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팀플, 교내외 공모전 등 유형도 각양각색
개강과 함께 강의실에 들어서면서 누구나 한번쯤 갖게 되는 A+의 꿈, 야심차게 준비하는 각종 공모전. 그러나 그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 있다. 바로 팀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팀 프로젝트는 학기 내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더욱더 고민에 빠지게도, 혹은 더욱 즐겁게도 하고 있다. 정윤구(공과대·산업공학 2) 군은 "안 그래도 과제 많다는 공대생에게 팀플은 고민과 큰 프로젝트를 같이 수행해 결과물을 받는 기쁨을 함께 준다"고 말했다. 수업과 과제, 혹은 공모전에서 과거에는 개인의 역량만을 평가하였으나, 최근에는 팀 프로젝트에 의한 평가가 주를 이루며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점차 개인화되고 파편화되는 경쟁 사회에서 아리러니하게도 공동체를 바탕으로 한 팀 프로젝트가 각광받고 있다.
팀플 넌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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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 안팎에선 팀플이란 단어가 심심치 않게 많이 들려온다. 도대체 팀플이 무엇인가? 팀플이란 그룹이라는 뜻을 가진 ‘Team’과 계획, 기획이라는 뜻을 가진 ‘Project’가 합쳐져서 탄생한 신조어이다. 원래 게임의 팀플레이에서 유래된 단어로 최근에는 공동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를 지칭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전공수업뿐 아니라 대단위 교양수업부터 대외적인 공모전까지 팀 프로젝트는 학생들에게 필수가 돼 버렸다. 또한, 이러한 팀 프로젝트 과정은 이제 캠퍼스 구석구석에서 쉽사리 찾아볼 수 있는 광경이 돼 버렸다. 위클리 한양에서 교내 곳곳의 팀플 현장을 찾아가 봤다.
엄청난 기회를 얻는 공모전이 최고지! - 공모전을 사수하라!
엄청난 예산과 노력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요즘 기업과 학생 양쪽에서 열기가 대단하다. 학생들이 공모전에 열광적으로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 잡코리아(www.jobkorea.co.kr, 대표 김화수)가 인사담당자 3백63명을 대상으로 ‘채용 시 가산점을 주거나 우대하는 항목’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공모전 수상경력이 면접 시 가장 많이 참조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학점과 토익 외에 자신의 경력을 독특하게 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공모전 수상은 장학금과 해외 탐방, 인턴 채용 기회까지 얻을 수 있어 일석 삼조이다. 실제 국내에서 대규모 공모전이라 불리우는 2004년 LG 글로벌 챌린저를 수상한 정세훈(공과대·전자전기4) 군과 2005한양글로벌 프론티어를 다녀온 최병권(공과대·토목4) 군을 만나봤다.
정세훈(공과대·전자전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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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관심 있었던 공모전에 친한 친구와 둘이서 함께 시작하게 됐어요. 기획을 하는 과정에서 영어 잘하는 친구들이 필요했죠. 다행히 동생 친구들 찾아 ‘SUPERNOVA’라는 이름 아래 멤버 4명이 결성되었습니다. 최근 기술과 동향을 읽고 요즘 추세에 맞춰 GRID Computing의 응용분야라는 주제를 선택했어요. 1달여 내내 매일 PC방과 학교를 오가며 동거동락했죠. 팀으로 같이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웍이라고 생각해요. 성격이 잘 맞고 융화가 되어야 의견충돌이 있을 때 잘 풀어나갈 수 있거든요. 무엇보다 서로의 장단점을 잘 알고 보완할 수 있었던 것이 저희 팀의 장점이었다고 생각해요. 서로의 단점을 장점으로 보완하면서 일을 완벽히 만들거든요. 공모전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적어도 다양한 활동 사이에도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올인 할 수 있어야 하죠. 서로 하려는 자발성이 밑바탕 될 때 좋은 팀플이 되는 것 같아요”
최병권(공과대·토목4)
“한양 글로벌 프론티어라는 프로그램을 선배를 통해 접하게 된 후 5개월여 전부터 준비를 했어요. 일주일에 한 두 번씩 만나면서 브레인스토밍을 하다가 마지막 달에는 정말 밤을 새며 멤버들과 같이했죠. 대체 수자원 확보로서의 우수 활용에 대해서 탐구했는데 공모전에 대해서 정말 무지했던 저는 원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들을 같이 준비하는 형들에게 많이 배웠어요. 다른 나라의 선진 기술을 조사하고 직접 탐방하고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토론하고 몰랐던 것을 많이 배웠어요. 실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는 것도 정말 좋은 기회였죠. 하지만, 준비과정에서 비효율적이었던 면이 많았던 것 같아요. 멤버들끼리 모여 팀플 할 원탁 의자나 무선인터넷이 깔려있다면 좋았을 텐데 PC방에서 밤을 새고 토론 하는 거 힘들거든요”
우리만큼 특이한 팀플 나와 보라고 해~ - 캠퍼스 속 이색 팀플
전공을 불문하고 수많은 교양수업들에도 팀 프로젝트가 침투하지 않은 영역이 없다. 그 중에서도 특이하고 재밌는 팀 프로젝트들이 눈에 띈다. 캠퍼스 속 이색 팀플 속을 들여다봤다
강성기(공과대·건축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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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1학기 건축설계시공이라는 수업은 건축과의 꽃이라고 불리는 수업이죠. 학생들 사이에서 이 수업은 정말 많은 지식과 경험을 얻는 동시에 그에 걸맞는 소위‘ 빡센 수업’이라고 불리운답니다. 5명씩 팀을 짜서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바탕으로 주제를 잡고 실제 건설 현장에서 확인하죠. 각 팀들은 시공현장에서 직접 가서 자료를 받게 되요. 실제로 이 수업을 위해 노가다라고 하는 막 노동판에서 일하는 친구들도 있을 정도에요. 1학기 내내 하나의 주제를 위해서 5명이 실제 현장 경험도 만만치 않지만, 그 경험을 바탕으로 동영상, 영화편집, 플래시까지 화면구성에서도 얼마나 설득력을 갖추느냐가 관건이에요. 발표할 땐 정장을 입고 비디오 촬영까지 했답니다. 저희의 한학기동안의 발표물을 모아 마지막에 책으로 만들었는데 정말 뿌듯했어요.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들고 여러 명의 의견 조율하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힘들었던 만큼 기억에 정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이창훈(공과대·토목4)
“철근 콘크리트 공학 수업에서 철근 콘크리트 프로젝트를 받았을 때 저희 조는 콘크리트를 이용해 배를 만들기로 결정했어요. 7명 조원이 각자 역할을 나누어 디자인을 하고, 캐드를 이용해 설계를 하고, 스티로폼으로 배를 만들어 콘크리트를 만들었어요. 직접 콘크리트를 가지고 무엇을 만들어 보는 것이 흔치 않은 경험인데다가 중랑천에 띄어서 우리가 만든 배를 직접 타보는 과정은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죠. 시멘트 가루는 삼겹살로 중화시킨다고 팀플 끝나고 저녁 먹으면서 더 많이 친해졌죠. 배 만드는 과정에서 배가 4m로 워낙 커서 작업하고, 보관하는 공간 찾기가 어려웠어요. 몇몇 팀들은 만드는 배가 쓰레기인줄 알고 버려지거나, 파손되 다시 만들기도 했어요. 중랑천에 운반하는 과정에서 부서진 배도 있고, 가라앉는 배도 있었죠. 7명이 하는 대단위 팀플이라 서로의 의견 조율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혼자 할 수 없는 힘든 과제를 같이하면서 협동심도 배우고, 더 친해졌어요. 특히 실제 콘크리트를 만들어보고 책에서 배웠던 과정을 직접해보면서 취업 면접 때도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김예나(사회대·신문방송 3)
“프랑스 영화의 이해는 한 조만 인원이 30명이 넘어가는 대단위 팀플이죠. 팀플 수업은 많이 접해봤는데 조원이 워낙 많은지라 쉽지 않은 저희 조만 하더라도 35명인지라 의견을 모으는 것은 고사하고 다 같이 모이는 것조차 쉽지 않았어요. 따라서 조 안에 자료수집 1·2팀, 동영상팀, PPT팀, 발표팀으로 나누어 팀별로 활동을 했어요. 각 팀에 조장을 뽑아 조장들끼리 모여서 진행 상황을 체크하는 방식으로 팀플을 진행했죠. 대단위 팀플이라 예상은 했지만 생각한 것 이상으로 힘들었어요. 우선 발표를 위해 spanish apartment란 영화를 보러 가는데 시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아 따로 봐야 했어요. 사람들이 워낙 많아 주제부터 발표 방식과 같은 세부적인 사항에서도 의견충돌이 많았고요. 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조율한다는 것이 쉽지 않아 온라인상에서 많이 만나서 의견을 맞춰갔죠.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었던 만큼 팀원들끼리 정도 많이 들었고 졸업 작품과 같은 뿌듯한 느낌도 들었죠”
팀플, 어떻게 공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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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플은 구성원들의 상호학습을 통하여 학습능력을 증진시키며 취업 후 겪게 될 공동체 문화에 대해서 미리 경험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또한 팀플은 각종 공모전의 당락과 한 학기 학점 농사를 결정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팀플을 잘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팀플을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팀웍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처럼 개인의 능력은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한계를 가지기 때문에 팀웍은 팀플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가장 이상적인 팀플은 구성원 모두가 열정을 가지고 최상의 결과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지만 모두가 그럴 수는 없는 것이 현실. 특히나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아무런 일을 하지 않는 일명 ‘프리라이더’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팀의 분위기를 해치기 일쑤이다. 주오석(경영대·경영 3) 군은 “프리라이더라고 불리는 이러한 사람들 때문에 열심히 하려는 사람들까지 사기가 꺽이는 등 팀웍을 해친다”며 프리라이더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팀플은 이제 캠퍼스의 풍경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시설적인 부분은 많은 학생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팀플을 하면서 가장 큰 문제점을 캠퍼스 내에서 모일만한 마땅한 공간이 없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한 기업에서 주최하는 ‘대학생 논문 공모전’에 참가한 조혜정(사회대·사회 4) 양은 “기자재가 들어서고 강의실을 빌리는 것조차 쉽지 않아 PC방과 까페 등을 돌아다니며 준비했다. 모이는 시간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모일 장소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팀플을 위한 공간이 없다며 아쉬워했다. 한정적인 캠퍼스 공간이 늘어나는 팀플의 숫자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충민(경영대·경영)교수는 “팀플은 학생들에게 이론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기회이다. 성공적인 팀플을 저해하는 프리라이더는 조원 상호 평가제로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으나 스터디 룸이 부족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성공적인 팀플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황은비 학생기자 eb0178@ihanyang.ac.kr
임헌진 학생기자 0guil@ihany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