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에서 시험 중요 논점 발견과 legal mind 길러"

합격 수기를 쓸 수 있는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는 것이 꿈만 같습니다. 한 평범한 학생이 사법고시에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 특별하진 않지만 하루하루 꾸준히 밟아온 수험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진로에 대한 확신을 준 수험생활의 첫 발

법대에 입학해서 사법고시반에 입반하게 됐고 고시반에서 생활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사법시험을 준비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다만 여유롭게 준비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시험에 대한 압박감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2학년 때까지는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고시시험에 필요한 기본기를 다지는 정도로 공부를 했습니다. 2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본격적으로 수험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신림동 고시촌에 들어가서 강의를 들었습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이 분야에 재미를 느꼈고 공부한 만큼 모의고사 점수도 오르는 것 같아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겨울방학이 끝난 후 1학기 때는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민법 공부를 했고, 2학기에는 휴학을 하고 하루 종일 고시반에서 1차 시험 준비를 했습니다. 이렇게 공부를 시작하면서 고3때도 결정하지 못했던 나의 진로에 대한 확신을 비로소 가지게 됐습니다.

정석(定石)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시간 활용

주위에서 공부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을 많이 봤고, 저 역시 수험생활 중에 공부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 보면 그런 고민들은 모두 헛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공부하느냐’ 보다 ‘얼마나 공부하느냐’ 가 훨씬 더 중요한 것이니까요. 그러므로 공부방법에 대해 고민하지 마시고 대다수의 수험생들이 선택하는 방법을 따라가시기를 권합니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 사람이 좋은 결과를 얻기 마련입니다.

참고로 저의 경우 1차를 준비하면서 2학년 겨울방학 때 헌법 기본강의, 형법 기본강의를 들었고 3학년 1학기 때 학교를 다니면서 민법 집중강의 테이프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여름방학 때 민법부터 시작해서 판례공부를 했습니다. 판례를 막바지에 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미리미리 정리해 두고 반복해서 읽는 것으로 공부 효과를 높였습니다. 9월부터는 진도별 모의고사를 풀고 몰랐던 지문은 기본서에 적어 넣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진도별 모의고사가 끝난 후에는 기본서를 반복해서 정독하고 전 범위 모의고사를 풀면서 최종정리를 했습니다.

2차 시험의 경우 예비순환 때는 고시반에서 강의테이프를 들으면서 혼자 공부했습니다. 1순환과 2순환 때는 신림동에서 학원 강의를 듣고 3순환 때 다시 고시반으로 돌아와서 모의고사를 치면서 정리를 했습니다. 2차의 경우 학원 일정을 무난히 따라갈 수 있다면 거의 합격권에 들어왔다고 봅니다. 그만큼 일정이 빡빡하고 공부해야 할 것이 많으니까요.

심층 면접이 도입되는 등 3차 시험이 강화되기는 했지만 크게 부담 가지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면접 문제는 대부분 1·2차 시험을 준비하면서 공부했던 것 중에서 나옵니다. 간혹 시사적인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그 땐 온건하면서 약간 보수적인 입장에서 대답을 하면 될 것입니다.

충분한 휴식으로 슬럼프 예방


저는 혼자 공부할 때는 하루에 평균 12~13시간 정도, 학원 강의를 들을 때는 강의시간을 제외하고 8~9시간 정도 공부를 했습니다. 주말에는 보통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휴식을 취했습니다. 장기적인 슬럼프에 빠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평일에도 집중이 잘 안 된다 싶으면 만화책이나 게임방송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했습니다. 운동을 따로 하진 않았지만 하루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만으로 어느 정도의 체력을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물론 많이 체력이 달릴 때는 보약이나 영양제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학교 수업과 고시반의 장점 살리기

저도 한때는 학교 수업을 듣는 것이 고시공부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2차·3차 시험을 거치고 나서 생각해 보니 학교 수업 시간에 들은 내용들, 중간·기말 고사를 준비하면서 공부했던 부분들이 모두 사법시험에 출제될 만한 중요 논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법시험 과목이 아닌 다른 법학 과목도 legal mind를 기르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됩니다. 고시반의 경우 단점도 있지만 장점이 더 많습니다.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선후배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자극을 받을 수 있고 훌륭한 조언도 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숙사비 면제·장학금 지원 등의 혜택도 많기 때문에 고시반을 적극 활용하신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포기는 없다


수험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누구에게나 힘든 시기는 찾아옵니다. 저 역시 남들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다가도 혼자 있을 때는 눈물을 쏟아낸 적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시기를 버텨내고 시험을 치렀기 때문에 사법시험 최종합격이라는 과분한 영예를 안게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고시 합격이라는 것이 결코 만만한 것은 아니지만 결코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하루하루 열심히 공부하신다면 해내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든 분들께 합격의 영광이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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