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생활, 이렇게만 해라'

대학은 근대의 산물이다. 인간은 지식을 통해 자유로운 존재가 된다. 이런 ‘자유’를 상징하는 곳이 바로 대학이다. 모든 인간은 존엄한 존재이며 그 어떤 이도 수단일 수 없다는, 모든 이가 목적으로서 존재한다는 근대의 이념이 대학을 통해서 실현됐다. 중세시대엔 교회나 사당이 국가를 떠받치는 이념적 공간이었지만 근대·현대사회에서는 대학이 사회를 이끌어갈 인재를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사회의 바탕인 것이다. 이러한 중요한 책임을 지게 될 신입생들은, 앞으로 자신이 대학생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다시금 생각해봐야 할 듯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학 신입생이라고 세상의 모든 책임을 혼자 짊어지고 가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평생 한 번뿐인 대학생활을 후회 없이 보내길 바라는 것이다.

About 대학생, 그 알쏭달쏭한 신분을 생각하며

대학입학시험을 준비하기 위하여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낸 학생들에게 대학 합격은 주체할 수 없을 만큼의 ‘자유 시간’을 준다. 이 기간을 대학입시 공부를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생각하고 즐길 수도 있고, 앞으로 대학졸업 후 사회에 나갈 에너지를 축적해야 하는 준비기간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렇듯 인생에서 두 번 다시 오기 힘든 여유로운(?) 시기를 어떻게 보낼지는 각자의 판단에 달렸다.

대학시절은 인생에서 학생과 사회인 신분의 중간 단계다. 대학생은 학생이면서 성인으로 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소위 ‘학생’이란 신분으로 보호받기도 하지만, 성년으로서 자기가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떤 대학 생활을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신입생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다. 물론 처음 마음먹은 대로 대학생활이 잘 풀리지 않을 수 있고, 고학년으로 가면서 생각이 바뀔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 역시 누구나 한번쯤 겪게 되는 일이기에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중요한 것은 주위 시선이나 타인의 의견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주관을 뚜렷하게 확립하는 것이다. 실현 가능 여부를 떠나 확신을 갖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서 움직이는 이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존중 받기 때문이다.

즐거운 대학생활, 동아리 선택이 좌우한다

대학생활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동아리다. 본교에는 중앙 동아리, 단과대 동아리 등 무수히 많은 동아리가 있다. 학과에서 알게 되는 동기들 외에도 동아리 활동을 병행하면 대학 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든든한 지원군을 만날 수 있다. 민족무예의 전통을 잇는 중앙동아리 ‘갈무리’의 회장 이두환(자연대·화학 2) 군은 “새내기들에게 ‘대학생활의 꽃’인 동아리 활동을 하라고 꼭 권해주고 싶다. 동아리를 하면서 같은 관심사를 갖은 사람들과 만나고 거기에 열중하면서 점점 동아리의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웃음 지었다. 얼마 전 군대를 마치고 복학한 이승준(공과대·전자통신컴퓨터 3) 군은 “군 생활을 마치고 학교에 돌아왔을 때 2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반갑게 맞아주는 동아리 회원들이 있어 든든했다. 만약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후회했을 것”이라며 동아리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단과대 신문사에서 편집장을 지낸 경험이 있는 전상준(경제·경금 3) 군은 “경제금융신문에서 기자를 거쳐 편집장을 하면서 폭넓은 대인관계를 맺게 됐다. 신문을 발행하는 일은 고된 작업이지만, 사람들을 하나 둘씩 알아가는 기쁨은 다른 곳에 견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총학생회에 몸담았던 김영훈(사회대·신방 4) 군은 “과거 총학생회에서 조직국장을 맡으면서 인간관계를 맺는 법을 배웠다. 또한 축제공연팀장 직을 수행할 때는 축제에 대한 자부심을 키우고, 문화 공연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었다”며 학생회 활동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놀 때는 불꽃처럼 즐기 돼, 책임 의식 함께 지녀야”

김지훈 (경제·경금 3) 군은 신입생일 때 ‘대학은 노는 곳’이라 생각했다. 김 군은 “수능시험 공부를 잘 버텨낸 나에게 스스로 선물을 줄 생각을 했다. ‘대학생이 되면 나를 위한 시간을 갖고 신나게 놀자’라고 마음먹었다”라고 말한다. 김 군은 새내기 미리배움터, 새내기 새로 배움터 같은 신입생을 위한 자리를 통해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신나는 대학생활을 만끽했다. 몇 년 동안 안 가봤던 놀이공원에도 가고 여의도 벚꽃축제, 서울 불꽃축제도 구경하고 서울 곳곳을 구경 다니며 대학생의 여유로움을 한껏 누렸다. 김 군은 “신입생 땐 정말 후회 없게 놀아봤다. 자기 주량의 끝을 보기도 하고 친구들과 밤새 술 먹으며 진지한 얘기도 해보고 여자 친구도 사귀고.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해봤다”고 얘기한다. 또 “어른들이 신입생 때 술 먹고 노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데, 인생의 한 순간 정도는 불꽃처럼 놀아보는 것도 자신에게 큰 재산이 된다”고 밝혔다.

물론 김 군은 1학년 때 학사경고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제대 후 3학년 1학기 평균학점 4.25. 3학년 2학기 평균학점 4.08을 받았다. “1학년 때 한 번 끝까지 놀아봤으니깐 공부할 때에도 내 노력 전부를 쏟을 수 있었다. 어영부영 노는 것도 공부하는 것도 아닌 대학생보다 놀 땐 화끈하게 놀고 공부할 땐 또 공부만 하는 대학생이 됐으면 한다”고 신입생들에게 충고의 말을 전했다. 대학교 신입생이란 신분은 인생에서 여러 번 찾아오지 않는다. 신입생들은 다신 오지 않을 젊음을 즐겁게 누릴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그에 대한 책임도 함께 한다는 사실만 기억하면 된다.

“공부 역시 지독하고 확실하게”

아무리 여유롭고 낭만을 즐기는 대학생이라도 학생의 본분은 공부. 신입생이라고 예외는 없다. 놀 때는 신나게 놀고, 공부할 땐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진정한 학생이다.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을 보면 신입생들이 사법고시, 행정고시 준비에 대해 묻는 질문들부터 수강신청 전 수업, 교수에 관한 질문들까지 심심찮게 올라온다. 이에 대한 반응도 사뭇 진지하다. 각종 고시반이나 수업에 대한 추천이 이어진다. 얼마 전 졸업한 윤지영(법학 07년 졸) 양은 “1학년 때부터 사법시험을 위해 고시 반에 들어갔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대학생활을 만끽하는 다른 친구들이 부러웠지만, 어려운 고시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고시 반에서 물론 공부도 열심히 했지만, 그곳 사람들과 정보도 공유하고, 체육 대회 등을 통해 인적교류도 하면서 많은 것을 얻었다고 자부 한다”고 말했다.

새내기들이여! 움츠린 날개를 활짝 펴고 비상하라!

2007년! 국민 8명 중 1명이 대학생이다. 누구나 입학할 때 ‘청운의 꿈’을 안고 온다. 멋진 대학생활에 대한 나름의 복안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면 아쉬운 점이 남기 마련이다. 신지원(피아노 05년 졸) 양은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고 싶다”며 대학 시절을 떠올린다. 정답은 없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학점을 받는 것이 목표일 수 있다. 혹은 대인관계의 폭을 넓히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을 보람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선배들이 하는 말은 어디까지나 조언이다.

새내기들이여! 움츠렸던 날개를 활짝 펴고 비상하라! 그리하여 자신이 꿈꾸었던 대학생활을 ‘한양대’라는 캔버스에 마음껏 그리길 바란다.

한승훈 학생기자 hanssigo@hanyang.ac.kr
정 현 학생기자 opentaiji@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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