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한양인 130 : "한 발 앞서 미래를 바라보라"
미래 전략 위원회 위원 위촉된 김수삼 대외협력 부총장
'내 인생 마지막 작품, 한양의 차세대 성장 동력 확립할 것'
멀리 보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가까이 있는 것을 더 자세히 봐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혹은 그래야만 하는 현실 때문에 눈앞에 당면 과제에만 급급하기 쉽다. 하지만 여기, “현실에 연연하지 말고 과감하게 미래를 바라보라” 외치는 이가 있다. 정보통신부 미래 전략 위원회 소속 4인의 학자 중 일원으로 위촉된 본교 대외협력부총장 김수삼(공학대·건설환경시스템) 교수가 바로 그 주인공. 이에 위클리에서는 김수삼 부총장을 만나 한국과 한양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미래 전략 위원회의 발족 배경이 궁금하다.
![]() | ||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로 IT부문을 비롯한 국가적 경쟁력을 세계 수준으로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선진국은 이미 미래를 이야기하고 미래에 대한 전략적 생각을 하고 있음에도 개발도상국은 현실문제와 극복의 대안을 찾는데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IT부문의 경쟁력은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 있지만, 아직 미진한 부분들 역시 상존한다. 이에 IT 분야를 주관하는 정통부에서는 현실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 즉 IT분야를 비롯한 한국의 국가적 경쟁력 자체를 소위 선진국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는데,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족하게 됐다.
다음으로 차세대를 이끌어갈 성장 동력에 관한 논의다. 지난 15년간 정보통신 분야가 우리나라의 발전을 이끌어 왔지만 이제는 한국 차세대 성장 동력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이와 관련된 논의로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각계 인사들이 모여 기술 IT뿐 아니라, IT를 통해 한국의 세계 경쟁력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를 조망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 전략 위원회에 학계인사는 4명뿐인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한 위촉 배경이 있다면
엄밀히 말해서 나는 정보통신 분야를 연구해 온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건설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다. 특히 한국 공학한림원에서 미래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역할을 일정 부분 인정받아 정보통신 분야에까지 기여할 기회가 주어진 것으로 생각한다.
미래 전략 위원회가 추진하게 될 일과 본인이 담당할 역할에 대해 듣고 싶다.
현실 진단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미래 당면과제에 대한 종합적인 생각을 정리하게 될 것이다. 또 선진국의 미래 전략을 분석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한국의 미래 전략을 설정할 계획이다. 그 밖에도 각 전문기관과 하위 위원회의 아젠다 설정의 적합성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내게 주어진 역할은 ‘엔지니어링 소사이어티’, 즉 각 분야에서 발생하는 미래에 대한 생각들을 정보통신 분야로 링크 시키는 일이다.
부회장으로 있는 한국 공학 한림원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기본적으로 공학자들이 모여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자연스레 친목을 도모하기도 하는 곳이다. 일반 학회는 전문가들의 학술적 목적만으로 운영되지만 한림원은 학자와 공학 계열 출신의 기업인들이 모여 공학기술 분야에서의 성취를 한국사회에 대한 실질적인 기여로 연결할 방법을 심도 있게 모색하는 모임이다. 한국사회를 총체적으로 이끌어가는 공학 기술인을 배출하는데 의의가 있다.
대외협력부총장으로서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특별한 뜻이 있다면
이전에는 토목기술인으로의 나의 역할에 만족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 추가된 계획이 하나 있는데, 그간 활동한 네트웍을 통해 본교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한림원에 소속된 기업인이나 정부 네트웍을 총동원해서 본교의 실용학풍 진작, 세계 100위권 대학 진입을 위한 재정 조달, 학교의 네임 밸류 확충, 대학의 가치 향상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내 인생의 마지막 작품으로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
사실 본교는 지난 50년 동안 우리 산업사회를 이끌어온 주요 인맥을 배출해 왔다. 그렇기에 본교의 발전은 곧 국가의 발전이기도 하다. 따라서 또 다른 50년을 끌어나갈 본교의 새로운 축 구축이 내가 이루고자 하는 꿈이다. 우리 사회는 과거의 50년을 밑바탕으로 하지만 새로운 상태가 되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우선 본교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과거와 현재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해야 애교심과 자부심을 갖고 미래를 제대로 설정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학생들은 가치 설정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것 같다. 한양의 가치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성찰하면서 선배들의 업적을 통해 과거를 더듬어 보길 바란다.
또 한양의 미래를 생각할 때 단순히 ‘국내 1류’ 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모든 부분에서 일류가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열 개 이상의 분야에서 월드 클래스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미래는 학생이 어떤 생각을 갖느냐에 달려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인식이나 목표, 캠퍼스 라이프를 보면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월드클래스로 가는 대학의 학생들로서 자세를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한양의 미래를 전망한다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월드 클래스에 설수 있는 몇 가지 분야의 무기를 지녀야한다. 막연히 ‘공대가 좋다’라고 말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고 ‘공대에서도 어떤 분야’를 이야기 해야만 하는 시대가 됐다. 우리가 잘하고 최고가 될 수 있는 구체적인 몇 가지를 개발하여 월드 클래스에 선다면 그것이 우리 한양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우리도 앞으로 10년, 20년 뒤를 바라보는 계획을 통해 특정 분야를 심화·육성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변화가 절실히 요구 된다. 지금 학생들은 진지한 고뇌가 없고 대학·학생 간에도 경쟁이 없다. 체육대회 등에서 타 대학을 모방하려고만 하지 “법대 사시합격이 4등인데 5년 안에 3등을 만든다”, “국내 대학 중 독서량이 가장 많은 대학이 된다”라는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실질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 없다. 쉽게 말해 학생들이 보다 진지한 고민이 없다는 말이다. 미래를 내다보고 고민하면 현실의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리게 마련이다. 축구대표팀을 보라. 월드컵을 바라보니까 아시아의 패권은 자연스레 잡는 것이 아닌가?
황정현 학생기자 4reallove@ihanyang.ac,kr
사진 : 김유라 학생기자 gurapoet@ihany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