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접근 방식 통해 법조인의 토대 형성했어요"
독일 함부르크 bucerius law school 교환학생
우리 학교와 한양대를 대표한다는 책임감이 교환학생의 역할
나는 대학교 1학년 2학기 때 처음으로 교환학생프로그램에 대해 알게 되었다. 법학과 학생으로서 고시를 준비해야 했기에 처음엔 큰 관심을 갖지 않았었지만, 공부를 계속해나가면서 교환학생에 지원해 보다 넓은 식견을 갖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학년 초부터 틈틈이 영어공부를 챙겨왔고 그 해 여름방학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토플시험을 준비했다. 교환학생은 영어와 학점, 크게 이 두 가지를 기준으로 선발되는데 토플시험은 그해 9월부터 계속적으로 시험에 응시한 결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고 학점의 경우 저학년 때부터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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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일 함부르크에 위치해 있는 bucerius law school(이하 BLS)에 지원했다. 그 이유는 내가 지원할 당시 법학과목을 들을 수 있는 학교는 이 곳 뿐이었고 또 모든 과정이 영어로 이뤄지는 것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BLS는 교육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독일 땅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사립 로스쿨이다. 역사는 길지 않지만 수준 높은 학생들과 저명한 교수님들, 그리고 독일 굴지의 장학재단인 ZEIT FOUNDATION의 지원에 힘입어 최근 전국 법과대학평가에서 수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낸 학교이다. BLS에서의 생활은 모두 영어로 이뤄지며 BLS 본교의 학생들 모두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기 때문에 독일어를 따로 배울 필요는 없었다.
덧붙여 BLS는 각 대륙별로 학생 수를 조절해서 선발하였다. 그 결과 북미 30여명 유럽권 20여명 남미권 10여명 아시아권 10명 정도가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다. 이러한 지역적 안배는 실제 수업에 큰 도움이 되었는데 그 이유는 개설된 과목 대부분이 비교법 중심인지라 똑같은 사안에 대해 다양한 접근방식과 입법례들을 요구하였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수업방식은 그동안 내가 교환학생을 통해 얻고자 했던, 법학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세상엔 나라의 수만큼 다양한 생각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이러한 사고의 다양성에 대한 발견은 법학을 공부함에 있어서도 똑같은 사안을 다양하고 폭넓게 바라볼 수 있는 사고의 확장을 가져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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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BLS에서 수업을 받으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역시 영어였다. 처음엔 교수님 말씀하신 강의내용을 노트에 옮겨 적는 것조차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정도 수업이 진행되면서 내가 아는 만큼 강의내용이 들리고 이해하게 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고 그때부턴 가급적이면 수업과 관련된 내용을 먼저 알고 가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그 결과 교환학생 후반기엔 강의 내용을 한결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시험 준비를 할 때도 미리 예상되는 문제들에 대해 답안지를 작성한 뒤 그것을 외우는 방식으로 준비했고 그 결과 시험을 보다 효율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실제 답안지를 작성할 때 겪는 당황스러움을 줄여주고 영작을 한결 수월하게 해주는 방법이었던 것 같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와서 지난 1학기동안의 교환학생 생활을 되돌아보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친구들과 함께했던 시간이다. 나는 싱가폴에서 온 yik hin, beng lee라는 친구들과 친하게 지냈었는데 두 친구들과 체코 오스트리아 같은 이웃나라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 친구들을 포함해서 우리 멤버는 총 7명이었는데 서로의 집으로 초대해 맛있는 음식도 해먹고 정말 사이좋게 지냈다. 밤늦게까지 도서관에서 시험공부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멋진 법조인이 되어 다시 만나자며 서로를 격려했던 기억은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잊지 못할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머지않아 다시 만나게 될 그날을 기대하며 꼭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기에 앞서, 교환학생에겐 한양대 뿐 만 아니라 한국을 알릴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유럽에는 아직까지 한국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들은 교환학생인 우리들을 통해 한국이란 나라와 한양대를 처음으로 접하게 되고 또 그 이미지를 그려나가게 된다. 따라서 교환학생으로 선발되는 사람은 단순히 영어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 학교와 나아가 한국을 잘 알릴 수 있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꼭 뜻한 바를 이뤄 많은 학우들이 2006년엔 원하는 외국대학의 교환학생의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다.
현우석 (법대·법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