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배출 수, 전체 대학 순위 상위권

본교의 입지가 재확인됐다. 지난 9월 23일자 중앙일보의 기사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각 대학별 파워 엘리트 배출 순위에서 본교가 4위안에 꾸준히 랭크돼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중앙일보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사회연결망 분석업체인 ‘사이람'과 함께 중앙일보 조인스 인물정보의 각계 엘리트 3만1천8백여명을 분석한 결과다.

 

   
 

교육계 ‘허브’, 한양대학교

 

이번 결과는 ‘허브’ 대학을 선정해 순위를 매겼다. ‘허브’ 대학이란 각 교육기관과 가장 활발하게 엘리트를 주고받은 중심대학을 뜻한다. 예를 들어 A대학이 1백개 고교 출신자를 입학시키고 50개의 다른 대학원에 졸업생을 보냈다면 교류 기관 수는 1백50이 된다. 중앙일보는 교류 교육기관 수가 2백개 이상인 대학 20곳(육사, 국방대 포함)을 ‘허브’로 선정해 순위를 매겼다고 밝혔다.

 

전체 20개의 ‘허브’ 대학 중 본교 출신의 파워 엘리트 비중은 서울대(33%), 고려대(9%), 연세대(8%)에 이어 5%를 차지해 4위를 기록했다. 세대별로 보면 50년대 이전 출생은 31점(서울대=100점을 기준으로)으로 연세대(59점), 고려대(58점), 경희대(32점)에 이어 5위에 랭크돼 있지만, 50년대 출생 엘리트에선 연세(70점), 고려대(67점), 한양대(50점)으로 한 단계 뛰어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60년대, 70년대 출생에서도 꾸준히 4위를 차지하고 있어 ‘엘리트 명문’에 걸맞은 위상을 나타냈다.

 

기업계 파워엘리트 배출 2위

 

기업인으로 들어오면 본교의 두각이 단연 눈에 띈다. 분석 대상 엘리트 3만1천8백명 중 기업인 10명 중 1명은 본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난 것. 이는 이·공계 대학에 대한 본교의 자부심이 이유가 있음을 재확인 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공대가 강한 본교는 866명으로 서울대 다음으로 많은 엘리트 기업인을 배출했다.

 

현대자동차 회장 정몽구(공업경영 67년 졸) 동문, LG전자 부회장 김쌍수(기계 69년 졸) 동문, 삼성전자 LCD 총괄 사장 이상완(전자 74년 졸) 동문, 현대건설 사장 이지송(토목 63년 졸) 동문, 삼성토탈 사장 고홍식(기계 70년 졸) 동문 등 굵직굵직한 CEO들이 본교 공대 출신이다.

 

   
 

그 밖에도 출신 엘리트가 진출해 있는 기관수 중 대학별 순위에서 본교는 2위로 69개 직장에 진출해 동문들의 활동 면에서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음이 밝혀졌다. 특히 본교 김효준(과기대·분자생명과학) 교수가 에스제이바이오메드 대표로 활동하는 등 정부 부처나 벤처기업에 많이 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기준으로 삼은 기관으로는 국회, 정부부처, 법원, 검찰청 등 국가기관, 100대 기업, 국공립 및 사립 30개 주요 대학(주로 교수),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사회단체이다.

 

불모지에 ‘한양’의 싹 틔워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학교 관계자들은 진짜 ‘알맹이’는 따로 있다고 말한다. 꾸준히 4위에 랭크돼온 본교의 위상을 한 꺼풀 벗겨보면 1~3위권 대학과는 차별되는 ‘뚝심’이 있기 때문. 현재 활동 중인 본교 출신의 파워 엘리트들은 ‘한창때’의 본교의 입지 및 ‘동문파워’가 타교보다 상대적으로 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 학벌주의가 오늘날보다 심했던 그 당시에 전체 대학순위 4위를 한 것은 본교 출신 전 세대 동문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광토건 대표이사를 맡아 재계의 최전선에서 활약 중인 송시권(건축 75년 졸) 동문은 ‘일 밖에 몰랐다’고 회고한다. 송 동문은 “공대 출신 선배들은 많았지만 타 분야에 진출해 있는 동문들은 극히 적었다”며 “사회개개분야는 서로 영향을 미침을 미뤄볼 때, 경쟁 대학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선 이를 악물고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부분은 동문들이 승부성과 창의성 차원에서 순수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본교 총동문회의 김상원 과장은 “현재 본교가 이정도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졸업생들이 ‘키워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하며 “졸업생들이 사회에서 쌓아놓은 학교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누적돼 온 결과다”라고 지적했다. 동문회보의 김윤성 기자의 언급도 같은 내용이다. 동문회보를 맡아오며 동문들과 폭넓은 만남을 가져온 김 기자는 “많은 동문들이 인터뷰를 할 때마다 ‘업무 중 실수를 했을 때 ‘한양대라서 그렇다’는 말을 안 듣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했다’고 말한다”며 그 당시의 뜨거운 열정을 전했다.

 

비록 한국의 대학 계에서 적지 않은 위상을 차지해온 본교지만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특히 순수학문 및 인문·사회계열의 재정립은 반드시 거쳐야 할 코스. 전통적으로 강한 이·공계의 이미지에 눌려 인문·사회계열에 대한 인식이 실제보다 저평가 되고 있기도 하다.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동문들의 활약을 거울삼아 재학생들의 분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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