스마트폰 어플과 연동, 직장인의 식습관과 비만도를 관리하는 방안을 생각했어요. 예컨대 식사를 하면서 핸드폰을 벨트 가까이에 두면 촬영 모드로 전환돼요. 음식 사진을 찍어서 추후에 식단을 입력하는 거예요. 사진을 통해 섭취한 음식정보를 쉽게 기록할 수 있어서 식단 관리가 용이해요. 벨트에는 줄자 눈금을 넣어 허리둘레와 비만도를 측정할 수 있고요.

 

Q3. 여성들은 벨트를 차지 않은 경우가 많을 텐데요.


지호: 기본적으로 남성의 비만율이 높다 보니 저희가 놓쳤던 부분인데요. 이 통신칩은 간단하게 부착할 수 있기 때문에 여성들의 경우 브로치나 액세서리에 적용하는 개선 방안을 생각했어요. 추가적으로 대부분들의 직장인들이 개인 좌석이 있는 것을 고려해 방석과 연동시키는 아이디어도 함께 구상했죠. 방석에 칩을 붙여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 알림이 뜨면서 의자에 앉아 간단히 즐길 수 있는 운동법을 소개해 주는 겁니다.

 

Q4. 무박 2일로 진행된 대회, 힘들지는 않았나요?김지호 씨가 무박 2일로 진행된 대회 당시의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지호 씨가 무박 2일로 진행된 대회 당시의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호: 아침 일찍 모여서 대회에 대한 취지와 간단한 정보를 듣고 강당으로 갔어요. 팀마다 마련해준 큰 테이블을 작업공간처럼 사용했죠. 최대 5인까지 팀 구성이 가능해서 다른 팀은 대부분 테이블이 꽉 찼는데 저희는 두 명이라 여유로웠어요. 당시엔 잠을 자야겠다는 생각은 안 들었던 것 같아요. 관련 자료를 찾고 기술을 구현하느라 바빴어요.

 

준오: 사실 저희는 예선에서 한 차례 탈락을 맛봤어요. 마음을 접고 집에 갈 생각을 하고 있는데 관계자 분께서 찾아오셨죠. 우연히 한 자리가 생겼다고. 저희가 그 자리에 들어가게 됐어요. 대상 수상 후에 관계자 분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며 신기해 하셨죠.

 

Q5. 역할 분담은 어떻게 했나요?


지호
: 저는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그에 맞춰 서울시의 자료를 검토하며 발표 자료를 정리했죠. 준오 형은 어플리케이션 구현이나 시제품 제작 등 기술적 부분을 맡았어요. 형은 기술적인 베이스가 탄탄해서 배울 점이 많아요. 평소에 제가 항상 이것저것 많이 제안하는데 항상 긍정적으로, 열린 마음으로 받아줘서 고맙죠. 이번 대회에서도 그랬고.

 

준오: 팀 메이킹을 하는 동안에도 아이디어가 계속 떠올랐어요. 그때마다 서로 협의해서 더 나은 기술로 발전시켰던 점이 좋았어요. 다이내믹한 상황들을 함께 잘 해결해냈어요. 평소에 보더라도 지호는 추진력이 강한 친구에요. 저는 상대적으로 그런 면이 부족한데 지호가 잘 보완해줘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죠.

 

Q6.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준오: 의학 문제해결에 있어서 공학적인 방법을 이용한다든가 실험실에서 임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약을 연구하고 싶어요.

 

지호: 헬스케어 분야에 관한 아이디어를 계속 생각해보고 싶어요. 진로도 그쪽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서로를 응원하며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서로를 향한 신뢰감을 보여준 두 사람의 모습이 그랬다. 의학계의 난제를 해결해 역사에 길이 남을 연구 업적을 세우는 것을 꿈꾸는 임 씨와, 테슬라의 CEO 엘론 머스크처럼 본인이 꿈꾸는 세상을 직접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길 원하는 김 씨. 목표하는 바는 다르지만 지금의 두 사람은 서로의 삶에 든든한 지원군이다.

 

   
▲ 이번 수상은 신뢰와 협력의 결과물이다. 최종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다를지라도 두 사람은 서로의 삶을 응원한다.

 

 

글ㆍ사진/ 김상연 기자       ksy1442@hanyang.ac.kr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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