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구성원과 소통하는 이사장이 되겠습니다"
재단설립과 함께 한양의 역사를 이끌어 온 김연준 전 이사장의 뒤를 이어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되신 소감이 남다르리라 생각됩니다설립자께서 이끌어 오신 한양학원은 그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때문에 뜻하지 않게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거워요. 하지만 오랫동안 모셔 온 설립자님의 건학이념인 ‘사랑의 실천’ 정신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이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구현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한양학원의 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개인적으로도 내 삶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의 실천’을 바탕으로 한양의 위상을 높임은 물론, 세계 100대 대학 진입에 이바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립학교법 개정 등 사학재단의 운영 환경에 많은 변화가 있는 현 시점에서 재단의 올바른 기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사학재단도 구성원마다 각각의 책임과 권리가 있습니다. 학생과 교수, 직원, 동문, 그리고 재단이 각자의 책임을 다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할 때 사학의 건전한 발전이 이뤄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양학원은 앞으로 변함없이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한양의 발전에 이바지 할 것입니다.
지금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여건에서도 한양학원은 대학발전을 위해 매년 150~200억원 수준의 지원을 해 왔고, 이러한 노력이 대학발전의 원동력이 됐다고 자부합니다. 또한 향후 경제상황의 변화와, 학교 발전을 위한 지원할 곳이 있다면 현재 규모 이상의 지원도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직 구체적인 사업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지만, 구성원들의 중지를 모아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 이사장부터 앞장서겠습니다.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등록금 인상 문제는 재단전입금을 비롯한 재단 운영 사안 전반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학내 구성원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재단의 역할에 대해 이사장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나는 그 누구보다도 설립자께서 가장 한양을 사랑하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건학이념의 실현을 목표로 살아가려 합니다. 하지만 학생과 교수, 교직원, 동문 등 모든 한양의 구성원들 역시 학교를 사랑한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단지 각자의 의견과 방식의 차이가 존재할 뿐이죠. 내가 한양학원의 이사장이라는 자리에 선임됐고, 그 직책에 맞게 노력하듯이, 모든 구성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설립자의 마음을 기억하며 한양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를 바랍니다. 물론 입장의 차이가 있겠지만, 나부터 학생들을 자주 만나며 다양한 의견을 듣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양의 발전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모두가 뜻을 모아 서로 협조하며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강단에서 교편을 잡으며, 그리고 여러 보직을 두루 거치며 많은 한양인들과 나누신 인연의 추억을 듣고 싶습니다
처음 본교에 부임한 이후 50여년의 세월동안 본교는 눈부신 발전을 이뤘어요. 그만큼 내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생처장으로 활동하며 겪었던 경험들은 지금의 학생들로서는 생소한 사실도 많을 것입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었어요. 그 때 경무대 관계자가 내게 학생들을 모아놓고 ‘만세’를 부르라고 요구하기도 했죠. 하지만 ‘만세’는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해 박수만 치도록 지도했어요. 권위적인 시기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쉽지 않은 결단이었습니다. 학생처장으로 재직할 때에는 신입생들의 군사훈련을 폐지하자고 문교부장관에게 건의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건들 속에서 학생들과 부대끼며 많은 추억을 남겼고, 바로 이것이 내가 아직까지 한양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웃음)2007년 새 학기와 함께 2주 앞으로 다가온 설을 맞아, 모든 한양인들에게 전하는 덕담 한 마디를 부탁드립니다
나는 ‘사랑의 실천’이 그 어떤 말보다 좋은 최고의 건학이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민족고유의 명절인 설에, 가족들과 친지 모두가 사랑의 마음으로 서로 격려하고 용서하고 화해하는 시간을 보내기를 바랍니다. 또한 모든 한양인의 새해가 건학이념을 몸소 실천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2007년의 시작과 함께 한양학원의 이사장으로서 첫 발을 내딛는 지금, 앞으로 모든 구성원과 더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이사장이 될 것이라는 다짐을 모든 한양인에게 전합니다.
글 : 변 휘 취재팀장 hynews69@hanyang.ac.kr
사진 : 김기현 사진기자 azure82@hanyang.ac.kr
학력 및 약력최 이사장은 지난 44년 일본연수전문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했고 72년 동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56년 본교 물리학과 교수로 부임해 86년까지 교편을 잡았으며, 재직기간동안 학생처장과 교육대학원장 등 주요보직을 두루 역임했다. 85년부터 96년까지 기독교신문 이사를 맡았으며, 97년부터 학교법인 한양학원 이사로 활동했고, 지난달 22일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77년 국민훈장 동백장 및 86년 모란장을 표창받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