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풍부한 의사소통이 관계 형성의 밑거름
“얘들아, 같이 밥 먹을래?”
오후 강의를 막 마치고 나온 박기수(국제대·문화컨텐츠) 교수가 복도에서 마주친 제자들에게 건 낸 인사말이다. 박 교수의 ‘밥 같이 먹기’ 전략은 과 학생들에게 박 교수에 대한 ‘근엄함’보다 ‘친밀함’이란 이미지를 심어줬다. 사소한 일상생활도 교수와 제자간의 사이를 좁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이런 ‘교수와 제자가 함께하는 한양의 모습’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면 캠퍼스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5월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위클리 한양에서는 ‘조금 더 특별한 사제지간’을 만들어 가는 ‘아름다운 스승들’과 ‘아름다운 학생들’의 모습을 담아봤다.
교류, 적극적 의사소통 의지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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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캠퍼스 국제문화대 문화컨텐츠학과는 태어난 지 세달 째에 접어든 신설학과다. 두 명의 전임교수와 서른 두 명의 학생은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기에 좋은 규모인 만큼 그들은 ‘하나됨’을 중시한다. 이를 위해 박 교수는 학생들에게 연구실 문을 항상 열어 두고 교수와 학생 간의 풍부한 의사소통 창구를 마련했다. 그는 “이제 막 생겨난 과라, 학생들과 자주 접촉 해야만 하는 상황이고, 학생들 역시 적극적이다”라며 “그들이 편안히 찾아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고, 책도 빌려가고, 함께 차도 즐길 수 있는 열린 연구실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은 학생들의 발전과 직접 연결된다. 김현우(국제대·문화컨텐츠 2) 군은 “교수님의 적극적인 권유로 학교에서 주최한 글로벌 프로젝트에 우리 과에서만 네 팀이 참여했다”며 “덕분에 전문 교육에 더불어 실무 경험까지 쌓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예은(국제대·문화컨텐츠 2) 양은 “얼마 전 교수님께서 설문조사를 한 후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과 발전을 위한 제안서’를 만드셨다”며 “거기에는 익명으로 서로의 의견을 피력해, 교수님과 학생들의 관계 뿐 아니라 과 친구끼리의 이해를 돕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다.
“21C첨단 학문의 인재를 키우기 위해 학생의 실력 뿐 아니라 품성까지 알아야 한다”는 박 교수는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 중이다. 클럽과 연결된 미니홈피가 학생들과의 친밀한 관계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학기 중에 토익 점수를 가장 많이 올린 사람과 필독서 독후감을 가장 잘 쓴 사람에게 각각 50만원씩의 상금도 전달 해 학업 동기 부여에 힘쓸 것이다”라고 밝힌 것은 학생들에 관한 그의 깊은 관심을 나타내기에 충분했다. ‘고등학교 담임선생님’ 같다는 말을 자주 들을 정도로 친근하다는 박 교수. 그러나 그는 제자들의 ‘자율성과 의견’을 제일 우선시 한다는 점에서 분명 그것과 다른 점이 있었다.
만남, 시너지 효과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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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희(사범대·국어교육 3) 양은 최래옥(사범대·국어교육) 교수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작년 교수님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가지고 오신 꽃의 이름을 아무도 몰라서 반 전체가 교수님께 혼났던 일이 기억난다”고 말문을 텄다. 문양은 “그 꽃은 수업시간에 배운 시에 등장한 산수유 꽃이었는데 우리에게 보여주시기 위해 직접 꺾어 오셨던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이 외에도 강단에서 연극, 민요는 물론 심지어 굿까지, 제자들의 학문적 이해를 돕는 일이라면 기꺼이 몸으로 행한다는 최 교수는 이런 ‘보여주는 강의’로 유명하다.
이처럼 ‘체험하는 학습’을 중요시하는 최 교수는 무엇보다 국어교육과의 대표 행사인 답사를 통해 제자들과 자유로운 만남을 통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86년, 과가 창설된 이후부터 학생들과 늘 답사를 함께 했다는 최 교수는 “예를 들어, 삼국유사의 배경인 신라에 가서 직접 유적지를 보고 느끼면 학생들이 훗날 선생이 돼서도 그것에 대한 강의를 할 때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에 덧붙여 “답사 현장에서 제자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직접 담아두면, 돌아와서도 제자들과 공유했던 추억과 정을 느낄 수 있어 뜻 있다”며 답사의 장점을 설명했다.
김상수(사범대·국어교육 3) 군은 “정년퇴임을 앞둔 노교수이심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에게 상당한 애착과 관심을 보여 주신다”며 “특히 수업 중에 배운 옛 시조와 가사를 학생들이 현대식 내용으로 직접 창작하도록 해 작품들을 묶어 책으로 내 주시고, 함께 읽어 보시는 그 열정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이것은 “학생들과 교수가 가까워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통 관심사’를 만들어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라는 최 교수의 평소 신념을 여실히 나타내는 실례임이 분명했다.
‘학부제, 소통으로 풀어 간다’
‘학과’제도에 비해 많은 인원의 교수와 학생들이 어우러져 있는 ‘학부’제도의 의사소통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던 문제였다. 경영학부는 이런 문제점의 실마리를 풀기위해 지난 2003년부터 1학기에는 ‘교수님과 함께하는 자장면 데이’를, 2학기에는 ‘피자 데이’ 행사를 마련해왔다. 여태경(경영대·경영학과 3)군은 “지난해 행사는 1백여 명 정도 참석해 경영학부 학생이 1천 2백 명인 것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참여율이 저조했다”며 “이번 5월 달 중 계획 된 ‘자장면 데이’ 행사는 많은 학생들이 참석해 교수님과 밥 한 끼 먹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학술적 정보를 교류하고 유대감을 쌓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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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피자 데이’에 참석했다는 남현준(경영대·경영학과 2) 군은 “피자데이를 통해 교수님들과 가까워져 수업 시간에도 다른 학우들보다 더 적극적일 수 있었다”며 “앞으로 경영대에도 교수님과 학생들 간의 인적 커뮤니케이션 관계가 확대됨으로서 양자 간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는 일이 잦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표현했다. 이에 경영대 학생회측은 기존 행사를 계속 유지하되, 조금씩 교수와 함께하는 이벤트를 늘려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학생들과 함께하는 행사에 꾸준히 참석해 온 전상경(경영대·회계)교수는 “행사일정을 미리 계획해 미리 홍보를 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학생들이 주체가 되서 계획한다면 교수들은 언제든지 같이 할 수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전 교수는 “경영학도다운 ‘전략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체계적으로 준비한다면 교수와 학생이 교실 밖에서의 아름다운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라며 “학생회에서 경영학부 전체 구성원의 유기적 관계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