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가 아닌 광의의 '사랑의 실천'

“본교도 타교와 체육대회를 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김진규(공과대·기계4)

 

애한제, 밀물제로 바쁜 교정. 다른 한 곳에선 두 학교의 체육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김 군은 저학년 시절, 두 학교의 ‘단합’을 부러워하며 애꿎은 본교의 정책만 탓하곤 했다. 현재 졸업을 앞두고 있는 김 군은 저학년 시절의 로망에 대해 “막연한 성격이 강했었다. 학교에 대한 구체적인 정체성 없이 ‘뜬구름’ 잡듯 했다”며 “대학시절이 막바지에 다다른 지금 생각해보면 왜 굳이 그 방법만을 요구했는지 모르겠다”고 웃음을 지었다.

 

애교심을 넘어, 울타리를 넘어

 

   
 

김 군이 부러워했던 두 대학간의 ‘정기전’은 경쟁을 통해 학생들의 단합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정기전이 체육대회(이하 체전)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 회장을 맡고 있는 최익황(공과대·기계4) 군은 “과거에 졸업한 그 학교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체전뿐만 아니라 학과 및 단대별 학술교류 등 전 범위에 걸친 ‘문화교류’였다고 말한다”며 “현 시점선 체전 위주의 이미지로 변질된 감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지적은 두 대학의 정기전과 같은 형식의 행사를 요구해온 본교 학생들에게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철저히 양자만이 주체가 돼 승패를 가르는 형식으로 치우쳐 ‘그들만의 축제’로 끝날 수가 있는 것이다. 부총학생회장인 윤태현(공과대·기계4) 군은 “한국에선 대학 간 정기전이 학벌주의를 조장하는 듯한 부정적인 인상이 강한데 이는 단순한 경쟁 시스템에서 바라봤기 때문이다”고 말하며 “하나의 대학만을 두고 하자, 말자고 할 것이 아니라 두 곳 이상의 학교도 고려해볼 가치가 있다. 타교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열린 애교심’, 그 중심엔 ‘한양인’

 

‘정기전’이 ‘교류’로 나아가자는 의견은 본교의 건학이념과도 합치된다. ‘한양대학교는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목적과 본교의 교육이념인 사랑의 실천을 바탕으로 …(중략)… 개인의 자아를 실현하고 지역사회와 국가, 나아가 인류사회의 번영에 기여하는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한다’는 본교의 교육철학은 이미 ‘열린 마인드’를 명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타교와의 열린 교류에 앞장 설 경우 한양대학교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가 있다. 이점에선 본교만의 경쟁력으로 부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전국 대학 음악동아리 10개 팀이 참석한 ‘사운드 페어 2005’를 기획, 개최한 동연 소속 ‘지하공작소’의 최희두(공과대·전전컴3) 군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양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말한다. “애교심이란 것은 자기학교만이 가질 수 있는 ‘차별적인 것’이 있을 때 생긴다고 본다. 단, 스스로 적을 만들어 끼리끼리 노는 것은 더 큰 방향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군은 “이번 ‘사운드 페어 2005’와 같은 범학교적 행사의 중심에 본교가 리더의 입장이 됐다는 것은 무척 뜻 깊은 것이다”고 강조했다.

 

물론 ‘열린 애교심’이라고 해서 ‘대학가’에만 초점을 맞출 필요는 없다. 본교의 건학이념에도 나와 있듯이 대학가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도 사랑의 실천은 유효하다. 부총학생회장 윤태현 군은 “대학문화란 고급문화의 구성원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지성인의 자세를 ‘사랑의 실천’, 한양대학교 학생이 보여줘야 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본교만의 사회봉사 시스템을 주목하라

 

이를 현실화시킬 구체적인 방안은 이미 우리 안에 있다. 전국대학 최초로 의무화하고 오늘날 선도적 위치에 있는 사회봉사시스템은 애교심과 지역사회를 연결시킬 수 있는 최고의 방도다. 학점과 연계돼 있어 초반의 의미가 퇴색된 감이 없잖아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끝은 ‘창대하다’

 

부총학생회장 윤태현 군은 “사회봉사를 하는 학생들은 하나같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곤 한다. ‘시작은 학점에서 시작했지만 끝은 보람으로 끝났다’는 것이다”라며 “본교의 ‘사랑의 실천’이 브랜드화되어 경쟁력이 될 수 있는 요소를 본교의 사회봉사 시스템이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본교만의 여러 가지 사회봉사 프로그램은 타교와 가장 차별되는 부분이다. 최근엔 서울 뚝섬과 연계된 프로그램이 마련되기도 했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잘 짜여진 구성은 이미 타교생에게도 부러움의 대상이다. 왕성한 사회봉사활동을 해온 김경재 군은 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2005년 1월 2주차 인터뷰 기사) “타교에서 생각하는 본교 사회봉사단의 이미지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원동력이었던 ‘새마을 운동’에 버금 갈 정도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교류를 위해선 문화가 반드시 있어야

 

   
 

사회봉사시스템이 지역연계의 구체적인 방안 중 하나라면 각 단대별 및 동아리 교류로 회자되는 대학문화 창달은 대학교류에 있어 가장 궁극적인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교류는 대학문화가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애교심이 타 대학과는 차별되는 요소 하나하나가 모이면서 생기는 것처럼 학회에서 출발해 단대, 동아리, 체육교류에 이른다면 큰 아우라를 만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꾸준히 불을 밝혀온 본교의 대학문화는 그 청신호라 할 수 있다. 대학가 전반적으로 과거에 비해 열기가 소강된 대학문화지만, 본교는 타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뜨겁기 때문. 동아리연합회의 최익황 군은 “‘서울지역 동아리연합회’에서 본교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는 본교의 대학문화가 상대적으로 활발하기에 가능한 사안이다”이라고 강조하며 “대학 연합행사를 계획할 때마다 타교생들은 활발한 본교의 동아리 활동을 무척이나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최희두 군도 ‘열린 애교심’을 지향하기 위해선 그 저변에 대학문화가 깔려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최 군은 “둘 사이에서만 쓰는 은어는 문화라고 할 수가 없다”고 못 박았다. 최 군은 “하지만 은어가 설파돼 대중에게 애용되면 문화가 될 수 있는데 대학 내에서는 그 역할을 담당한 대표적인 영역이 동아리라고 생각한다”며 “전시 및 공연과 같은 학교 자체적인 소규모 행사가 꾸준히 열리고 대중들에게 보여 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야 된다”고 말했다.

 

사랑의 실천이란?

 

사랑은 인류의 가장 숭고한 가치이다. 그런 점에서 본교의 건학이념은 최고의 이상을 품고 있는 셈이다. 그러한 한양의 품에서 교육을 받는 우리들도 그 가르침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을 한 단계 뛰어넘어 모두가 함께하는 ‘열린 애교심’의 선도적 위치에 서는 것. 이것이 사랑의 실천이고 더 나아가 본교의 경쟁력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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