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de of Hanyang'을 만든다
한양 가족 하나로 잇는 문화의 다리될 것
한줄기의 빛이 통과하고 나면 다채로운 무지개 빛깔로 퍼져 나오는 프리즘을 아는가? 한줄기 빛은 볼품없지만 프리즘이라는 존재를 통해서 아름다운 무지개 빛깔로 재탄생된다. 안산캠퍼스 00학번 이상의 복학생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변화의 바람이 있다. 변화의 주인공은 바로 안산캠퍼스의 문화. 수업이 끝나는 5시 반이면 학생들이 사라진 죽어버린 캠퍼스가, 이제는 생기 넘치는 캠퍼스로 탈바꿈했다. 안산캠퍼스는 더 이상 문화의 볼모지가 아니다. 매주 수요일 전체 공강 시간 1시부터 3시까지는 '우리가 주문을 거는 시간'부터 셔틀버스에서 방송되는 '한대 속으로', 그리고 축제 때면 어김없이 찾아와 우리의 열기를 발산하게 하는 '끼 페스티발'까지 안산캠퍼스 고유의 문화가 자리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축제기간을 맞이해 위클리 한양에서는 문화의 볼모지였던 안산캠퍼스의 ‘문화의 꽃’을 피우게 한 ‘프리즘’, 교무처의 서동호 계장을 만나 그의 ‘캠퍼스 문화 개척기’를 들어봤다.
지난 십 여년 간, 캠퍼스 고유 문화 형성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했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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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의 시선집중’과 한국일보 등에 독특한 대학문화라 하여 소개된 '한대 속으로'와 재학생들이 신입생들에게 학교의 문화를 소개하는 '새내기 환영행사' 그리고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되는 '우리가 주문을 거는 시간' 등의 조성에 일조했다. ‘끼 페스티발’의 경우 기존의 행사를 발전시켰다는 개념으로 보면 된다. 학생처를 떠난 지금까지도 엔지니어로 참여하고 있는 ‘한대 속으로’는 2003년에 처음 시작할 때 자비를 털어 장비를 마련했을 정도로 애착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뒤에서 끌어주는 ‘조력자의 역할’로 참여하고 있을 뿐, 모든 행사들은 학생들이 스스로 대본을 만들고 진행을 하는 등 자발적으로 만들도록 하고 있다.
업무도 과중한데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는가?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힘들겠지만, 내가 좋아하고 즐기는 일이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양대학교는 나의 모교이자 나의 직장이다. 후배들을 위해서, 직장을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인데 무엇이 힘들겠는가. 연구는 교수님들이 담당하고 계시고, 나는 교직원이기에 문화를 활성화하는 일이 내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도 내가 문화행사를 진행하는데 흥미가 있고, 두루 사귀어 놓은 지인들이 많이 도와줘 힘에 부치는 일은 많지 않다. 학생처에서 일하면서 얻은 귀중한 자산이 있다면 바로 학생들이다. 학생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짜기도 하고 녹두 꽃에서 즉석떡볶이를 먹기도 하는 등 그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행사 진행 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2002년도만 해도 안산캠퍼스의 축제는 활성화되지 않아서, 총학생회에서 내놓은 묘안은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민주광장에서 진행하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지 않을까?'라는 것이었다. 민주광장은 사람들의 주목을 가장 많이 끌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조금이라도 재미가 없으면 언제든지 그 곳을 떠날 수 있다는 단점이 있기에 나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공연다운 공연을 진행 할 수 있는 노천 극장에서 '끼 페스티발'을 진행하자는 것이었다. 그 당시 노천극장은 개교 이래에 단 한번도 공연이 진행되지 않던 곳이었다. 그 일로 동아리 연합회 회장과 한 달간 실랑이를 벌였는데 내가 민주광장에서 모이는 것 보다 적은 인원이 모일 경우, 하고 싶은 것을 다 해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하여 노천극장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공연 당일, 업무상 할 일이 있어 한대앞 역에 나가있었는데 현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학생에게 전화를 걸어서 몇 명이나 모였냐고 물었더니 300명 정도 모여있다고 대답했다. 그 순간 힘이 쫙 빠지더라.(웃음) 속으로 '무엇이든 다 해주겠다고 했는데 큰일이다'라고 노심초사 하다가 20분 뒤 전화해보니 700명이 모여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본전이라 다행이다'라는 생각으로 저녁을 먹고 행사장에 도착했는데 1천600명에서 1천 700명 가량 모여있는 것이 아닌가. 아마 그때 학생들이 많이 참여해주지 않았더라면 노천극장에서 다신 공연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일로 인해 노천극장이 공연의 메카로 자리잡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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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문화대 국문과 85학번이라 들었다. 선배로써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처음 입학할 당시만 해도 10여 개 남짓한 건물을 가진 작은 학교였지만 지금은 30개가 넘는 건물들로 이뤄진 종합대학으로 변모했다. 20년이라는 짧은 세월동안 이렇게 발전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분교 컴플렉스’에 갇혀 자신들의 재량을 100퍼센트 발휘하지 못하는 후배들을 보면 안타깝다. 그런 학생들에게 학교에 대한 애교심을 갖게 해주려면 학교행사에 참여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때문에 학생처에서 안산캠퍼스만의 문화를 만드는데 주력한 것 같다. 본교 학생들에게 가장 서운한 것은 학교 행사에 대한 무관심과 귀차니즘이다. 애교심을 가지고 학교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후배들이 되어달라.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매주 금요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총학생회에서 주관하는 인터넷 음악방송 ‘캠퍼스 세대공감’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주 시험방송을 거쳐 이번 주 금요일부터 본 방송에 들어가게 되는데 1979년 개교 때부터 현재까지의 캠퍼스의 모습과 재미있던 일, 그리고 자랑거리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과거의 한양이 어떻게 변해 왔고 미래의 한양이 어떻게 변해 갈 것인지 학생들에게 제시하는 방송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또한 10년 간 해왔던 댄스스포츠의 이론을 모 잡지에 4년 간 연재했는데, 이 칼럼을 묶어 책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나중에 책이 나오면 사인해서 한 권 선물하겠다.(웃음) 앞으로도 교직원과 교수 그리고 학교의 주인인 학생이 하나 될 때까지 ‘문화를 통한 벽 부수기’를 계속할 작정이다.
유미희 학생기자 artemice@ihanyang.ac.kr
사진: 최남영 학생기자 hynews01@ihany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