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의 성숙한 자세 요구돼

첨단 과학의 시대다. 5T산업으로 대변되는 첨단 과학 중에서도 기술 강국 한국이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우는 분야는 단연 정보기술산업(이하 IT). 이러한 IT기술의 발달이 낳은 신풍속도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온라인 게시판의 등장이다. 지난 99년부터 포털사이트의 활성화와 더불어 등장하게 된 온라인 게시판은 네티즌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킬 만큼 활성화됐다. 이런 사회적 흐름에 대학도 예외가 될 수 없는 법. 본교 온라인 게시판은 시스템과 활성화 측면 모두에서 국내 대학 중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판단 기준인 두 가지 기준에서 모두 최고를 자랑하는 본교 온라인 게시판의 현 상태를 진단해본다.


   
 

‘자유게시판? 만능게시판!’

 

본교 온라인 게시판은 ‘만능 자유게시판‘이라는 애칭을 지니고 있다.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누구나 접속이 가능하고 다양한 정보와 의견이 존재하는 것이 온라인 게시판의 특징이다. 평소 안산 자유 게시판에 자주 접속을 한다는 김 연(국문대·국어국문3)양은 “하루 30분 정도 (본교)자유게시판 서핑이면 대학생이 관심을 가질만한 사회적 이슈와 학교 관련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다”며 자유 게시판 활용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 게시판 정보 공유의 기능은 때로 선행과 오프라인 만남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지난 6일, 서울 자유 게시판에서 ‘체리마루’라는 필명의 재학생이 습득한 지갑을 주인에게 돌려주기가 가능했던 사실은 이런 주장에 설득력을 더 해준다. 아울러 게시판을 활용 회원모집 중인 영어 토론 소모임 엘로크의 회장 송현오(공과대·기계3)군은 “우리 소모임 멤버의 대부분이 온라인홍보를 통해 가입한 회원이다”며 자유 게시판 활용이 효율적임을 시사했다.

 

온라인 게시판의 순기능은 교수와 직원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1일, 제 2 의학관 1층 개보수 공사 내용을 자유 게시판을 통해 공고한 시설과 및 연중 상시적으로 취업정보를 게시하는 취업센터는 온라인 게시판 활용도가 높은 대표적인 부서. 아울러 서울 자유게시판을 통해 공업수학 성적 입력 연장에 관한 공고를 올린 이광일(자연대·수학)교수는 “공대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강의였기 때문에 많은 재학생이 이용하는 자유 게시판을 주저 없이 선택했다”며 “일부 학생들로부터 연락이 오긴 했지만 예상했던 것 보다 전화가 적어 온라인 게시판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온라인 게시판을 활용한 공고의 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게시판 자정노력 필요해

 

   
 

앞서 밝힌 온라인 게시판의 정보 공유 용이성은 때때로 역기능을 유발하기도 한다. 올해 초 일반 포탈사이트에서 역시 논란이 됐었던 ‘외국인 강사의 한국 여성 비하 글’에 대한 반응이 이에 속한다. 본교 게시판에서도 논란이 됐었던 이번 문제는 일부 학생이 자신의 생각을 지나치게 일반화하거나 감정적으로 표현해 게시판 이용자에게 불쾌감을 유발하기도 했다. 안소라(언정대·광고홍보2)양은 “이번 일은 제외하고라도 종종 게시판에 비슷한 내용의 글이 확인돼 기분 상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안산캠퍼스 총여학생회장 김고은(공학대·화학공학3)양은 “글을 올린 이의 가치관과 의견에 대해 비판할 수는 없지만 다른 사람에게 거부감을 일으킬만한 소재는 피해야 하지 않겠냐”며 “다분히 여성을 비하하는 의견이 내포된 글을 과격한 논조로 학교 게시판에서 공론화 시키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고 재학생의 온라인 에티켓을 지적했다. 인터넷 한양팀 주간 황상재(사회대·신문방송)교수 역시 “학교 온라인 게시판은 학교의 또 다른 얼굴이며 재학생 이외에도 학부모 및 수험생 등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공간이다”며 “온라인 게시판은 사이버 상에 마련된 공공장소인 만큼 다른 친구를 생각하는 에티켓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황 교수는 “학교의 기본적인 방침은 제약과 규제를 통해 학생을 통제하는 것이 아닌 만큼 스스로 좋은 게시판을 만들어 나가는 지성인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정보 과포화 상태 해결, 게시판 링크화 작업 마무리 단계

 

   
 

본교 온라인 게시판은 하루 평균 50건 내외의 글과 게시물 당 평균 3백 건 정도의 조회수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만큼 국내 대학 중 최고의 시스템과 활성화를 자랑하는 본교 온라인 게시판에 대해 최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본교 온라인 게시판은 총 ‘아크로폴리스’, ‘사자후’, ‘서울 자유게시판’, ‘안산 자유게시판’, ‘교직원 게시판’ 등 다섯 가지 메인 파트와 ‘퀵 웹 보드 링크’로 구성됐다. 여기서 문제는 ‘교직원 게시판’을 제외한 네 가지 메인 파트 정보의 과포화 상태. 이는 ‘퀵 웹 보드 링크’ 사용이 부족한 점과 맞물려 학교 대표 게시판의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학교 측은 판단하고 있다. 김종현(경금대·경제3)군은 “네 곳 자유게시판 모두 이사, 아르바이트, 장학금 및 학사 정보 문의 등 비슷한 내용의 글이 올라오고 있어 섹션화의 의미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운용(건축대·건축3)군은 덧붙여 “퀵 웹 보드 링크의 경우는 재학생의 사용이 너무 저조해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서울 자유 게시판에서 모두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현 상황을 지적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 한양팀은 현재 대표 게시판에 학교 모든 기관과 단과대의 게시판 링크 연결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그 동안 양캠퍼스 자유게시판에서 모든 정보와 의견이 오가는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이는 게시판 링크화 작업은 현재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인터넷 한양팀은 밝혔다. 박정돈(부총장실·인터넷한양팀) 팀장은 “재학생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해부터 학교 대표 게시판에 단과대 및 행정부처 게시판 링크 작업을 기획했다”며 “각 해당 부처 게시판 링크 작업은 그 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정보의 혼재와 과포화 상태 해결에 상당한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연예인 X파일’이란 제목의 파일로 인해 국내 네티즌의 도덕성이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른 사건이 있었다. 외국 대학의 연구 프로젝트로 지정될 만큼 최고를 자랑하는 IT강국의 한국이지만 윤리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번 일로 증명됐다. 국내 최고의 게시판 활성화와 시스템을 자랑하는 본교이지만 갖춰진 인프라를 제대로 사용하는 재학생의 성숙한 자세가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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