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 연구의 좌장 이택휘(사회대·정외) 석좌교수
한국학이란 한국에 관한 언어·역사·지리·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 걸쳐 한국 고유의 것을 연구·계발하는 학문이다. 이러한 한국학은 대한민국의 국제 사회에서의 영향력이 증대됨에 따라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독자적 영역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즈음 지난 2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에 걸쳐 중국의 북경대학에서는 ‘제 2회 한국학대회’가 개최됐다. 한국중앙연구원과 중국 북경대학 주최로 열린 이 대회에서 전 세계 한국학 관련 주요 단체와 학자들이 참여해 ‘화해와 협력시대의 한국학’이라는 주제로 열띤 논의를 펼쳤다. 위클리한양에서는 이 대회의 정치·사회 분과에 참가한 이택휘(사회대·정치외교) 석좌교수를 만나 한국학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 2회 세계한국학대회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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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회 세계한국학대회 때부터 참여했다. 이번 세계한국학대회에서는 아시아태평양지역 한국학 국제학술회의, 유럽한국학회, 중앙아시아한국학회, 오스트랄아시아 한국학회 등 세계 각 지역의 주요 한국학 단체와 학자들이 모여 역사, 정치·사회, 경제·법률, 예술·민속, 문학 등 모두 10개 분과로 나뉘어 토론을 벌였다. 정치·사회 분과의 좌장 역할을 맡아 회의를 진행했고, ‘위정척사의 사상과 운동’이라는 주제에 대해 발표했다.
이번 대회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이번 대회에 참가하여 본교 사회학과의 신용하 석좌교수와 철학과의 송상용 교수를 만났다. 신용하 석좌교수는 각종 한국학 관련 국제학회나 행사에서 많이 마주치게 된다. 송상용 교수는 한국 과학사라는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학에 관련한 국제대회에 한양대학교 교수 세 명이 조직위원회로부터 중요한 역학을 부탁받아 참가하였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한양대학교가 한국학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과 공대 중심의 대학에서 벗어나 인문과학과 사회과학 분야를 더욱 성장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한국학에 대한 세계적 관심은 어느 정도인가?
80년대 말과 90년대 초,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무역국에 드는 등의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올림픽 등 국제적 행사를 개최하게 되면서 한국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커졌다. 이번 세계한국학대회의 개최도 한국학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고 해외 한국학 연구단체 및 해외 한국학자의 증대라는 기본토양이 성장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국력의 신장과 더불어 한국학에 대한 세계적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미국, 일본, 유럽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한국학을 연구하고 있으며 한국학 전문가를 요청하는 곳이 많아졌다.
한국학 특히, 사회과학분야의 현황이 궁금하다.
인문과학 분야에서는 한국과 관련한 많은 연구가 진행됐고, 연구 성과가 축적돼 학문적으로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는 것에 비해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한국관련 연구가 미약했던 탓에 상대적으로 학문적 발전이 미흡한 상태였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의 국력의 신장되고 세계 각국과의 교류가 늘어남에 따라 한국과 한국학에 대한 관심이 증대됐고 한국학의 사회과학분야의 연구가 요청되고 있다. 현재는 한국학중앙연구원과 민족문화추진회 등 관련 연구기관 등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고, 대학원을 중심으로 사회과학 분야별 한국학 연구가 조금씩 더 깊이 있게 이뤄지고 있다. 규장각 문서, 장문각 문서, 각종 문집 등 수 만 권에 이르는 원전이 상당부분 해석됐고, 일부는 영문 번역판을 준비하고 있다. 자료의 해석과 수집이 용이해져 과거에 비해 더욱 발전된 연구를 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한국학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와 연구를 하면서 겪은 어려움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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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이야기지만 대학 입학 후 은사님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때문에 학부 시절부터 정치사상사에 관심을 갖게 됐고, 고학년에 들어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의 정치사와 정치 사상사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당시만해도 공부할 자료가 변변치 못했다. 교재는 고사하고 그나마 있는 자료들이 거의 외국에서 연구된 자료였기 때문에 외국어 공부를 따로 해서 한국에 관한 공부를 하는 형편이었다. 이후에 본격적으로 한국의 정치사와 사상에 관한 연구를 하고자 우리나라의 관련 원전을 접하게 됐는데 그때 한문이라는 또 하나의 벽에 부딪혔다. 우리나라의 중요한 문서들은 대부분 한문으로 적혀 있었기 때문에 ‘민족문화추진회’에 들어가 한학 공부를 하기도 했다. 그 이후 원전을 읽고 해석하기 시작하면서 더 깊은 연구를 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흥미를 가지고 있는 연구과제와 사업은 무엇인가?
현재 학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정치동양학회를 통해 50여명의 학자들이 모여 집필한 ‘한국정치사상사’라는 책이 나올 예정이다. 지금까지 ‘한국정치사상사’라는 제목으로 나온 책이 많있지만,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통사를 모두 다룬 책은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근대 정치사상인 위정척사·개화·동학 사상 등 외세의 영향과 그에 대한 대응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학은 사회의 각 분야에 필요한 분야이다. 각종 국가 대외정책을 수립할 경우 한국학을 기초로 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스스로 수요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또한, 한국학은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은 학문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많은 곳에서 한국학 전문가를 요청하고 있다. 한문으로 된 원전을 읽고 해석할 수 있고, 그것을 영문으로 재해석 해 전 세계 각 지역에 알릴 사람이 필요하다. 한국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한국학의 세계화, 국제화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인재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
사진 : 염준용 학생기자 yjy30232@ihany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