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어학원장 이기정(인문대·영어영문) 교수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 영어는,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게 됐다. 그리고 이제 영어는 개인의 경쟁력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고 있으며, 때문인지 국내의 영어 교육 시장 역시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너나 할 것 없이 영어를 공부하고 배우려는 사람들의 열정은, 역시 너나 할 것 없이 영어를 가르치려는, 의식 없는 영어 교사들의 출현을 동반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본교 어학원에서는 ‘제대로 된 영어를 할 줄 아는 제대로 된 영어교사’의 양성을 목적으로 5년 째 TESOL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결실을 인정받아 최근 ‘코리아타임스’에서 선정한 ‘2005 대한민국 외국어교육대상’ 교육과정부문에서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위클리 한양에서는 국제협력실장 이기정(인문대·영어영문) 교수를 만나 그 비결을 들어봤다.

 

   
 

최근 ‘대한민국 외국어 교육 대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상인가?

 

코리아타임스가 창간 55주년을 맞이하여 2백여 개의 외국어 교육 기관, 학원 및 기업을 대상으로 ‘2005 대한민국 외국어교육대상’ 수상자를 선정했다. 올해 처음 제정된 상이며, 전국의 외국어 관련학교, 학원,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총 25곳이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본교 어학원은 이 ‘대한민국 외국어 교육 대상’에서 교육과정 부문을 수상했다. 이는 5년째 시행해 오고 있는 본교의 TESOL프로그램이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그 우수성을 인정받게 된 좋은 계기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매우 기쁘다.

 

TESOL과정에 대해 설명해 달라.

 

TESOL은 ‘Teaching English to Speakers of Other Languages ’의 줄임말로,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본교는 미국의 오레곤 대학과 공동으로 이러한 TESOL 프로그램을 개발해 현재까지 5년째 성공적으로 프로그램을 시행해오고 있다. 커리큘럼은 크게 5과목으로 구성되며, 모든 과정을 이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3주이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목적은 능력 있는, 정말 영어를 아는 교사를 양성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크게 ‘Graduation Track’과 ‘Teaching Track’의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말 그대로 전자는 학자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며, 후자는 우수한 교사를 길러내는 프로그램이다. 결국, 우수한 학자 및 양질의 교사 양성이라는 이념이 이 프로그램의 출발점이며, 최종 목표다.


본교 TESOL 프로그램만의 강점이 있다면?

 

우선 우수한 교수진을 꼽을 수 있다. 본교 TESOL프로그램의 교수진은 전원 미국의 오레곤 대학에서 파견되며, 교수는 공동선발을 원칙으로 한다. 즉 본교와 오레곤 대학이 마련한 엄격한 기준 하에 함께 교수를 선발하고, 이렇게 선발된 교수진이 양질의 강의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항상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 현재 70여명의 학생이 프로그램에 참가중이며, 대체적으로 프로그램에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또한 본교에서 TESOL 과정을 모두 이수한 후, 원하는 학생은 본교와 협약을 맺은 20여개의 미국 내 협력 대학에서 일정 과목의 이수를 인정받을 수도 있다. 23주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집중적인 커리큘럼을 거침으로써, 국내에서 정규 석사학위를 마칠 수 있다는 것도 본교 TESOL프로그램의 큰 강점이다.

 

영문학 교수이자 어학원장으로서, 평소 영어 교육에 대한 철학을 지니고 있다면?

 

   
 

우선 영어를 배우는 사람은 영어에 흥미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흥미가 있으면 관심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각자 영어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고유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이 흥미를 독서와 접목시켜 보라. 즉, 게임에 흥미가 있는 아이들은 게임과 관련된 서적을 보거나 영문 게임을 즐기고, 여행에 흥미가 있는 아이들은 여행과 관련된 원서를 봄으로써 실력을 늘릴 수 있다. 나의 전공서적을 영어로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 나의 전문분야의 글을 영어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돼야 진정한 의미에서의 영어실력 향상을 논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심분야의 책을 많이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요즘 들어 해외어학연수에 대한 많은 폐해가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한다면?

 

최근 들어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조기 유학을 떠나거나 해외로 어학연수를 가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해외로 나가는 학생들이 염두에 두는 것은 단연 ‘말하기 실력의 향상’일 것이다. 그러나 영어 공부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독해다. 문맹이라는 것은 말을 못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닌,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말은 글에 비하면 다소 낮은 수준의 어학능력이며, 정말 중요한 것은 독해실력이다. 일부 아이들이 조기유학에 실패하는 이유나, 어학연수를 다녀와도 토익 성적이 제자리인 학생들은 그 이유를 독해에서 찾아야 한다. 양질의 글을 많이 접하는 것은 세련된 문법과 회화 구사에도 큰 도움을 준다. 다시 말하지만, 전공분야나 관심분야의 원서를 꾸준히 읽고 이해함으로써 보다 본질적인 영어 실력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TESOL 프로그램의 향후 운영 계획은?

 

영어는 이제 그저 단순한 미국, 영국의 언어가 아닌 국제어가 됐다. 한국인과 일본인이 만나서 영어로 대화를 하며, 비즈니스를 하는데도 반드시 영어가 필요하다. 따라서 앞으로도 영어의 영향력은 엄청나게 커질 것이며, 이와 더불어 영어 교육시장도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교사들이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다. 영어는 반드시 영어를 제대로 교육받은 사람들에 의해 교육되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본교의 TESOL과정은 학생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양질의 프로그램이다. 보다 많은 한양인들이 이 과정을 접함으로써, 앞으로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시장에서 큰 역할을 하게 되길 바란다.


사진 : 송호성 학생기자 hyumech@i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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