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기준 특허 출원 및 등록률 3위, 기술료 수입 5위

정통부는 국내 휴대폰 업체가 지난 95년부터 지난해까지 CDMA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퀄컴사에 지불한 로열티가 3조 3백 8억 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작년 한 해만 4천 7백억 원에 달하는 로열티를 고스란히 퀄컴사에 지불했다. 세계적 기업 삼성도 약 3천억 원정도의 로열티를 지불했다. 퀄컴사는 휴대폰 한 대당 내수용은 출고가의 5.25%, 수출용은 5.75%의 높은 로열티를 부과하고 있다. 퀄컴은 로열티 수익만으로도 영업이익의 50%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지식이 곧 돈인 시대다. 산업에서 지식을 돈으로 환원해주는 수단은 바로 특허로 기업들은 이 특허를 얻기 위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특허는 이처럼 수익에 관심 있는 기업들만의 것일까? 최근엔 우리나라 대학들의 특허에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보유 기술을 상용화했을 시 얻을 수 있는 수익과 “대학 연구 성과는 궁극적으로 사회에 환원되어야 한다”는 철학을 동시에 만족시켜 줄 만한 대안이 바로 특허이기 때문이다. 본교는 실용학풍과 산학협력을 강조해 온 만큼 이 같은 특허 추세에 일찌감치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이에 이번 주 위클리 한양에서는 그간 본교의 특허 실적과 그 속에 담긴 문제점 그리고 궁극적으로 본교가 나가야할 특허의 방향을 모색해 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특허 출원 및 등록률 3위, 출연금 대비 특허 출원 및 등록 생산성 2위

본교는 국내 대학의 특허 중시 분위기를 리드해온 입장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발표됐던 2005년 특허 실적에서 본교는 특허 출원 및 등록이 전국 대학 중 4위였다. 올해 발표된 2006년 현황에 서는(표 참조) 본교가 국내 특허 출원 2백 38건, 특허 등록 1백 77건으로 3위를 차지했다. 5백 건을 출원하고 3백 1건을 등록시킨 서울대와, 3백 72건을 출원하고 3백 60건을 등록시킨 한국과학기술원이 1위와 2위였다. 본교는 특허 ‘출원’ 건수에서는 연세대와 고려대에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으나 특허 ‘등록’ 건수에서는 앞서는 내실 있는 모습을 보였다. 본교의 특허 수치는 매년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것으로 지난해까지 본교의 3년간 총 특허 출원 수는 4백 91건에 달한다.

본교는 등록한 특허에서 얻는 기술료 수입에서도 상당히 앞선 모습을 보여 왔다. 2004년 9억8천8백만 원, 2005년 2억 8천만 원의 수익을 기반으로 2005년까지 3년간 총 12억 5천만 원의 기술료 수익을 거둔 것이다. 지난해에는 4억 3천여만 원의 수익을 올려 국내 대학에서 5위의 기술료 수입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올해는 약 7억여 원의 기술료 수입을 계획하고 있다.

본교는 특허 출원과 특허 등록에 있어 연구비당 생산성에서 앞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발표된 ‘과기부 특정연구개발사업 특허 출원 실적’에서 본교는 출연금 1억 원 당 0.72건의 실적을 보여 2위를 차지했고 ‘특허 등록 실적’에서도 출연금 1억 원 당 0.27건의 실적을 보여 2위를 차지했다.

특허 선전의 비결, 연구자 인식 변화와 기술이전센터 통한 지원

이와 같은 몇 년간의 본교 특허 선전은 기본적으로 연구 성과 발표 방법에 대한 연구자들의 인식변화에 기인한다. 그간 대학에서의 연구 성과의 발표는 관련 연구를 하는 모든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논문을 이용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최근 연구 성과가 곧 재산인 시대가 오자 연구자들은 점차 연구 성과를 특허를 통해 공개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실제로 국가나 기업이 BK21사업 등 대형 연구사업 선정에서 연구자들의 특허 출원 실적을 주요 평가요소로 삼은 것도 연구자들이 특허 출원에 매진토록 한 주요한 원인이다.

본교에 있어 특허분야의 선전은 본교 ‘기술이전센터’와 같은 전문 기구의 역할에 힘입은 바도 크다. 2001년 3월 1일 본격적 업무를 시작한 기술이전센터는 그동안 학내연구 결과물을 기업으로 이전하는 주요 창구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 전담기구 덕에 교수들은 연구 및 기술 개발에만 매진할 수 있었고, 특허권들은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될 수 있었다. ‘기술이전센터’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활동했는데 지난해 12월 중국 상하이에서 ‘상하이 기술이전거래소(SITT)’와 공동으로 기술이전상담회를 개최한 것이 그와 같은 활동이었다. 이는 국내 대학 최초의 글로벌 기술 이전 행사였고 본교는 당시 상하이에 법인을 설립해 해외 기술이전의 기반을 구축했다. 또한 상해 교통대, 복단대와 기술이전 관련 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특허, 이제는 질적 성장 추구해야

그러나 특허 출원과 특허 등록 실적이 직접적인 산학협력의 우수성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특허는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교가 출원한 특허의 대부분은 학문적 성격이 강해 당장 상용화되기 어려운 것이 많다. 산학협력팀의 임정택 직원은 “특허의 실용성은 산업체가 그 대학의 특허를 얼마나 이용하는지를 나타내주는 ‘기술 이전 실적’을 통해 알 수 있다. 본교의 경우는 특허 출원 및 등록 건수는 상당하지만 그에 비해 기술이전실적은 저조한 것이 사실이다”라며 좀 더 실용적이고 상업적인 특허의 생산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지난해 특허 등록 건수에서 1백 44건으로 본교의 1백 77건에 뒤진 연세대가 기술 이전료에서는 8억 9천 5백만 원의 수익을 거둬 4억 3천 3백 만 원의 본교를 앞지른 데이터가 이를 증명한다. 지난 3월에는 ‘성과지향형 연구를 위한 연구과제 선정방법 세미나’에서 한국기술정보연구원의 고병열 팀장이 “연구실들은 기업에서 상용화 가능한 연구 과제를 선정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지적한 사실도 있다.

기술이전전담조직(TLO; Technology Licensing Office), 실용 연구를 선도한다

따라서 단순히 수치만이 아닌 내실 있는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특허의 질적인 발전에 신경을 써야 함이 분명하다. 새롭게 도입된 ‘기술이전전담조직(TLO; Technology Licensing Office)’는 이러한 특허 내실화의 목표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게 해줄 주요 수단이 될 전망이다. 이는 대학의 우수한 연구를 실용적 특허로 유도하고 생산된 특허를 산업체로 이전하는 일을 전담하는 조직을 말하며, 미국은 이미 스탠포드대학 등 여러 유수대학에 이를 설치해 대학 기술의 권리화, 기술 라이센싱을 통한 수익 제고, 연구자 대상 지식재산권 교육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스탠포드대학의 경우는 이를 통해 연 4백 50억 원에 달하는 기술료 수익을 얻고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2005년 총 70억 원의 기술료 수익을 거둔 우리 나라 대학들에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기술이전전담조직(TLO)은 연구의 실용화와 특허의 상업화에 큰 역할을 할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총 28개 대학 및 연구소를 기술이전전담조직(TLO) 사업단으로 선정할 때 본교와 서울대, 고려대, KAIST 등을 최우수산업단으로 선정했다. 이에 본교는 향후 5년간 교육부와 산업자원부로부터 매년 3억 9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됐다. 또한 본교는 산학협력단 내에 이를 설치하며 IT, NT, BT 분야의 변리사를 3명 충원했다. 기술이전전담조직(TLO)은 연구가 벌어지고 있는 Lab에 방문해 연구 과제가 처음부터 실용적인 것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교육하거나, 우리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가 기술적 우수성, 사업성, 상업성의 측면에서 부각될 수 있도록 종합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내는 작업 등을 하고 있다. 또한 대기업의 특허팀장을 본교 ‘기술코디네이터’로 위촉해 대기업의 최신 연구동향을 파악하고 있으며 대기업으로의 본교 기술 이전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수요 기업과 대학 기술 간의 만남의 장이 되는 한양 Techno-Fair와 현재 약 64개의 기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3-C Club프로그램도 기술이전전담조직(TLO)이 펼치는 중요한 활동들이다.

21세기, 특허가 대세다


본교의 특허 실적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이제는 국내 대학 특허의 선두를 위해 힘찬 걸음을 내디딜 때다. 산학협력팀 임 직원은 “한 건의 논문보다 한 건의 특허가 낫다. 또한 10건의 비실용적인 특허보다 사업 가능한 1건의 특허가 낫다”며 국가가 주도해 연구의 특허화에 매진하고 있는 만큼 우수한 연구 실적을 실용적인 형태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용적 특허의 생산. 이것이 우리 한양이 나가야할 특허의 방향이다.

고영기 학생기자 standbyme@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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