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진의 '시집가는 날'을 중국어로?
우리 나라 전통 춤, 노래 가미한 중국어 연극 호평 받아
가을이라 믿겨지지 않는 무더운 주말 한 낮, 내려 쬐는 땡볕에도 삼삼오오 사람들의 발걸음이 올림픽 체육관 한양 예술 극장으로 향하고 있다. 바로 중어 중문학과 원어 연극 ‘시집가는 날-出嫁之日’ 때문. 올해로 19회를 맞는 중어 중문학과 원어 연극 공연은 지난 23일 올림픽 체육관 한양예술 극장에서 2시, 6시 두 차례 공연을 걸쳐 상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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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많은 중국의 희곡작품을 무대위에 올려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였던 중어 중문학과 연극단은 올 해 우리나라 작품인 오영진의 ‘시집가는 날-出嫁之日’을 중국어로 무대에 올려 우리 문화를 중국어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오영진의 ‘시집가는 날-出嫁之日’은 양반의 허위의식과 탐욕을 폭로한 작품이다. 돈으로 벼슬을 얻은 맹진사가 그 딸인 갑분이를 김판서 댁의 자제인 김미언과 결혼 시켜 신분의 상승과 가문의 영달을 꾀한다. 혼인 약조 후 김미언이 절름발이 라고 속여 주인공 가족은 실망하고, 자신의 딸 갑분이 대신 그 몸종인 입분이를 대신 시집보낸다. 혼례식 날, 김미언은 절름발이기는 커녕 건장한 젊은이였고, 맹진사의 허황한 꿈은 좌절된다.
특히 이번 연극은 작품 선정에서 뿐 아니라, 세미 뮤지컬 형식으로 극 중간에 민요, 전통 춤과 풍물, 전통 혼례가 어울어져 중국어 원어 연극이지만 우리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연출을 맡은 이범진(인문 ·중문3)군은 “예술 적 부분 뿐 아니라, 관객들에게 재미를 주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연출의도를 밝히며, “사람들에게 우리의 다양한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노래, 춤, 음향, 복식 등 많은 것을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중어 중문학과 연극단은 올 3월 대본 준비에서부터 무더위와 폭우 속에서도 계속 연습을 해왔다. 가톨릭 대에서 중국어로 번역한 대본을 중국인 유학생 이영(사범대·교육)학생과 적절히 수정하면서 중국어를 연습했고, 인기 뮤직컬 ‘넌센스’ 신부 역을 맡은 박정희 씨의 연기지도 아래 연극의 질을 높이기 위해 철저히 준비했다. 맹진사 역을 맡은 음철웅(인문 ·중문3)군은 “유난히도 덥고, 비도 많이 왔던 이번 여름에 하루 10시간여 연습했던 연극이 끝나서 시원 섭섭하다”고 이야기 하며, “5개월여 고생이 결실을 맺어 졸업하신 선배님들과 교수님께 칭찬을 들어 뿌듯하다”고 연극을 마친 소감을 이야기 했다.
중문과 연극을 관람한 이유진(법 ·법 4)양은 “학생들이라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연기를 잘했다. 특히 어렸을 때 들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아는 우리 민요가 나와 중국어를 잘 몰라도 흥겹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감상을 말했다. 연출의 이범진(인문 ·중문3)군은 “연극적인 면 뿐 아니라 한국의 문화를 중국어로 구사할 수 있어 뿌듯했다”며 앞으로 계속되는 중문과 원어 연극의 관심을 당부했다.
황은비 학생기자 eb0178@hany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