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공과대와 공학대, 세계 수준 공학교육인증제 도입 준비
‘이공계 기피 현상’이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되는 요즘, 기업들이 공대 교육의 질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주장까지 더해지고 있다. 이공계 졸업생들이 입사 후 바로 회사 업무를 수행할 역량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 기업들은 이로 인한 신입사원 재교육비 또한 만만치 않다고 하소연이다. 실제로 선진국의 경우 입사 후 실제 업무에 투입되는 시간이 우리나라에 비해 짧다. 이는 기업체들이 원하는 자질을 대학이 교육과정에 적절히 반영하기 때문으로 미국 공과대학의 경우 이미 1930년 대 기업의 CEO들과 논의 과정을 통해 이를 이뤄냈다. 또한 이러한 논의의 결과로 공학교육인증제(The Accreditation Board for Engineering and Technology, 이하 ABET)를 도입, 교육의 질을 높여왔다.
ABEEK 인증의 단초, 토목·건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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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는 지난해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이하 인증원)으로부터 공과대 토목공학과와 건축대 건축공학과의 공학교육인증(The Accreditation Board for Engineering Education of Korea, 이하 ABEEK 인증)을 받았다. ABEEK 인증은 미국 ABET의 장점을 우리 실정에 맞도록 받아들인 제도다. 인증원은 공대 교육과정에 대한 졸업생들과 기업의 만족도가 지속적으로 낮은 상황임에서 기업과 학생이 만족하는 실용적인 공학 교육을 위해 지난 1999년 창립됐다. 이후 지난 2001년 ABEEK 인증을 받은 동국대와 영남대를 시작으로 인증을 받는 대학들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본교는 공과대와 공학대 전체 학과가 ABEEK 인증 받는 것을 목표로 이에대한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ABEEK에 대한 올바른 인식은 인증을 받기 위해서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인증을 받는 과정에서 본교가 올바른 교육목표를 세우며 학생들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계기로써 중요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ABEEK 인증은 각 공과 대학의 교육프로그램 단위로 이뤄진다. 만약 공과대학의 토목공학과가 ABEEK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토목공학 프로그램’으로 교과과정을 정리하고 서류를 제출, 심사한 후 실사단이 방문하게 된다. 프로그램의 교과과정은 기본소양과목 16학점, 수학, 물리 등 전공기반과목 32학점, 공학실무과목(전공 이론 및 설계) 64학점의 총 112학점으로 이뤄지게 된다. 이 뿐 아니라 학생 개인이 전공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작성, 유지해 나가야 하며 실제 모형을 제작하는 캡스톤 디자인(Capstone Design)의 과정도 겪어야 한다. 현재의 자유로운 교육과정과는 많이 달라지는 셈이다. 건축대 학장 손장열(건축) 교수는 “그동안 전공학점을 45학점만 이수해도 졸업이 가능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점을 높이기 위해 전공과목 대신 상대적으로 높은 학점을 얻기 쉬운 교양과목들을 선택했었다”며 “이로 인해 학생들의 전공실력이 떨어진데 대해 ABEEK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라고 밝혔다.
정부 및 기업, ABEEK 인증자에 대한 혜택 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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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앞으로는 공학교육이 ABEEK 인증을 중심으로 바뀔 전망이다. 인증원의 인증사업단 부단장을 맡고 있는 서울배움터 기획조정처장 오재응(공과대·기계) 교수는 “여러 정부 부처가 ABEEK 인증을 받은 사람들이 취업에 용이하도록 하는 정책을 도입중이다. ABEEK 인증을 받은 학생들은 기술사의 일부 과목을 면제해 주는 등 각종 혜택도 주어질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각종 대학 지원 사업에서도 ABEEK 인증을 받은 대학에는 가산점을 주겠다는 방침이다”고 말했다. 기업들 또한 ABEEK 인증을 받은 졸업생들을 우선 채용하도록 하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오 교수는 ABEEK가 “기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평가의 경우 학생들의 현재의 수준과 취업률 등이 좋은 평가를 받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반면 ABEEK 인증의 경우 현재 학생들의 학습 성과를 평가해 이를 CQI(Continuous Quality Improvement), 즉 지속적으로 향상 될 수 있게 지도하는 피드백 가능한 평가라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인증을 받은 학생들을 졸업 후 4~5년까지 관찰해 이들의 공학적 자질을 지속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협약 가입으로 국제적인 인증제로 거듭나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ABEEK가 국제적인 인증으로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영국, 호주 등 8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워싱턴 협약(Washington Accord)이 바로 그것. 워싱턴 협약에 따르면, 이에 가입한 국가들이 자국 공대의 각 프로그램에 대해 공학인증제를 적용하면 이를 다른 국가들의 인증과 동등한 효과를 지니게 된다. 따라서 가입국에서 직업을 얻는 것도 좀 더 쉬워진다. 세계적으로 워싱턴 협약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인증원은 오는 2007년 정식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듯 자신의 학과에서 배우는 교육과정이 ABEEK 인증을 받은 프로그램이 된다는 것은 앞으로 공대를 졸업하고 기술자로서 자리 잡을 수 있는 필요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과대 학장 임승순(분자시스템) 교수는 “ABEEK 인증을 받음으로써 학생들 스스로 자신이 제대로 공학교육을 받았다는자부심을 갖게 될 것이며 장차 능력에 맞는 올바른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본교는 점진적으로 모든 학과, 전공들의 프로그램이 ABEEK 인증을 받는 것을 목표로 이에 대한 준비를 실시하고 있다. 오 처장은 ”서울캠퍼스의 경우 공학교육혁신센터를 설립, ABEEK 인증을 받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고 밝히며 “ABEEK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교수, 직원, 학생들이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 만큼 준비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본교 공과대와 공학대의 2007년 ABEEK 인증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