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동문이 든든한 버팀목 될 때 진정한 한양의 힘 완성 된다"
기자가 위클리한양에 들어와 활동한지 정확히 1년이 다 되간다. 취재팀장이 된 이후 매달 동문을 취재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회 곳곳에 진출해있는 한양 동문의 숫자는 어림잡아 20만 명. 이 가운데 적당한 인터뷰 대상자를 골라 연락처를 알아내고,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사실 지금도 어렵다. 동문들이 바쁜 탓도 있지만, ‘인터뷰까지야….’ 라며 거절하는 경우가 많아 설득하는 게 보통일이 아니다. 반면 ‘학생이 고생한다’며 흔쾌히 응해주시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땐 정말 큰 힘이 된다. 취재를 하면서 허파꽈리처럼 사회 구석구석 진출해있는 한양 동문의 뒷이야기를 소개한다.이야기 하나 : 전문가를 만나다.
EBS 라디오 ‘귀가 트이는 영어’ 진행자이자 국제회의 동시통역사를 맡고 있는 이현석(영어교육 00년 졸) 동문. 지난 해 가을, 이 동문과의 인터뷰를 위해 양재 EBS방송국을 찾았을 때 뜻하지 않게 EBS수능영어 강사이자 지하철 정거장 영어녹음 성우로 잘 알려진 제니퍼 클라이드 선생님도 볼 수 있었던 것은 수확 아닌 수확이었다. 이 동문과의 인터뷰는 바쁜 일정 때문에 식사를 하면서 진행했다. 교환학생, 교비유학 등 재학시절 학교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하는 그는 인터뷰 내내 후배를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기자 역시 인터뷰를 하면서도 취재가 아닌 명사의 강의를 듣는 기분이었다.그는 영어교육 전문가답게 영어 공부에 대한 조언도 많이 했다. 어학연수를 떠날 경우 단기 과정으로 계획성 있게 다녀올 것을 권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방학을 이용해 2개월 정도 외국에 가서 현지 사람들과 어울리고, 동시에 TV시청, DVD, 잡지 등을 보는 공부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이 동문은 최근 학부대학이 주관하는 ‘2008 예비 한 양인을 위한 특강’에 특별강사로 초청 돼 예비 신입생의 영어공부나 대학생활에 대해 강의를 했다. 언젠가는 모교에서도 강의를 하고 싶다는 그를 보면서 학교와 후배에 대한 열정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야기 둘 : 선택에는 계기가 있다.
장군을 만났다. 육군 소장이자 국군의무사령관에 취임한 김상훈(의대 81년 졸) 동문이 주인공. 기자의 경우 군 시절 중대장이나 대대장 얼굴 보기도 어려웠고, 어쩌다 마주하더라도 대하기가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2년 동안 장군은 만나보지도 못했다. 어렵게 성사된 김 동문과의 인터뷰. 권위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은 인터뷰를 하면서 눈 녹듯 녹아내렸다. 허약한 몸 때문에 의사가 되겠다고 다짐했고, 대학시절 자취를 하면서 연탄가스에 중독 돼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인간적인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김 동문은 의대 졸업 후, 의무 군(軍)복무를 마치고 직업 군인의 길을 택했다. 장기 군의관은 블루오션(Blue Ocean)이라는 확신이 있었단다.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일까. 전체 군 간부 가운데 이성(二星) 장군 이상은 극소수. 특히 그 가운데 국군의무사령관과 같은 특별 보직을 맡고 있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선택에는 누구나 계기가 있기 마련이다. 그는 ‘의대 나와서 종합병원에서 의사하고, 개인병원 개업하는 것만이 길(道)의 전부는 아니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었고, 군(軍)에 기여하면서 의술도 펼칠 수 있는 군의관을 택했다. 그 결과 김 동문은 군의관의 최고봉이라는 국군의무사령관이 되어 68만 대군의 의료를 책임지고 있다.
이야기 셋 : 위클리한양이 만들어가는 인연의 고리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기업의 인수합병(M&A)이 활성화되면서 컨설팅 업계도 바빠지고 있다. 특히 그 가운데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로 잘 알려진 맥킨지&컴퍼니는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맥킨지 서울사무소 부 파트너(이사급)를 맡고 있는 김상범(경제금융 95년 졸) 동문과의 인터뷰는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본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교양과목 중 하나인 ‘매경-한양금융교육특강’의 강사로 김 동문이 모교를 찾은 것. 마침 그 과목을 수강하던 기자는 때를 놓치지 않고 컨설턴트의 길과 컨설팅에 대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욕심에 손정식(경금대·경제금융) 교수를 통해 김 동문과 연락 할 수 있었다.그는 취재를 주도했다. ‘후배니까 조언 한다’면서 기자의 아마추어적인 질문을 질타했고, 오히려 많은 질문을 던졌다. ‘알고 있는 직업이 몇 개나 되느냐?’는 질문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비슷한 질문을 던져도 50개를 넘지 못한다며 실제 직업은 무수히 많고,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라 말했다. 많이 알수록 진로도 다양해진다는 상식을 깨달았던 순간이었다. 더불어 컨설턴트가 되는 길은 전공과는 무관하며 수차례의 심층 면접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만큼 다양한 경험을 많이 쌓으라는 조언도 했다. 그는 기사가 나간 후, 위클리한양에 소개된 (주)바이미닷컴 창립자 서정민(경영대·경영 4) 군과 김민이(경영대·경영 4) 양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며 기자에게 연락처를 물어오기도 했다.다음 이야기 : 한양 네트워크가 한양의 힘 완성한다.
본교가 국내 상위권 대학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어 보인다. 대학의 명성과 권위는 학생, 교수, 교직원이 힘을 합쳐 만들어 나간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구성원이 하나 더 있다. 본교를 졸업한 20만의 동문, 바로 한양 네트워크가 든든한 버팀목이 될 때 비로소 한양의 힘이 완성되는 것이다. 기자가 취재후기를 통해 소개한 영어교육 전문가, 육군소장, 컨설턴트는 훌륭한 동문들 중 일부분에 불과하다. 아직도 만나야 할 동문들이 많고, 갈 길은 멀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누구든지 한양을 빛낼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독자들에게 한양 동문의 멋진 활약상을 소개하기 위해 위클리한양은 오늘도 뛴다.
정 현 취재팀장 opentaiji@hany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