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명문 대학을 향한 한양의 출사표

매년 8월과 10월이 되면 중국 상해교통대학과 영국 더 타임즈는 세계 대학평가 결과를 내놓는다. 국내 대학들이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이 순위 안에 들어가겠다는 의미다. 가장 최근 자료인 영국 더 타임즈 발표 결과를 보면 서울대는 63위를 기록했다. 2005년에는 93위였다. 한편 주목할 만한 결과로는 개교 100주년을 맞아 ‘글로벌 KU 프로젝트’를 발표한 고려대가 2년 연속 200위권 안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2005년 1백84위와 2006년 1백50위가 고려대의 성적표다. 국내 사립대학 중 유일하다. 나머지 사립대학인 본교, 연세대, 포항공대, 성균관대 등은 200권과 500권에서 다양하게 포진돼있다. 본교의 성적표는 400위권.

이에 본교는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목표로 'HY PROJECT 2010'을 실행 중이다. HY PROJECT 2010이란 교수 1인당 학생 비율, 전임교원 비율, SCI 논문 게재 수, 외국인 교수 및 학생 비율을 높여 2010년까지 글로벌 명문 대학에 진입하겠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2001년 발표한 'HY DREAM 2010'으로 구체화시켰으며 2004년까지 ‘준비-도입기’, 올해까지 ‘확대발전기’, 2010년까지 ‘성취기’로 나뉜다. 현재 확대발전기를 완성하고 성취기로 넘어가기 위한 다양한 수행 과제를 실천 중이다. 과연 본교가 글로벌 명문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아직 문턱을 넘진 못했지만 가능성이 있다. 3년 6개월 남은 HY PROJECT 2010. 그 동안 무엇을 이뤄냈고 현재 진행상황은 어떤지. 그리고 앞으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든 한양인들은 궁금하기만 하다.

‘학문적 융합’과 ‘학연산 클러스터’ 선두로 글로벌 명문 대학 진입한다

HY PROJECT 2010의 최종 목표는 글로벌 명문 대학이다. 세계적으로 유수 대학과 대등하게 어깨를 견주겠다는 의지다. 또 이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글로벌 인재(Global Leader)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본교는 최종 목표 실현을 위해 각 캠퍼스별로 실천 과제와 목표를 설정하고 특성화 전략을 수립했다. 2003년 당시 본교 김종량 총장은 한대신문과의 신념 대담에서 “서울캠퍼스는 대학 중심으로, 안산캠퍼스는 학부 중심으로 발전을 구상하겠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김 총장의 발언은 더욱 구체화돼 현재 각 캠퍼스의 목표로 잡혀 있다. 서울캠퍼스는 본교 대학원이 세계 100대 연구중심 대학원으로 가는 과정과 더불어 글로벌 명문 대학이 목표이다. 안산캠퍼스의 목표는 국내 최고 수준의 학연산 클러스터 중심 대학이다. 본교는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현재 6대 전략과 더불어 1백97개의 과제를 실행 중이다. 6대 전략이란 ‘창조적 실용인재교육’, ‘첨단실용연구’, ‘국제교류 활성화’, ‘행·재정제도 개혁화’, ‘인텔리전트 캠퍼스 구축’, ‘새로운 한양공동체 구축’을 말한다.

서울캠퍼스의 특성화 전략은 ‘학문적 융합(Academic Convergence)를 통한 실천적 학문과 인재육성’이다. 글로벌 테크노 경영전문대학원 과정과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와 바이오기술(Biology Technology)의 결합 등 인접 영역 간 학문 융합이 가속화되는 것을 고려해 이러한 학문적 융합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사회에서 요구되는 통합사고 능력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수행인문학’과 ‘중국경제통상’ 과정이다. 수행인문학의 골자는 이 사업의 골자는 ‘수행 인문학 글로컬 인재양성’이다. 수행인문학은 학생들에게 ‘기반 인문학 전공 과정’에 더해 새로 개설된 네 개의 ‘수행융합전공과정’을 이수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인문학과 공학을 소통시키는 ‘과학 기술학전공’, 공공 서비스를 수행할 인재를 기르는 ‘공공수행인문학 전공’, 뉴미디어 담론을 모색하는 연구를 위한 ‘미디어문화전공’, 정보화 사회에서 필요한 기본적, 전문적 의사소통을 활성화 시킬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구성돼 있다. 인문대 특성화사업단장 김성제(영어영문) 교수는 “수행 인문학 프로그램은 기존의 해설 인문학에 대한 반성과 대안으로써, 또 급부상한 실용인문학의 지나친 기능적 도구화를 지양하며, 본연의 인문학과 사회를 선도하는 실천적인 인문학 수행 역할을 할 목적”이라고 말했다.

안산캠퍼스의 특성화 전략은 ‘학연산 클러스터를 통한 인재양성’이다. 이미 학연산 클러스터에는 경기테크노파크와 LG이노텍 등 외부연구기관이 입주해 활발한 연구를 시행하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도 큰 인정을 받고 있다. 더구나 학생들에게 연구 참여, 인턴쉽 프로그램 실행 등으로 내부 구성원에게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안산캠퍼스는 이를 토대로 동북아 지식 클러스터의 중심대학으로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미국의 실리콘밸리, 프랑스의 앙티폴리스, 핀란드 울루 지역 산업 클러스터 등에서도 안산캠퍼스 학연산 클러스터와 유사한 산학연 협력을 시행하고 있다.

교수 연구 실적, 글로벌 명문 대학 진입의 핵심


이렇듯 본교는 글로벌 명문 대학이라는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분발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명문 대학이라는 말은 모호하기만 하다. 어떠한 분야에서 무엇으로 글로벌 명문임을 판명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의 초기 목표는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이었다. HY DREAM 2010을 HY PROJECT 2010으로 재발표하면서 목표가 수정됐다. 기획조정처 기획관리팀 김시정 팀장은 “아직 세계 100대 대학을 평가하는 기준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계 100대 대학 진입 목표는 의미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며 “이에 목표를 재수정 했으며, 새로운 목표인 글로벌 명문 대학을 명확히 할 수 있는 부분은 교수들의 연구실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2005년도 대학 연구활동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본교는 논문 871편(1인당 0.76편)을 SCI급 학술지에 게재했다. 본교가 HY PROJECT 2010을 발표했을 당시 인문사회분야 교수 1인당 0.038편을, 과학기술분야 교수 1인당 1.13편을 SCI급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는 것으로 목표를 설정했다. 결과적으로 1인당 0.67편을 발표해 목표한 수치에 약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 100대 대학 발표는 교수들의 연구 실적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10년까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본교 전임교원들의 분발이 요구되는 바이다. 한편 2010년까지 본교는 인문사회분야 교수 1인당 0.085편을, 과학기술분야 교수 1인당 2.43편의 논문을 SCI급 학술지에 게재하는 것으로 목표를 잡고 있다. 본교 산학협력처 한 관계자는 “과학기술분야 SCI급 연구논문 발표 수가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에 반해 인문사회분야의 연구 실적은 상대적으로 뒤떨어져 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인문사회분야 교수들 분발이 요구되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본교는 2006년 연구실적을 통해 연구기관과 기업에 기술을 이전한 건수는 23건이며 4억3천3백만 원의 연구비용을 수주했다.

전임교원 확보율 60% 목표 달성 무난할 듯, 하지만 세계 100위권 대학의 전임교원 확보율은 평균 89%라는 점 유념해야

다음으로 교수 1인당 학생 수 부분도 아쉬운 부분이다. 2006년 4월을 기준으로 본교는 정교수 519명을 포함해 전임교원 9백35명을 확보한 상태다. 재학생을 기준으로 했을 때 교수 1인당 37.7명의 학생을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HY PROJECT 2010 발표 당시 본교는 교수 1인당 학생 수의 비율을 2007년 27.2명으로 설정했다. 또 세계 100위권 대학은 교수 1인당 학생 15.2명이 평균이다. 본교는 현재 목표보다 약 10명 가량이 초과되어 있는 것이다. 기획관리팀 김시정 팀장은 “유능한 교수 한 명을 임용한다는 것은 곧 재정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현재 본교의 재정 상태에 맞추다보니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본교 전임교원 확보율은 교수 1인당 학생 수 부분과 달리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2006년 본교 전임교원 확보율은 57.5%로 드러났다. 본교가 설정한 2007년 목표 55%보다 2.5%포인트 상승한 결과다. 더 나아가 2010년까지는 전임교원 확보율을 60%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본교는 현재 매학기 마다 전임교원을 충원하고 있으며 이번 학기도 양 캠퍼스를 통틀어 공학계열 22명 등 66명의 신임교수를 선발할 예정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2010년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세계 100위권 대학의 전임교원 확보율이 평균 89%라는 점을 간과해서 안 될 것이다.

개교 100주년, 100대 대학으로 간다

본교 기획조정처는 목표 실현을 위해 ‘다양한 수익창출을 통한 재정확보’, ‘해외 홍보 강화’, ‘글로벌 평가지표 관리’, ‘세계 수준의 연구 경쟁력 확보’, ‘국제화 강화’ 등 5가지 전략을 세웠다. 다시 말하면 인프라 구축 이외에도 아직 재정확보가 시급하며 연구 경쟁력에서도 분발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 밖에 국제화 전략을 기반으로 하는 홍보활동과 외국인 교수 및 학생 비율이 확대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본교 기획조정처는 “이 전략을 바탕으로 충실히 수행한다면 2009년까지 단기적인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개교 70주년이 되는 2009년에 다음 전략을 제시할 예정이며, 개교 100주년인 2039년에는 세계 유수 대학과 대등한 경쟁을 할 수 있는 100대 대학 한양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남영 학생기자 hynews01@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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