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만남이 한·일 양국 발전시킬 소중한 인연으로 발전할 것

한국을 배우기 위해 한양으로 온 학생들이 있다. 지난 1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일본 자매대학 단기 한국어 연수에는 일본 와세다 대학, 고난 대학, 도카이 대학 등에서 온 68명의 학생들이 그들. 이들 한국어 연수단은 한국어 수업 뿐 아니라 난타 공연 관람, 홈스테이 등을 경험하며 한국의 문화의 다양한 면을 들여다봤다. 특히 지난 12일부터 2박 3일간 진행된 한국 가정 홈스테이는 일본 학생들에게 한국을 더욱 잘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위클리 한양은 마쯔모토 료타(코난대·법 2) 군과 한국 가정 홈스테이 2박 3일을 함께 하며 일본인의 한국 배우기를 밀착 취재했다.

 

인사동, 전통과 만나는 21세기

 

   
 

12일 오후 2시, 위클리 한양 기자와 만난 마쯔모토 군. 코난 대학에서 제2 외국어로 한국어를 1년 이상 공부했기에 일상 대화는 자연스럽다. 가벼운 인사와 2박 3일 간의 일정 소개로 어색함이 풀어진다. 처음 향한 곳은 인사동. 높은 빌딩숲 사이에서 전통을 찾을 수 있는 대표적 관광지. 가장 관심을 보인 것은 하회탈. 어디에 쓰는 것인지, 왜 모양은 웃는 얼굴인지 본 기자가 설명해주자 마냥 신기해한다. ‘뽑기’로 불리는 과자를 먹어보고는 너무 달다며 결국 다 먹지 못했고 번데기를 보자 잠시 눈살을 찌푸린다.

 

잠시 쉬기 위해 들른 전통 찻집에서 찻집 벽에 적혀 있는 오래된 낙서들과 벽 한편에 꽃혀 있는 이십년은 족히 넘었을 법한 책들이 분위기를 더해준다. “일본에도 차 문화가 많이 발전했지만 한국 차는 다양하고 맛이 독특하다”고 말한다.

 

저녁은 삼겹살을 선택한다. 한국 음식을 좋아해서 비빔밥, 불고기는 먹어봤지만 삼겹살은 처음이란다. 본 기자는 삼겹살이 혹시 입에 맞지 않을까 조마조마 했지만 그 우려는 잠시 뿐이었다. 상추쌈을 좋아하고 구은 김치도 맛있다고 한다.

 

오후 9시쯤 홈스테이 가정에 도착한다. 가족이 모두 나와 마쯔모토 군을 반긴다. 마쯔모토 군은 인사와 함께 준비해 온 선물을 전한다. 가족들과 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눈다. 하루 종일 한국말만을 사용하고 몸으로 한국을 배웠기에 많이 피곤하지만 한국을 더 알아 가는 것이 재미있기만 한 하루다.

 

한국 전통 문화 체험하기, 용인 민속촌

 

13일, 홈스테이 둘째 날. 용인 민속촌으로 향한다. 35도에 가까운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민속촌에는 외국인 뿐 아니라 나들이 온 한국 가족들로 가득하다. 남방계 초가집부터 북방계 초가집, 관아와 감옥 등을 둘러본다. 한지를 만드는 것, 누에로 실을 뽑는 과정을 직접 보고 무척 신기해한다. 짚신을 만드는 곳에서는 직접 몇 가닥 꼬아보기도 한다. 관아에서는 곤장을 보고 놀란다. 본 기자는 아는 만큼 열심히 한국 전통들에 대해 설명한다. 가끔 정확한 전달이 되지 않을 때도 있지만 일본 문화와 비슷하지만 많이 다른 한국 전통 문화를 보고 배운다.

 

   
 

승마 공연, 줄타기 공연, 널뛰기 공연 등을 관람한다. 특히 줄타기와 널뛰기 공연에서는 환성과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아슬아슬한 묘기를 카메라에 담는다. 마쯔모토 군은 직접 널뛰기를 해 보지만 잘 되지 않자 “한국에는 널뛰기나 줄타기를 가르쳐 주는 학교가 있나요?”하고 묻기도 한다.

 

저녁 식사는 홈스테이 가정 가족들과 함께 한다. 메뉴는 불고기와 파전. 파전을 특히 맛있다고 한다. 김치도 곧 잘 먹는다. “한국 음식 먹으면 매워서 땀은 많이 나지만 맛있어요”라고 말한다. 저녁 식사 후에는 마쯔모토 군이 살고 있는 일본 오사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제 기자와는 많이 친해져 농담도 주고받으며 오사카에서 또 만날 것을 약속한다. 홈스테이 프로그램이 어느덧 끝나 간다.


한국 대학생 문화 체험, 보드게임방

 

마지막 날, 마쯔모토 군은 근처 대형 할인 마트로 향한다. 일본에 있는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서다. 선물은 일본에서 인기 있는 한국 김. 마쯔모토 군은 “한국 김을 다른 어떤 선물보다 좋아한다”고 말한다.

 

이 날은 마침 복날이다. 점심식사는 삼계탕. 삼계탕 역시 마쯔모토 군은 좋아한다. 본 기자는 삼계탕 속에 들어 있는 각종 한약재에 대해 설명하는데 한참의 시간이 걸린다. 점심 식사 후 향한 곳은 압구정동. 압구정동은 한국의 젊은 문화를 느껴보고자 찾은 곳이다. 압구정동 거리에서 가장 먼저 마쯔모토 군의 눈에 들어 온 것은 성형외과. 본 기자는 한국의 성형 열풍에 대해 설명해 준다. 곧 이어 간 곳은 보드 게임방이다. 20대의 건전한 놀이 문화로 자리 잡은 보드 게임방이 이 날의 마지막 한국 문화 체험장. 간단하고 재미있는 놀이를 통해 같이 웃어본다. 모형 돈을 사용하는 게임에서는 한국 돈의 단위에 대해 공부하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오후 8시, 본교 기숙사 앞. 본 기자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작별 인사를 한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어느덧 친구가 되어 있다.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서로 헤어진다. 그리고 이렇게 짧지만 길었던 2박 3일은 끝이 난다.

 

이번 한국 가정 홈스테이 프로그램은 총 58 명의 학생들이 참가해 한국을 접해보았다. 홈스테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은 수업 시간에는 배울 수 없는 진짜 한국을 배울 수 있었다. 일본 자매 대학 단기 한국어 연수단은 27일 일본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나 이들이 맺었던 한국 가족들과의 인연은 일본에 돌아간 뒤에도 계속 될 것이다. 광복 60주년, 한국과 일본 사이에 아직도 남아 있는 벽들은 이러한 인연으로 인해 조금씩 허물어져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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