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푸르름, 바흐와 함께 하세요'
바로크 음악의 거장 ‘요한 세바스찬 바흐’를 사람들은 흔히 ‘음악의 아버지’라고 부른다. 이는 그가 서양음악사에서 고전주의 이전 시대 모든 음악을 통합함은 물론 고전주의 이후 시대 음악의 시발점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악성 베토벤조차도 경외했던 바흐, 그는 현대의 음악가들에게도 ‘음악사의 영원한 지표’이자 ‘위대한 문화유산’이라고 칭송받고 있다.
이렇듯 위대한 작곡가의 음악을 당대연주라는 연주기법을 통해 국내 청중들에게 알리고자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바로 본교 음악연구소에서 주관하는 ‘서울 국제 바흐 페스티벌’이 그것이다. 5월 19일부터 30일까지 금호아트홀, 영산아트홀 등에서 막을 올리는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쳄발리스트 케틸 하욱산드를 비롯 오르가니스트 미하엘 라둘레스쿠, 첼리스트 빌란트 쿠이켄 등 내노라하는 연주자들이 모여 바흐의 음악을 재현하게 된다. 위클리한양에서는 이번 페스티벌을 계획한 본교 음악연구소장 강해근(음대·관현악) 교수를 만나 이번 페스티벌에 대해서 들어봤다.
![]() | ||
이번 페스티벌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한다면
이번 페스티벌의 주제는 ‘바흐’와 ‘당대연주’, 이 두 가지이다. 즉, 바흐의 실내악과 칸타타를 옛 연주 관행을 따르는 당대연주를 통해 표현해 내는 것이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바흐의 음악을 기존의 연주기법이 아닌 당대연주라는 국내에서는 아직 시도되지 않은 기법을 통해서 재현한다는 점이다. 당대연주는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당대의 악기와 연주기법을 재현해내는 것이다. 이러한 당대연주는 유럽 등 서양에서는 30년 전에 이미 시작됐고 현재에는 하나의 장르로까지 자리 잡은 연주기법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이러한 당대연주기법이 아직 많이 미흡한 수준이다. 이러한 국내의 당대연주에 관한 관심과 연구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이번 페스티벌을 준비하게 됐다.
이번 프로젝트의 주제로 바흐의 음악을 준비하셨는데
고 음악 이란 서양음악사에서 분류상 고전주의 이전, 즉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말한다. 두말할 것도 없이 바흐는 바로 이 고음악의 정점에 있는 인물이다. 따라서 고 음악을 주제로 한 음악축제에 바흐의 음악이 선정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또한 현재 세계 각지에서는 제2의 르네상스라고 불릴 만큼 음악계의 거장 바흐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를 국내에 도입하는 것은 세계적 음악조류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고 음악만이 가지는 매력은 무엇인가?
고 음악은 항상 당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당대 사람들과 같이 호흡해왔다. 즉, 고 음악은 당시의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당시 사람들에게 있어서 음악은 의사소통이 한 가지 수단이었다. 이를 통해 작곡가와 청중, 또한 청중과 청중들 사이에 이뤄졌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고 음악은 실용음악이었다. 이웃사람의 결혼식, 장례식을 위해서 노래를 쓰고, 왕의 즉위식을 위해서 음악을 만들었다. 이와 같이 고 음악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 뿐 만이 아닌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점 들이 고 음악이 갖는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번 행사가 국내 고음악계에 있어서 의의가 깊은 걸로 안다
![]() | ||
현재 고 음악을 연주하는 데에 있어서 당대연주의 기법은 거의 모든 음악선진국에서 일반화돼 있을 정도로 세계적인 흐름으로 인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세계적인 음악대학들에서 역시 이러한 당대연주에 관한 연구와 교육이 당연시 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고 음악의 불모지나 다름없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관심이 적다. 그렇기에 이번 페스티벌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되는 정격 바흐 음악제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번에 초청된 연주자들이 세계적인 명성을 갖추고 있는 연주자들이기에 이 또한 전례 없는 행사라고 생각한다.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바흐라는 작곡가의 음악과 당대연주기법에 대한 국내의 청중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음악연구소장으로 취임하신후로 고 음악관련 프로젝트를 꾸준히 준비해 오신 걸로 안다
2002년도에 음악연구소장으로 취임하면서 연구소의 목적을 옛 음악의 활성화와 당대연주 도입이라는 두 가지의 목표로 설정했었다. 이를 위해 고 음악에 대한 청중들의 관심을 모으고자 몇몇 프로젝트를 준비해왔다. 이를 위해 2003년도에는 ‘옛 음악, 예스런 연주 시리즈’를, 작년에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정격연주 합창단 ‘콜레기움 무지쿰’을 창단하기도 했다. 올해의 페스티벌도 이러한 목적에서 계획됐고, 3년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올해 열리게 된 것이다.
고 음악을 감상하는 청중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고 음악을 감상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그 시대로 가보는 것이다. 상상을 통해서 마치 자신이 그 당시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들어보는 것이 고 음악을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는 음악을 만든 작곡가에 대한 관심보다는 음악의 연주자에 대한 관심은 높은 편이다. 물론 음악을 연주하는 연주자도 중요하지만, 정작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그 음악이 말하고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작곡가가 음악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심을 갖는 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음악을 직접 들어보는 것이다. 직접 들어보고 느낀 느낌을 통해 작곡가가 음악을 만들었을 당시의 시대상황에 대해서 상상해 보고, 공부해 보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사진 : 김현곤 사진기자 ioi00ioi@ihany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