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민족적 정체성에 대한 문제 많이 줄어"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도 민족적 정체성 찾기에 여념이 없는 재일조선인들의 문제는 한·일 양국이 함께 고민해야 할 가치다” 지난 4일, 국제문화대 일본언어문학부는 작지만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재일한국인 문학에 대한 특별 강연이 그 것. 이 날 강연을 맡은 가와이 오사무씨는 일본인임에도 불구, 시종일관 재일조선인문학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배려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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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활동하는 재일교포 작가들의 세대별 흐름을 파악하고, 오늘의 현실을 알아보는데 의의를 둔 강의는 80명이 넘는 학생들의 열띤 참여와 관심 속에서 시작됐다. 강연은 일본 문학 속에서 교포 작가들의 달라진 위상과 고민을 알아보며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는데 집중됐다.
김학영이나 이회성으로 대표되는 2세대까지의 재일 조선인문학은 주로 민족적 정체성의 위기와 획득이라는데 초점을 맞췄다. 결국 그들은 ‘기묘한 조선인’, ‘반쪽발이’의 자아인식을 바탕으로 어느 편에도 속하지 못한 찢어진 존재로서 시대와의 긴장감을 형성하기에 이른다. 이에 비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유미리 씨 같은 제 3세대 작가들은 재일교포들을 역사적 존재에서 개인적 존재로 바라보고 있다. 새로운 방향성의 모색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재일 조선 문학은 한국 근현대사와 밀접한 영향 관계를 지녔으며 동시에 그 시작은 매우 가혹한 현실에서 출발했다”라며 이날 행사를 진행한 강우원봉 강사는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서 학생들의 관심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의를 함께 한 임동현(국문대·일본언어 4)군은 “재일 조선인 문학에 대한 연구가 전무한 국내 현실에서 이번 강의는 관심의 대상이었고, 문학뿐만이 아닌 정치·사회적으로도 재일 교포들의 문제를 생각해 볼 계기가 됐다”며 강의에 대한 소감을 정리했다.
70년대 말, 이회성씨의 강연에서 감동을 얻어 재일 조선 문학 연구가의 길로 들어 선 가와이 오사무씨.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학생들의 재일 문학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자신의 노력이 작은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했다. 또한 지속적으로 한국내 일본 문학 학회와의 교류를 시도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