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인문사회계, 약진이 필요하다'

 인문사회계열 상대적 부진, 산학 협력 확대와 수행인문학이 해법

 

   
 

 지난 주 위클리 한양에서는 ‘병술년 한양 이공계’를 들여다봤다. 한양 이공계는 올 한 해 동안 10팀 이상이 BK21에 선정돼 총 154억의 지원금을 받았다. 특허출원으로 인한 기술료 수입도 12억 5천만원을 기록했다. 또 나노기술 연구센터가 건립되는 등 본교가 산학협력 분야에서 국내 최고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이렇게 많은 성과를 보이며 유종의 미를 거둔 한양 이공계. 그럼 ‘한양 인문사회계’는 어땠을까? 혹자 말대로 “본교에는 이공계만 있고, 인문사회계는 없는 것일까?” 이 말은 이공계 명성에 비해 저평가되는 인문사회계열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하지만 본교 인문사회계열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두 번째 순서로 각종 평가 우수, 활발한 산학협력 등을 보인 한양 인문사회계를 결산해 본다.

 

 대교협 평가, 일문과 최우수, 국문과·중문과 우수 등급

 

 올해 한양 인문사회계열의 잠재력을 처음으로 인정해준 것은 대학교육협의회의 일본어문학과, 국어국문학과, 중국어문학과 평가다. 여기서 안산캠퍼스 일본어문학과는 최우수등급을 판정받았다. 또 안산캠퍼스 국어국문학과, 중국어문학과는 우수등급을 받았다. 국문대 일본어문학과 박순애 교수는 “본교는 ‘교육여건 및 지원체제 항목’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외국인 교수 지도뿐만 아니라 매년 여름방학 마다 진행된 민간교류차원의 어학연수제도와 현지학기제 등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캠퍼스 국어국문학과와 중어중문학과는 평가를 받지 않았다.

 

 또 지난 9월에 있었던 ‘2006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도 본교의 위치를 볼 수 있었다. 본교는 KAIST, 서울대, 성균관대 등의 뒤를 이어 7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와 같은 순위다. 본교의 경쟁대학으로 꼽히는 성균관대는 지난해 8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2계단 오른 6위를 기록했다. 본교 한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인문사회계열이 강한 성대에 비해 인문사회계열 저평가가 순위를 머물게 한 것 같다. 학교 측은 인문사회계열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실적과 시설 열세로 BK21 선정 고전한 듯”

 

 이러한 수치 외에도 현재 본교 인문사회계열의 위치를 보여주는 것은 두뇌한국 21(Brain Korea21, 이하 BK21) 선정 실패와 낮은 취업률, 연구 활동 부족 등으로 볼 수 있다. 지난 4월 달에 교육부에 발표한 BK21 전국 단위 대형사업단에서는 인문사회 사업단이 한 팀도 선정되지 않았다. ‘글로벌 경제금융전문인력 교육사업단’, ‘역사기록 전문 인력 양성 연구단’, ‘문화콘텐츠 기획 전문인력 양성 사업단’이 신청했지만 사업단 규모와 연구실적 등에서 열세였다는 평가다. 산학협력단 전 단장 이영무(공과대·화학) 교수는 “BK21사업은 많은 대학에서 사활을 걸고 준비한다. 상대적으로 연구실적과 시설 면에서 열세인 인문사회계열이 고전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교육공학과 취업률 88%, 하지만 평균 못 미치는 인문사회 취업률은 문제

 

 본교 인문사회계열의 적극적인 지원 요구는 취업률에서도 드러난다. 올 8월 교육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캠퍼스는 75.6%, 안산캠퍼스는 76.3%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자연계열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서울캠퍼스 정보통신대 세 학과는 취업률 100%를 기록했으며, 그 뒤를 세라믹공학과(96.9%), 산업공학과(93%)가 이었다. 안산캠퍼스는 교통시스템공학이 89.5%, 응용화학과가 86.7%를 보여 평균 이상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인문사회계열의 취업률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가장 높은 취업률을 보인 곳은 교육공학과(88%)이다. 하지만 정규직 취업률은 56%밖에 되지 않아 실속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 뒤를 안산캠퍼스 경제학과(78.7%), 서울캠퍼스 경영학과(78%)가 차지했지만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서울캠퍼스 역사학과, 사회학과는 취업률이 50% 미만이었다. 최저의 취업률은 철학과의 18.2%로 나타났다. 사법고시, 행정고시, 임용고시 등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낮은 취업률에 대해 학교 측의 신속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연구 성과금 1%에 그쳐, “활발한 연구 뒷받침돼야 연구비 지원 증가할 것”

 

 본교 산학협력단은 지난 달까지 4억원의 연구 성과금을 지원했다. 성과금이란 실제 연구된 결과가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되면 지급하는 격려금을 말한다. 4억원 중, 인문사회계열에 지급된 금액은 1%에 해당하는 4백만원에 불과하다. 그만큼 눈에 띄는 연구 실적이 적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반증하는 자료로 올해 지급된 21억원의 연구비 중 인문사회계열이 차지하는 비율은 25%밖에 되지 않는다. 연구 실적도 적었지만 진행되고 있는 연구도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본교 연구진흥과 윤유진 과장은 “인문사회계열의 연구가 활발해지면 연구비 지원도 늘어난다. 인문사회계열 연구팀들의 활발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행인문학 사업단, 인문학도 실용학문이다

 

   
 

 하지만 다행인 점은 미미하게나마 서서히 학교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수행인문학 특성화 프로그램 신설, 산학협력 확대, 고시반 운영 등이 그 예.

 

 서울캠퍼스 인문대는 ‘21세기 수행인문학 글로컬 인재 양성 특성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행인문학은 세계화와 지역화의 비전과 실천역략을 갖춘 글로컬 수행 리더 양성을 목표로 하는 융합과정이다. 크게 수행융합전공과 글로컬 비즈니스 융합부전공으로 구분된다.

 

 수행융합전공은 과학기술학, 공공수행인문학, 미디어문화, 외국어커뮤니케이션의 4개 전공 프로그램이 있다. 07학번 인문대 학생들은 기반인문학 6개 전공 중 1개 전공과 수행융합전공 4개 중에 1개 전공을 조합해 필수로 이수한다. 글로컬비즈니스 융합부전공은 고급 비즈니스 실무능력 인증 프로그램으로 문화, 경영, 산업 연계 융합 과정을 소정 기준 이상 이수했을 때, 부전공으로 인정받게 된다. 수행인문학특성화 사업단장 김성제(인문대·영문) 교수는 “인문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수행인문학을 만들어냈다”고 말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인문학 위기 타개, 현장 실습과 경영 협력도 방법

 

 또 안산캠퍼스도 인문학의 위기를 벗기 위해 ‘문화컨텐츠학과 현장 실습제’ 실시와 ‘HYRIC 경영클리닉센터’를 개설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문화컨텐츠학과 3학년 학생들은 여름·겨울방학을 이용해 현장 실습을 나간다. 애니메이션, 모바일, 게임 등 각 산업체에서 6주 동안 실전 경험을 쌓는 것이다. 실습을 나간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강의를 통해 배운 지식을 현장에서 적용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문화컨텐츠학과장 박상천 교수는 “흔히 산학협력하면 공학계열과 기업 간의 연계만을 생각한다. 우리 과의 이런 활동은 인문계열 산학협력의 모범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YRIC 경영클리닉센터’는 경상대 교수와 외부전문가들이 주축이 돼 가족회사의 경영컨설팅을 제공한다. 센터장 김성민(경상대·경영) 교수는 “기업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1회적으로 그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해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산학협력이 기술 부문 중심으로 이루어진데 반해, 경영 부문의 협력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고시반 운영, 학과 연계활동 통한 경쟁력 확보 필요

 

   
 

 현재 본교에 운영되고 있는 고시반은 사법고시반, 언론고시반, 행정고시반, 공인회계사반 등이 있다. 학교는 이들 고시반원들에게 기숙사 제공, 장학금 지급 등의 특혜를 주고 있다. 사법고시반 봉영준 수업조교는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약 3백 명의 학생들에게 숙식 제공을 하면서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에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본교 출신 사법고시 합격자 59명 중, 70% 이상이 사법고시반 출신이다. 이 밖에도 언론고시반은 중앙일보, 매일경제 등 주요 언론사에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다.

 

 캠퍼스 특성화 맞춰 발전해야

 

 서울캠퍼스 교무처장 맹주성(공과대·기계) 교수는 “본교가 공대 중심정책을 해오면서, 공학계열이 상대적으로 발전한 게 사실이다”며 “인문분야에 대한 위기를 인식하고 연구비 확대, 수행인문학과 같은 투자를 늘리고 있어 좋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산캠퍼스 교무처장 한창수(공학대·기계) 교수는 “안산캠퍼스는 학연산 클러스터와 산학협력에 집중하는 특징을 가진다. 인문사회도 산학협력 현장실습의 일환으로 발전시켜 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장기진 학생기자 jyklover@hanyang.ac.kr
최남영 학생기자 hynews01@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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