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어학연수, 자격증 취득과 학점인정,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대학생은 바쁘다. 대학을 졸업하기만 하면 취업이 됐다는 이야기는 빛이 바랜지 오래다. 국민 8명 가운데 1명이 대학생인 요즘,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한다. 소위 ‘취업 5종 세트’라 불리는 인턴, 자격증, 봉사활동, 아르바이트, 공모전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다. 그러나 5종 세트를 갖추기 위해 소비되는 시간과 노력이 만만치 않다. 대학마다 졸업학점을 높이면서 졸업을 위해 학점 채우는 것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성적대체 및 학점인정제도가 뜨고 있다. 학점인정은 국제공인 자격증을 따거나 기업에서 인턴활동을 하는 경우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자비로 어학연수를 다녀오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학점관리 외에도 자격증을 취득하고, 어학연수를 다녀오며 영어성적을 관리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유리하다. 학적계장 김인곤 과장은 “학생은 졸업 전 인턴쉽을 통해 취직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고, 기업은 예비 사원에 대한 교육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타 대학은 장기 인턴쉽을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사례가 드문데 이는 본교가 실용학풍을 중시하고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① 성적대체 - 토익·토플 점수와 컴퓨터자격증은 곧 학점
원하는 학점이 나오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재수강을 택한다. 그러나 재수강은 잔여학점에서 차감되지 않기 때문에 부담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재수강을 하지 않고도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서현민(사회대·신방 4) 군은 지난 해 정보처리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서 군은 “1학년 때 수강했던 컴퓨터 관련 필수과목의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자격증으로 성적을 대체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최진아(사회대·신방 4) 양은 토익성적을 이용해 영어 관련 필수과목 성적을 대체했다. 최 양은 “토익을 통해 어학실력도 키우고, 졸업인증도 대비하는 동시에 필수과목 성적까지 대체할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다. 정재원(사회대·행정 4) 양도 비슷한 경우다. 정 양은 “실용영어 수강 당시 받았던 B학점을 토익성적을 이용해 A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회대 학사지원 서선화 직원은 “최근 토익·토플성적과 컴퓨터 자격증을 이용해 필수과목 성적을 대체하는 학생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학점인정제도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컴퓨터 자격증, 그 중에서도 국제공인자격증을 주목하라
컴퓨터 자격증 열기가 거세다. 특히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사에서 인증하는 MOS(Microsoft Office Specialist)는 주로 MS 오피스를 이용하는 기업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본교는 현재 MS를 포함해 Adobe, CISCO, Oracle 등 공인회사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에 대해 최대 9학점까지 일반학점으로 인정하고 있다. 신덕수(공과대·기계 4) 군은 “전공 분야와 관련이 깊어 컴퓨터 자격증을 많이 따고 있으며 MOS도 그 중 하나”라며 “학교에서 국제공인 자격증을 학점으로 인정해줘 학점이나 재수강에 대한 부담감이 다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② 취업 전선 체험과 학점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기업체 장·단기 인턴쉽 학점인정
‘뇌를 단련하다’의 저자 다치바나 다카시는 그의 책에서 “대학 졸업 후 사회는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와 같은데 대학생들은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나태한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고 했다. 다카시가 말한 울타리 바깥은 이제 ‘취업 전선(戰線)’이라 불린다. 학교 바깥에서 ‘전쟁’을 경험하면서 학점까지 인정받는 윈윈전략이 각광받고 있다. 바로 인턴쉽 학점인정이 그러하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일정기간 동안 국내외 기업에서 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학점으로 인정해준다.김경호(정통대·정보기술경영 4) 군은 지난 1월, 8주 동안 라이나 생명보험에서 단기인턴활동을 했다. 김 군은 정보기술(IT)분야에서 네트워크 유지보수를 담당하고, 매뉴얼 작성에도 참여했다. 그는 “취직을 준비하면서 회사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는 학생 입장에서 매우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다. 평소 학교 공지사항을 통해 단기 인턴쉽 활동을 하면 3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준영(영어영문 07년졸) 양은 인턴과 학점인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았다. 김 양은 지난 해 여름, 7개월 동안 베엠베(BMW) 한국지사에서 인턴사원으로 세일즈, 고객관리 업무를 배웠다. 그녀는 “취업 준비를 위해 학점, 토익만 준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턴활동을 하면서 실무를 익힌 점이 취직준비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친구소개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된 학점인정제도를 많은 학우들이 적극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양은 올해 미국 반도체회사 마벨 테크놀로지(Marvell Technology)에 취직하는데 성공했다.
인턴쉽을 마쳤다고 해서 모두 학점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무처 학사과 김남이 조교는 이와 관련해 “인턴쉽 학점인정 프로그램은 재학 중 1회에 한하여 신청 가능하며 졸업예정자의 경우 장기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인턴을 지원한 회사로부터 합격통지를 받으면 반드시 학사과 교육지원계에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인턴쉽을 중도 포기한 경우는 학점을 인정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턴쉽 학점인정의 경우 4주에서 6주까지는 3학점, 4개월 이상의 장기인턴은 최대 15학점까지 인정받을 수 있다. 취득한 성적은 Pass/Fail 방식으로 처리된다.
③ 가자 해외로! - 외국대학 단기 유학 및 어학연수 학점인정
해마다 여름이면 해외어학연수를 위해 떠나는 행렬로 공항이 북새통을 이룬다. 어학 능력이 필수가 아닌 기본이 되어버린 요즘, 본교는 단기연수나 외국대학 계절학기, 혹은 어학연수 과정을 마친 경우 이를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연수대상은 외국대학의 정규과정과 계절학기로 나뉜다. 누적 평점평균이 3.0 이상인 재학생에 한해 신청자격이 부여되며 연수기간은 최대 1년까지다. 외국대학에서의 취득학점은 심사를 통해 학기당 최대 20학점, 1년 동안 최대 40학점까지 인정된다. 한편, 계절학기 학점인정은 1회 6학점까지다.고현성(공과대·전자통신컴퓨터 4) 군은 지난 해 여름 5주 동안 호주로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고 군은 “어학공부를 하면서 학교에서 학점까지 인정받아 기쁘다. 방학도 알차게 보내고, 학점도 채울 수 있어 일석이조였다”고 말했다. 이어 “다녀온 후 주변 학우들에게도 추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어학연수나 일반연수로 학점을 인정받기 위해서 사전에 국제협력실을 통해 서류신청과정을 거쳐야 한다.
국제협력실 최유정 직원은 “연수를 떠나기 전에 반드시 국제협력실에 학점인정 신청서를 비롯한 첨부서류를 제출해야 하며 연수를 중간에 포기하거나 다녀와서 학점인정을 신청하면 인정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기 어학연수의 경우 학점인정 신청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제도를 잘 활용하면 학생들에게 유리한 만큼 학교 수업의 연장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제도를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실용학풍은 계속된다
실용학풍을 중시하는 본교는 향후 기업 인턴쉽과 자비유학에 대한 학점인정제도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김 과장은 “학생들의 취업지원을 위해 향후 장·단기 기업 인턴쉽 학점인정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개인 역량강화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학생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정 현 학생기자 opentaiji@hany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