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에서 고위공직자까지 다양한 스펙트럼 보여

위클리한양의 장기기획 시리즈 ‘한양 동문이 뛴다’가 1백회를 맞았다. 지난 2000년 12월 김영수(원자력 졸) 동문의 첫 인터뷰로 시작한 ‘한양 동문이 뛴다’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한양인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 중인 동문들을 조명해 왔다. 위클리한양에서는 ‘한양 동문이 뛴다’ 1백회를 맞아 이같은 동문들의 행보를 이공 계열과 인문사회예체능 계열로 나눠 2회에 걸쳐 정리해 봤다.

 

- 편집자주

 

근대화 주역 동문들, CEO로 거듭나다

 

   
 

최근 중국의 유인우주선 발사를 계기로 위기감을 느낀 각 경쟁 국가들은 자국의 과학기술발전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 앞선 과학기술 필요성의 경각심은 자연스레 종사자에 대한 높은 관심 및 우대로 이어지면서 과학기술전공자들은 연구 등 본연의 분야에 뿐만 아니라 재계, 정·관계, 금융계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이공계 위기’로 회자는 한국이 두 팔을 걷어 올리고 ‘이공계 기 살리기’에 나선 연유도 같은 맥락이다.

 

이 시점에서 전통적으로 공대분야가 강한 본교 동문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특히 과학기술 출신 국내 상장 기업 CEO들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현재, 이공계 출신 동문들의 활약상이 청신호를 그리고 있어 ‘한양공대’파워는 계속 이어질 기세다. 작년 8월, 한국상장협의회가 최근 6백 88개 상장사의 대표이사 9백 82명을 조사한 결과 본교 이공계 출신 동문 비율이 10%로 국내 대학 중에서 ‘톱클래스’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표적인 동문으로는 현대자동차 회장 정몽구(공업경영 67년 졸) 동문을 비롯해 LG전자 부회장 김쌍수(기계 69년 졸) 동문, LG화학 사장 노기호 (화학공 72년 졸) 동문, 삼성전자 LCD 총괄 사장 이상완(전자 74년 졸) 동문, 현대건설 사장 이지송(토목 63년 졸) 동문이 있으며 LG마이크론 사장 조영환(전자 70년 졸) 동문, GS홈쇼핑 고문 최영재(화학공 65년 졸) 동문, 삼성토탈 사장 고홍식(기계 70년 졸) 동문, 한진중공업 건설부문 대표이사 박재영(건축 68년 졸) 동문, 신도리코 대표이사 회장 우석형(전기 78년 졸) 동문 등이 있다.

 

한국의 근대화엔 한양이 있었다. 이는 1960, 70년대 1선에서 활동하던 본교 출신 엔지니어들이 현재는 최고 경영자(CEO)의 위치에서 올라 있다는 점이 단적으로 말해 준다. ‘한국근대화의 기수’라는 1세대 동문들의 이 같은 행보에 이어 최근에는 벤처기업과 중소기업 등지에서의 동문들이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중소기업과 벤처, 여전히 강세

 

   
 

IMF강풍으로 몸살을 앓던 한국에서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급부상 했다가 거품이 차츰 꺼지면서 ‘알짜배기’만 남게 된 벤처와 IT분야에서도 본교 이공계 출신 동문들의 활약은 사그라질 줄 모른다. 한국 산업계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최근에 기업은행이 창립 43주년을 맞아 개최한 ‘중소기업인 명예의 전당’에서 선정된 중소기업 CEO 4명 중 2명이 본교 공대 출신으로 밝혀져 화제를 모았다. 자화전자 사장 김상면(금속 73년 졸) 동문과 HJC 사장 홍완기(공업경영 68년 졸) 동문은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는 뚝심을 갖고 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한 기업인들이다.

 

그 밖에도 ‘섬유분야의 삼성’으로 통하는 은성코퍼레이션 사장 이영규(섬유공학 85년 졸) 동문, 세탁프랜차이즈업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크린토피아의 이범택(섬유 72) 동문, ‘아이디어비데’로 유명한 엔씨엠 사장 김용두(기계 75년 졸) 동문 등이 중소기업계에서 발군으로 통한다. 벤처와 IT분야도 마찬가지다. 가정용 열병합 발전시스템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을 보유해 ‘불황을 헤치는 여걸’이라는 평을 듣는 퓨얼셀파워 대표 신미남(재료공학 85년 졸) 동문, K-웨더 대표 김동식(기계공학 94년 졸) 동문, 차세대 첨단유망콘텐츠 분야의 유망기업 이노비텍 대표이사 유기천(전자컴퓨터 86년 졸) 동문, 자타공인 최고 IT기업인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사장 유재성(전자 88년 졸) 동문 등이 있다.

 

벤처 및 IT분야는 21세기 한국의 경쟁력 담보를 위해 크게 판을 벌인 분야 인만큼 본교 역시 인재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2년, 창업지원우수대학으로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본교와 성동구가 협력해 성동벤처밸리 구성을 추진으로 ‘한국의 실리콘벨리’를 꿈꾸는 등 지금도 HIT를 비롯한 각종 랩 실에선 ‘연구강행’이 계속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안산캠퍼스의 테크노파크의 완공으로 본교가 연구 개발 능력을 갖춘 기업들을 근거리에서 지원할 수 있게 돼 본교 출신 동문의 벤처·IT강세는 더욱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직계에 새 바람 불어 넣다

 

   
 

정부의 ‘이공계 공직 확대 방안’에 따라 2008년까지 4급 이상 공무원 중 기술직이 30퍼센트 수준까지 확대되고 5급 공무원 신규채용 시 기술직이 40퍼센트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동시에 정부는 중앙인사위원회의 ‘이공계 전공 공무원 인사조직 관리지침’에 따라 신규 채용 시 기존 기술고시에 의한 임용보다는 기술사, 박사 등 과학기술인력 임용비율을 확대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본교가 개설한 ‘이공계 고위 공직자 과정’은 작년 9월에 1기 수료생을 배출했다. 이공계 공직진출바람과 이에 합세한 본교의 지원에 힘입어 우수한 이공계 인재들의 공직 진출이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진출해 있는 본교 이공계 출신의 고위공직자의 비중 역시 본교가 단연 앞서고 있다. 국회의원의 경우 총 의원 가운데 이공계 출신의원이 4.7퍼센트에 불구함을 미뤄볼 때, 본교 이공계 출신 의원들의 활약은 ‘작지만 거대하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국회의원 이정일(공업경영 69년 졸) 동문과 임종석(무기재료공학 95년 졸) 동문이 있다. 각 정부부처에 속해있는 동문들의 경우 대부분이 기술고시 출신으로 ‘미래형 요직’에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철도청 고속철도본부장을 역임한 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WCRR기획단 단장으로 있는 정용철(전기 77년 졸) 동문 외에도, 환경부 대기보전국장 고윤화(기계 81년 졸) 동문, 주중국대사관 참사관 김지태(기계 80년 졸) 동문, 국립환경연구원장 윤성규(기계공학 79년 졸) 동문 등이 있으며, 과학기술부 금속사무관 이우진(신소재 94년 졸) 동문이 이공계직에 ‘한양’의 이름을 걸고 있다. 특히 이 동문은 미국 유학 도중 정부의 이공계공직자진출 일환으로 행해진 첫 특채에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채용돼 공직을 꿈꾸는 이공계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을 주고 있다.

 

‘글로벌 리더’에서 ‘나눔의 리더’까지

 

한양대 이공계출신 동문들은 한국 근대화의 기수를 기꺼이 맡았다. 이 과정을 통해 사회에 진출한 선배들이 다양한 길을 모색해 놓은 만큼 학교에 남아있는 후배들에게도 많은 몫이 주어진다. 특히 본교 출신으로써 지난 3년간 기획처장 역을 역임하면서 ‘사랑, 한대!’를 몸소 실천해온 오재응(공과대·기계) 교수는 “사회에 먼저 진출한 동문들이 양적 발전을 이뤄놓은 만큼 한양의 울타리에 아울러있는 우리들은 질적 발전을 꾀해야 한다”며 한양인의 지속적인 분발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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