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은 지정된 장소에서만, 분리수거 조금만 신경 쓰면
개강과 함께 캠퍼스는 활기로 넘친다. 방학 내 한산했던 캠퍼스에 삼삼오오 모여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에서 다시 활기를 찾은 캠퍼스를 볼 수 있다. 그와 동시에 ‘인간의 손길이 닿는 곳에 자연파괴는 존재한다’는 어느 학자의 말처럼 캠퍼스는 늘어나는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양적인 수의 증가로 대학생들의 사회적 지위가 예전만 못하더라도 여전히 대학생들은 사회의 지성인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캠퍼스 곳곳에서 보이는 쓰레기들과 담배꽁초는 본교를 찾은 이들에게 한양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어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분리수거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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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학교에서 하루에 배출되는 쓰레기의 양은 약 10톤. 절대적인 쓰레기의 양이 많은 것이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배출된 쓰레기가 분리수거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모든 건물의 층에는 분리수거를 위해 3개를 1세트로 묶은 휴지통들이 배치돼 있다. 분리수거를 위해서 휴지통은 3개를 묶어 놓았으나 분리수거율은 무척 낮다. 아니, 전혀 분리수거가 되지 않는다고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제대로 된 분리수거를 위해 청소부 아주머니들은 쓰레기를 모아 다시 분리수거를 하는 이중 작업을 한다. “캔뿐만 아니라 종이컵도 파지로 분류되기 때문에 그 안에 담배꽁초를 넣으면 빼야만 한다. 학생들이 조금만 신경을 써 줘도 좋으련만....”며 끝을 흐리는 청소부 아주머니의 말에서 본교 학생들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난다.
주변 자취생들이 쓰레기 봉투값을 아끼기 위해서 검은 비닐봉지에 집에서 발생한 쓰레기들을 담아 와서 학교에 비치된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도 분리수거를 어렵게 만드는 한 요인. 여러 가지 쓰레기들을 한 봉지에 담아오기 때문에 아주머니들은 봉지를 연후 다시 분리수거를 해야만 한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상 쓰레기 봉투값을 아끼려고 하는 것을 이해하지만 분리수거라도 해서 버렸으면 한다”며 학생들이 최소한의 양심은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화장실과 강의실이 가장 관리하기 어려워’
건물 안에서 가장 관리가 힘든 곳을 꼽으라면 단연 화장실이다. 어느 건물의 수준을 가늠할 때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이 화장실이라는 점에서 본교 건물들은 높은 점수를 받기는 어려울 듯하다. 화장실 벽의 낙서는 예전보다 많이 줄었지만 함부로 버려진 휴지나 바닥에 떨어진 담배꽁초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다. 단순히 담배꽁초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흡연자들 사이에서 흔히들 ‘총알’이라고 불리는 담뱃재 털기는 주변을 더욱 지저분하게 만든다. 또한 ‘큰일’을 보고 난 후 물을 내리지 않고 나가는 사람들은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는 문구를 무색케 하며 기본적인 소양조차 의심케 한다. “한양대 학생들의 도덕의식이 의심된다. 초등학생도 이보다 깨끗하게 화장실을 이용할 것이다”라는 한 청소부 아주머니의 말에서 부끄러운 본교 화장실 문화의 수준을 읽을 수 있다.
캠퍼스의 꽃이며 배움의 장인 강의실 역시 쓰레기들로 넘쳐난다. 수업이 끝난 후 둘러본 강의실은 빈 음료수 깡통들과 이런저런 전단지들이 넘친다. 이 역시 책상 밑이나 은밀한 곳에 버리기 때문에 더욱 청소하기 힘들다. 박병선(법대·법 3)군은 “잠시 잊고 그냥 나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쓰레기를 들고 다니는 것이 불편하니깐 대놓고는 버리지 못하고 슬며시 강의실에 두고 나가는 사람들도 있다”며 일부 얌체족들의 행태를 꼬집었다.
환경 해치는 담배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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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본교의 모든 건물에서는 건물 내 흡연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화장실이나 그 밖의 건물 내에서는 공공연히 흡연이 행해지고 있다. 담배를 피우는 곳의 주변은 지저분해지기 마련. 또한 건물 밖에서 흡연을 한 후 담배꽁초를 아무 곳에다 버리는 일은 흔히 볼 수 있다. 캠퍼스를 걷다 보면 수 없이 눈에 띄는 것이 담배꽁초이다. 공과대 기계과에 재학 중인 Y군은 “웬만하면 휴지통에 담배꽁초를 버리지만 걸으며 담배를 피우다 버릴 곳을 쉽게 찾을 수 없어 그냥 버린 경험이 있다”며 캠퍼스 곳곳에 휴지통을 설치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외에도 밤마다 서울 캠퍼스의 한양플라자 앞에 있는 벤치위에 수북이 쌓인 쓰레기, 안산캠퍼스 나무숲 은밀한 곳에 숨긴 듯 버려진 쓰레기, 지정된 게시판이 아닌 건물 벽에 마구 붙여 놓은 홍보지 등의 나열하기조차 힘든 다양한 모습들은 한양의 도덕수준을 의심케 하고 있다.
학생들의 작은 노력이 ‘클린한양’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학생들 스스로가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박대현(사회대·사회 4)군은 “대학이라는 공간에 휴지통 위에「분리수거를 잘 합시다」라는 문구가 우습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조금만 노력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학교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며 학생들 스스로가 작은 실천을 통해 클린 한양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관재과 황순백 과장은 “깨끗한 학교 환경 조성은 학습능률을 높일 수 있다. 일하시는 아주머니들 뿐 아니라 학생들 조금씩만 신경을 최고의 면학 분위기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며 학생들의 작은 노력이 최고의 상아탑을 꿈꾸는 한양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사진 : 포토한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