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음악학과 졸업공연, 매주 목요일 저녁 열려
목요일 저녁 ERICA캠퍼스는 흥겨운 음악 소리로 가득찬다. 실용음악학과 4학년 학생들이 릴레이 졸업공연을 열고 있기 때문. 졸업공연은 하루를 정해 서너 시간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ERICA캠퍼스 실용음악학과는 2학기 내내 릴레이 공연을 연다. 학생들은 '졸업연주' 강의를 통해 자신의 무대를 기획하는 시간을 갖고, 돌아가며 자신의 이름을 단 공연을 올린다. 매주 단독 공연이 열리는 셈. 지난 10월 20일, 실용음악관 뮤즈홀에서 열린 한 졸업공연에 찾아갔다.
학생이 직접 만든, 학생을 위한 콘서트
지난 10월 20일 열린 졸업공연 주제는 ‘새장(A Bird In Cage)’이었다. 무대의 주인공은 김소정(실용음악학과 작공전공 4) 씨다. 이번 공연에서 작곡과 건반을 함께 맡은 그는 공연 직전까지 분주한 모습이었다. 무대 연출 상황을 확인하고, 세션들과 호흡을 맞췄다. 실용음악학과 졸업공연의 특징은 곡 선정에서부터 음향, 조명, 반주 등을 모두 학생들이 맡는다는 점이다. 때문에 학생들이 졸업공연에 갖는 애정은 남다르다. 이번 공연에는 소정 씨를 돕기 위해 졸업한 동기들까지 출동했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같이 공연하고 싶어서 친구들에게 반주를 부탁했어요. 지난해에는 제가 이 친구들을 도왔고요."
공연 시작을 앞두고 많은 인파가 뮤즈홀을 찾았다. 관객으로 공연을 찾은 정연희(문화콘텐츠학과 4) 씨는 "친구가 작곡한 곡을 들으러 왔다"며 기대를 표했다. 소정 씨의 어머니 김영숙 씨도 "딸이 입학한 게 엊그제 같은데 직접 만든 곡으로 공연을 하니 감회가 새롭다"고 응원했다. 실제로 20일 공연에서 연주한 곡은 모두 소정 씨가 작곡한 것이다. "4년동안 틈틈이 스케치한 곡들을 이렇게 무대에서 선보여서 기뻐요."
호소력 짙은 음악, 마음 속 새장을 열다
공연명을 '새장'으로 정한 이유를 물었다. “단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 여기는 풍토가 새장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어요. 반면에 제 우울한 감정이 저를 가둘 때도 있었고요. 새장을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으로 만든 곡을 모았습니다." 졸업공연에는 이처럼 학생들의 경험과 고민이 녹아있다. 그 주제는 연애, 친구, 정치, 종교 등으로 다양하다. 지난 13일에는 이은혜(실용음악학과 드럼전공 4) 씨가 가스펠 공연을 열었다. “종교와 무관하게 즐길 수 있는 가스펠 공연을 열고 싶었다"는 게 은혜 씨의 설명이다.
소정 씨의 공연에는 총 7곡이 무대에 올랐다. 그중 하나인 '새장'은 소정 씨가 타이틀 곡으로 뽑는 노래다. “대인 관계에 기대할 것이 없다며 스그로를 새장 안에 가두는 화자가 사실은 누군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마지막을 정식한 '노랑'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며 쓴 곡이다. “배에 탄 사람의 마음으로 곡을 썼어요. ‘날 외면하지 말아달라, 내 남은 온기와 호흡을 네게 줄테니'라고 말하는 곡입니다.”
졸업공연, 많이 보러와주세요
소정 씨의 공연은 많은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으며 막을 내렸다. 관객으로 공연을 찾은 양경아(실용음악학과 베이스전공 1) 씨는 "선배들이 준비한 공연이라 보러왔다"며 "구성이 여느 공연 못지 않게 잘 되어있어 놀랐다"고 했다. 이처럼 성공적인 공연 뒤에는 학생들의 노력이 있었다. 대부분 두 달 이상의 연습 기간을 거친다. 소정 씨의 경우 곡 작업은 지난 5월부터 시작했고, 노래와 함께 선보일 영상을 지난 6월부터 작업했다. 다른 학생들의 사정도 이와 비슷하다. 성공적인 무대를 위해 개인적으로 합주실을 빌려 연습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은혜(실용음악학과 드럼전공 4) 씨는 "실용음악학과를 나온 모두가 뮤지션의 길을 걷는 것은 아니"라며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단독 공연을 위해 많은 힘을 쓴다"고 학과를 대표해 말했다. 20일 공연을 마친 즐거운 음악으로 관객과 호흡하는 것이 기쁘다는 이들의 무대, 궁금하다면 앞으로 열릴 목요일 저녁 공연을 찾아보자.
글/ 추화정 기자 lily1702@hanyang.ac.kr
사진/ 김윤수 기자 rladbstn625@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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