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사고능력 기른다

과거에는 많은 사람들이 경제학을 현실과 동떨어진 ‘학문을 위한 학문’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요즘은 환경경제학, 스포츠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며 현실에 가장 밀접한 학문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몇 해 전부터 캠퍼스 내 경제학 강의에 대한 타 학과생들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특히 경금대 관장 교양과목 중 손정식(경금대·경제금융) 교수의 ‘현실경제의 이해’는 언제나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현실경제의 이해’는 기초적 경제개념과 이론을 이해하고, 현실경제에서 직면하는 경제문제에 대한 응용능력을 키우기 위해 마련된 강의다. 강의를 맡은 손 교수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선택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경제학은 합리적인 선택의 방법을 가르치는 학문인만큼 전공에 상관없이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하다”고 말했다. 또한 “장차 우리 사회 지도자가 될 한양인이 경제에 관해 올바른 시각을 갖고 판단하는 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에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수업은 매주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경제학의 기초적 개념과 이론을 배우고, 이를 이용해 현실에서 발생하는 주요한 경제문제와 정책을 분석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지난 학기 수업의 5주차 주제인 ‘탄력성과 판매수입’의 경우, 탄력성의 개념과 의의를 배운 뒤 이를 마약단속의 강화에 대한 경제 원리를 분석하는데 이용한다. 이처럼 ‘현실경제의 이해’는 일주일에 2시간을 수업하는 교양강의지만, 상당히 강도 높은 이론의 학습뿐만 아니라 배운 것을 현실경제에 응용해서 생각하게 하는 경제학적 사고능력을 요구하는 수업이다.

손 교수의 홈페이지 사이버강의실 토론방에는 토론주제가 학기 내내 끊임없이 주어지는데, 이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올리고 다른 학생의 의견에 대해 댓글을 달아야 한다. 가끔은 사이버강의실 토론방을 통해 실제 강의실에서 다룰 수업 내용을 미리 제시하기도 한다. 예컨대 지난 학기의 경우 노인들의 대중탕 이용을 무료로 하는 정부 복지정책에 대한 학생들의 찬반 의견을 올리도록 했다. 학생들은 대체로 상식적 사고에 기반을 두어 대부분 찬성 의견을 개진했다. 하지만 수업을 통해 대중탕의 주 이용고객인 서민들이 이러한 정책의 대가를 치러야한다는 것을 배우자 많은 수의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바꿨다. 손 교수는 “비 경제학과 학생들에게 경제적 사고능력을 기르는 것은 매우 즐겁고 보람이 있는 일이다”며 “수강생들에게 사전적 경제지식은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 건전한 상식을 갖고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중요시하는 손 교수의 수업 방식은 경금대 학생들에게도 유명하다. 지난 학기 손 교수의 경제학입문을 수강한 유미니(경금대·경제금융 2) 양은 “홈페이지를 통한 활발한 토론 활동으로 다양한 현실 문제를 경제학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다”며 “토론의 참여도가 성적에 반영돼 조금 부담도 됐지만, 덕분에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십 여 년 간 한국어로만 강의된 ‘현실경제의 이해’는 세계화 시대를 맞아 몇 해 전부터 영어전용 강의를 추가로 도입했다. 이를 위해 손 교수는 영어 강의에 자신감을 갖고자 지난 한 학기동안 미국인 교수가 진행하는 ‘영어 교습법’을 수강하기도 했다. 손 교수는 “수업자료를 모두 영어로 다시 만들어야하는 등 적잖은 부담이 되지만,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어 도전한 일이니만큼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수업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해 ‘현실경제의 이해’ 영어 강의를 수강했다는 정석환(국제학부 2) 군은 “교수님의 영어강의 실력도 뛰어났고, 소규모 수업이라 개별 질문을 자주 받아 좋았다”며 “특히 두바이 관련 강의를 통해 중동 국가의 발전 가능성에 눈을 뜨게 됐다”고 말했다.

이현정 학생기자 norubia@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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