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아, 사람이 좋아 산으로 간다
본교 산악부의 겨울나기 - 동계장비등반은 한라산으로
설벽ㆍ빙벽 등 겨울산만의 정취도 찾을 예정
암벽이나 빙벽을 등반할 때, 자일을 묶고 함께 오르내리는 것을 ‘자일 파티’라고 한다. 서로에게 자일파트너를 해준다는 것은 서로의 목숨까지 나눠 갖겠다는 의미이다. 이같이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는 본교 산악인들의 모임인 산악부를 찾아가 이번 겨울방학의 계획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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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산악부는 47년 공과대 스키부에서 시작됐다. 그 후, 52년에 산악스키부가 발족돼 산에 오르기 시작하고 61년에 산악부와 스키부가 분리됐다. 이때부터 독립적인 산악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도봉산 선인봉의 박쥐길, 북한산 인수봉의 취나드길 등의 바위길을 개척하는 등 60년대 대학산악운동의 한 축을 이루면서 지금까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또한 산악부에서 활동한 동문들로 구성된 본교 산악회는 92년 2월에는 히말라야 Ganesh Himal III봉(7132m) 원정을, 05년 3월에는 이태우(섬유 83년 졸) 회장 외 9명의 대원이 에베레스트(8550m) 원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오기도 했다.
산악부의 주요 행사로는 하계, 동계 장기등반과 알파인스쿨, 토끼파티 등이 있다. 하계, 동계 장기등반은 방학동안 1주에서 2주정도의 기간으로, 산을 종주하는 행사이다. 이번 하계 때에는 10일 동안 백두대간 일부구간과 설악산 일대의 종주를 했다. 그리고 알파인스쿨은 학교축제 기간동안 산악회 동문들의 도움을 받아 독도법, 암벽등반법 등과 같은 산에서 필요한 등반기술을 배우는 행사이다. 이 알파인스쿨은 산악회 동문들의 산에 대한 노하우를 산악부원들이 배우는 중요한 교육의 장이라고 한다. 그리고 토끼파티는 산악부 신입부원들과 산악회 동문들이 처음으로 같이 산을 오르는 행사를 말한다. 이 밖에도 학기 중에는 금토산행, 토일산행으로 정기적으로 산을 찾아간다. 이러한 모든 행사는 산악회 동문들과 산악부 재학생들의 교류를 통해 이뤄진다.
산악부의 이번 동계장기등반은 한라산으로 계획하고 있다. 계획을 맡은 김형철(공과대·토목 4) 군은 “내가 배운 모든 것들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그 중에서 에베레스트 원정 훈련과 등반의 경험을 이번 동계장기등반에 최대한 살리려고 한다”며 “30시간 정도의 무박산행도 계획했다. 잠자지 않고 30시간동안 걸어야 한다는 것은 생각이상으로 힘들 것이다. 하지만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l 덧붙여 김 군은 “조난을 가정해 그 대처방법의 교육도 할 예정이다. 졸업을 앞두고, 안 해보고 못 해본 등반을 산악부 후배들에게 가르쳐 주는 차원에서 계획하게 됐다” 라고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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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9박 10일 동안의 일정에는 설벽·빙벽등반, 이글루와 설동 설치와 조난시 체온을 유지하는 방법 등의 겨울 산행에 필요한 방법과 기술들을 교육할 예정이라 한다. 그리고 이번 동계장기등반을 학기 중에 꾸준히 산행을 해온 사람들이라면 무리 없이 소화할 것이라고 웃으며 얘기했다.
산악부 회장을 맡고 있는 홍석훈(사회대·사회 3) 군은 “사실 가장 눈이 많고 언덕이 가파르며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할 생각이다. 이러한 동계장기등반의 계획을 듣고 후배가 진짜 이렇게 힘들게 할 것이냐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매년 비슷비슷한 설상훈련과 빙폭등반을 벋어나 힘들게 생활해보려고 한다”고 동계장기등반의 열의를 보였다. 그리고 이번 동계장기등반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있을 맥킨리(북아메리카의 최고봉, 고도 6194m) 원정을 대비해, 원정을 소화해낼 인재를 키워보려는 생각도 있다고 조심히 얘기했다.
눈이 내린 후, 겨울산에서 눈길을 헤쳐 나가는 것을 '러셀(Russel)'이라 한다. 정확히는 등산로가 눈에 덮여 안보일 때,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는 일을 말한다. 처음 길을 만들어가고 그 뒤로 움푹 들어간 한 사람의 발자국에 따르는 이들의 발자국이 더해지고 또 뒤를 이어 다른 사람의 발자국이 디뎌질 때마다 눈길은 단단한 하나의 새로운 길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이처럼 앞서간 선배들의 길에 후배들의 걸음이 더해져 발전해가는 산악부가 되고 있었다.
한승훈 학생기자 hanssigo@ihany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