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도자기 주제로 한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펼쳐
옛 사람의 생활 지혜를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에게 심어주는 자리가 마련됐다. 본교 박물관은 ‘고마운 흙, 화려한 흙’이라는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들이 교과서에서만 보던 유물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19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각 3일 간 진행된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 유물 가운데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는 토기와 자기를 주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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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흙-토기
첫째 날은 ‘고마운 흙-토기’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어린이들은 유물을 관찰하고 그림도 그려보며 신석기시대 사람들이 흙과 불을 결합시켜 그릇을 만들게 되는 과정과 그로 인해 변화되는 신석기인들의 생활, 그리고 그릇에 담긴 그들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나도 고고학자’라는 프로그램은 삼국시대 토기 가운데 복원 제작한 토기를 깨뜨리고 이를 다시 맞추어 완성하고 실제 유물을 전시실에서 찾아봄으로써 어린이들이 손으로 만지고 느끼며 배우는 자리였다. 조별로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어린이들 간의 공동 작업을 통해 협동심을 기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됐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전이경 (언주초등학교 4) 양은 “학교에서는 찰흙만 만져 봤는데 토기를 직접 만져보니 너무 신기했어요”라며 프로그램 참가를 즐거워했다.
화려한 흙-자기
둘째 날 주제는 ‘화려한 흙-자기’로 어린이들이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청자, 분청사기, 백자로 대표되는 화려하고 다양한 자기들을 감상하고 각각의 특징을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날 어린이들은 자기 문양을 직접 그려봄으로써 자기에 이용되는 다양한 기법들을 배울 수 있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이 자기의 빛깔, 문양에 대한 지식을 갖게 되어 문화재를 감상하는 눈을 높여 주는 계기가 됐다.
어린이 유물 도록 만들기
셋째 날은 어린이 각자가 정한 토기나 자기 가운데 한 점을 연구하고 관찰해 도록을 제작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지난 이틀간 배운 도자기에 대한 지식으로 스스로가 그림을 그리고 유물에 대한 설명과 자신의 느낌이나 소개글을 적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자료 들은 도록으로 만들어져 어린이들이 간직할 수 있게 된다. 고명균(오마초등학교 2) 군을 프로그램에 참석시킨 고 군의 어머니 김미선 씨는 “방학 때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에 아이를 참석시킨다”며 “이번 박물관 프로그램은 평소 접해볼 수 없는 것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기회여서 아이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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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그램은 박물관 리모델링 이후 처음 맞는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박물관 측은 “첫 시도인 만큼 다른 교육 프로그램보다 더 많은 준비를 했다”며 “전문적인 교육을 위해 유물 전문 강사를 초빙했고 홍보 역시 각종 공공 기관과 연계해 펼쳤다”고 밝혔다. 그 결과 서울 경기 지역 총 1백20여 명의 초등학생들이 참가했으며 그 내용 또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물관 교육 연구소 ‘생각하는 박물관’의 전재신 대표는 “한양대 박물관은 리모델링이 잘 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하기 좋은 공간이다”며 “특히 전시실이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되어 있어 눈높이 관람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고 본교 박물관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번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에는 특별한 손님도 참가했다. 성동 지역 저소득층 자녀가 20여 명 초대된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방학 때 외부 교육을 받기가 힘든 상황. 이에 박물관은 성동 구청과 연계해 이들을 초대해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시켰다. 이 뿐 아니라 박물관은 본교 사회봉사단과도 연계해 다음 달 2일 성동 지역 저소득층 자녀 50여 명을 대상으로 하는 유적지 견학도 예정하고 있다.
앞으로도 박물관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칠 계획이다. 이번에 실시한 초등학생 대상 프로그램을 방학 중 정기적으로 펼칠 예정이며 10월 탄쟈니야 구석기 유물전도 준비 중에 있다. 사범대와 연계해 프로그램 강사 등으로 박물관을 교육 실습의 공간으로도 활용할 방침이다. 박물관 이권호 연구원은 “재개장 이후 박물관은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펼치고 있다”며 “그러나 아무리 좋은 박물관이라도 학생들의 관심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라고 말하며 박물관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쏟아주기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