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프로그램들 간 참여 양극화, 문제점으로 지적
2005 '애국한양제(이하 애한제)'가 쌀쌀한 가을 날씨 속에도 뜨겁게 진행됐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번달 2일까지 진행된 이번 애한제는 ‘소풍(小風)-동심 속의 작은 바람’이라는 메인 테마로 진행됐으며 다양하고 이채로운 문화 행사들로 가을을 채웠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김경원(자연대·수학 4) 군은 “요란하지 않게 가을을 느낄 수 있는 행사들로 축제를 기획했다. 가을을 만끽하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애한제가 되길 바란다”고 애한제의 취지를 밝혔다.
젊음과 열정의 축제 - ‘한양이 하나되어’ ‘쌈지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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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애한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응원제인 ‘한양이 하나되어’와 ‘쌈지 싸운드 페스티벌’이었다. 응원단에서 준비한 ‘한양이 하나되어’는 느슨해지던 축제의 중반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총 3부의 짜임새 있는 공연으로 연출된 ‘한양이 하나되어’는 참여한 이들에게 ‘파란 비닐봉지’와 ‘한양’이라는 응원 하나만으로 자긍심과 애교심을 한껏 고취시켰다. 응원단 단장인 이충훈(공학대·교통시스템 3) 군은 “관중들로 하여금 다른 생각을 할 겨를 없도록 빡빡하게 구성했다. 마음껏 즐기고 공연을 관람한 모두가 응원으로 하나가 되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애한제의 마지막은 국내 최대 규모의 락 페스티벌인 쌈지 싸운드 페스티벌이 화려하게 장식했다. 33팀의 국내ㆍ외 아티스트들과 2만여명 이상의 관중과 참여한 쌈지 싸운드 페스티벌은 장장 8시간 동안 뜨겁게 진행됐다. 가수들의 열정적인 공연에 관중들은 슬램(음악에 맞춰 주변 사람들과 몸을 부딪히는 행위)과 점핑, 환호성으로 보답하며 젊음의 열기로 화답했다. 이재국(공과대·기계 3) 군은 “슬램을 즐기다가 몸에 가벼운 상처도 입었지만 공연의 열기 속에 다친 줄 모르고 즐겼다. 앞으로도 이러한 대형 행사가 많이 열렸으면 한다”며 그날의 흥분을 회상했다.
지역 사회와 더불어 - ‘왕십리 트로트 가요제’
‘왕십리 트로트 가요제’는 지역사회를 아우르는 축제를 만들어 가고자 기획되었던 행사이다. 애한제가 단순히 대학생들만 즐기는 대학 축제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축제로 발돋음하기 위해 지역주민들이 참여한 가요제를 연 것이다. 성동구청과 왕십리 상인회에서 지원한 이번 가요제는 왕십리 주민들이 모두 즐기는 행사를 마련하려고 했으나 주민들과 학생들의 참여부족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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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단지 즐기는 축제에서 벗어나 공익성을 강조한 ‘포켓 재떨이 나누기’ ‘Give 한양’과 전적으로 학생들의 참여로 이뤄진 ‘플래시 몹 교복 대작전’ ‘사랑의 편지&사진전’, 이채로운 외국문화를 접할 수 있었던 ‘세계 전통의상 한마당’ 등의 다양한 축제들이 7일 간의 애한제를 가득 채웠다.
최근 대학 축제의 딜레마로 떠오른 대학 고유의 문화축제와 상업주의 사이에서 이번 축제는 균형을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부족한 부분도 지적됐다. 일부 연예인이 참가한 행사들은 많은 관심과 열기 속에 막을 내렸으나, 그렇지 않은 행사들은 다소 조용히 진행되는 등 축제 프로그램들 간의 양극화 현상이 드러난 것. 이상무(사회대ㆍ사회 3) 군은 “다들 즐기는 분위기이지만 연예인들이 참여하는 행사와 그렇치 않은 행사 간에 관중동원력면의 파괴력이 틀리다. 많은 학생들이 열심히 준비한 프로그램에도 많은 참여가 있어야만 보다 나은 축제로 나아갈 수 있다”라는 말에서 축제 프로그램들의 다양성이 축소될까 염려했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이번 애한제는 학생들의 참여 증대와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는 행사들이 등장해 지역 사회의 문화축제로 발전하기 위한 바탕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한 단계 성숙한 축제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통로 확보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얻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